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왼쪽)은 - 마치 럭비공처럼 - 앞에서 뒤로 길쭉하다. 현대인의 신생아(오른쪽)와 유아(오른쪽 조그만 그림)는 약간 길쭉한 두개골을 갖고 있지만, 어른이 되면 - 마치 농구공처럼 - 동그란 모양의 머리를 갖게 된다. 1860년대에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연구자들은 '이상한 모양'에 큰 인상을 받았다. 현대인처럼 동그란 농구공 모양이 아니라, 앞뒤로 길쭉한 럭비공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와 '빙하기 사촌'의 머리가 다르게 생긴 이유는 지
뇌를 밝히다: 유전자발현, 뇌의 발달, 뇌질환 연구인간의 뇌는 무수한 분자적·유전적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위의 그림에서 네온사인은 개별적인 유전적 변이를 의미하는데, PsychENCODE 컨소시엄의 연구에 따르면 그중 일부(희미하거나 까만 부분)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조현병, 자폐스펙트럼장애, 양극성장애는 물론, '발달하는 뇌'와 '성장한 뇌'의 신경유전학적·후성유전학적 변이를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1262쪽(참고 1)을 참고하라. 조직은행(tis
사람들은 운동을 왜 할까?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질병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위해, 또는 아름다운 몸매를 갖추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운동은 실제로 골다공증, 당뇨병, 고지혈증 등 여러 신체적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며, 신체의 기초대사량을 높여주고 지방을 태움으로써 매력적인 몸매를 갖추게끔 도와준다.그 외에도 운동은 우리의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수면의 질 향상,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우울증 치유효과 등이 있다.흥미로운 사실은 운동은 사고력 증진, 기억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유년시절 부모와의 긍정적인 관계에 대한 기억은 청소년기를 훨씬 지난 중년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유년시절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건강하며, 덜 우울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과거의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연구들은 젊은 성인들에게서만 나타난 효과를 살펴보았을 뿐이다. 미시간 주립대(Michigan State Univ
만약 부지불식 중에 뜨거운 프라이팬을 만져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인체가 손상을 회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정교한 반사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손상이 일어난 후, 우리는 -통증을 진정시키기 위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자신도 모르게 '덴 손'을 입으로 후~ 불거나, '부러진 발가락'을 손으로 부드럽게 잡거나, '베인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빤다. 새로 발표된 생쥐 연구에서, 이러한 진정반사(soothing response) 뒤에 도사리고 있는 신경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역경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다른 말로 ‘마음의 근육’이라고도 알려져 있다.개인의 회복탄력성에 따라 어떤 이들은 삶에 어려움을 잘 견디고 회복하는 한편 어떤 이들은 쉽사리 회복하지 못한다.최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그레고리 밀러 박사(Gregory E. Miller)와 그의 연구팀이 실시된 뇌 이미징(brain imaging) 연구는 회복탄력성과 뇌의 관계를 보다 자세히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여러 연구들은 폭력 범죄
▶ 2005년, 스물세 살의 영국 여성이 교통사고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그녀는 잠자고 깨어나 눈을 뜨기만 할 뿐, 지속적인 후각·촉각·시각반응(움직이는 물체를 시선으로 추적하기)을 보이지 않았다. 달리 말해서, 그녀는 식물인간상태(vegetative state)의 임상기준을 충족했다.2006년 《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1), 한 연구팀은 "fMRI를 이용하여 그녀의 뇌활성을 관찰하면서, 테니스를 치거나 집안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했다"고 보고했다.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달리고 달려서 19번째 연재네요.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내용을 거칠게나마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거칠게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은 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연재를 읽어 오셨던 분들은 이 표를 통해 조금 정리를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재를 못 읽으셨더라도 이번 연재를 읽는데 지장은 없으시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오늘은 표의 아랫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here & now’에서 ‘가짜 이유들’을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뇌과학, 4차 산업혁명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there & then’에 형성된 프로그램이 탑재되어있다는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예고해드린 대로 오늘은 영화 이야기를 통해 같은 사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 오늘 함께 떠날 여행의 소재는 ‘엑스마키나’라는 영화입니다. 아래 내용에는 ‘엑스마키나’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엑스마키나 영화는 ‘튜링 테스트’와 관련된 영화입니다. 튜링 테스트라 함은, 컴퓨터가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인
심리학이나 사회학에서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어떠한 주장이나 믿음을 사실이라고 믿으면 실제로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개념으로,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자기실현적 예언은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은 일진이 나쁠 것이라는 믿음이 당신으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이는 실제로 일진이 좋지 못한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환자들이 투여받은 약이 비록 가짜 약일지라도 진짜 약을 먹는다는 믿음 자체가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전 연재에서 우리가 손가락을 움직이는 단순한 행동조차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뇌파의 패턴이 필요하다는 것을 뇌과학 실험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 관절이 어떻고 근육이 어떻게 붙어있어서 어느 근육에다가 어느 정도의 힘을 주는지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움직이는 거지요. 이미 이 정도 상황에는 이 정도의 근육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총 2가지를 언급했고요. 하나는 ‘애초에 할 수 없는 것을 원해서다.’였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1~5번째 연재 내용을 참고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가짜 이유를 진짜 이유로 착각하기 때문이다.’였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두 번째 내용을 더 어렵게 느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가짜 이유, 진짜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오늘은 ‘가짜 이유, 진짜 이유’
[정신의학신문 :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신예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색채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 이야기들을 컬러 박스에 담아보고자 한다. 색상을 매개로 한 정신과 진단명, 증상들, 상태 등을 본인의 임상 경험과 인문학적 지식, 그리고 정신의학의 틀로 재해석하여 색채심리학이나 컬러테라피와는 또 다른 방향에서 인간의 심리와 정신에 대한 친근한 접근을 꾀하고자 함이다. 오늘 첫 “진료실 컬러 박스”에는 흰색과 검정의 무채색 거짓말을 담아본다. I. 거짓말의 색깔: 하얀 거짓말(white lie)과 까만 거짓
숨을 쉬는 것은 우리가 단순히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이 아닌 우리의 행동 및 뇌의 기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호흡 주기와 뇌 활동 사이의 상관관계는 노스웨스턴 의대의 젤라노(Zelano) 교수와 그의 팀이 수술을 앞둔 7명의 간질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던 도중 발견했다. 간질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수술진은 수술 일주일 전에 환자의 뇌 속에 특별한 전기신호장치를 심어놨는데 환자들이 숨을 쉴 때마다 전기신호 장치를 통해 뇌의 특정 부분이 불규칙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편도체(amygdala)와
우리의 면역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게 상례다. 그러나 다발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의 경우, 면역세포가 침입자 대신 신경계를 겨냥한다. 왜 그럴까? 그건 자기항원(self-antigen)이라는 분자가 면역계의 공격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금껏 자기항원이라는 개념만 알 뿐, 그 정체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찾아왔던 자기항원의 정체를 알아냈다고 발표함으로써, MS 치료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이번 연구는 그동안 우리를 애태워 왔던 문제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번째 연재까지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애초에 할 수 없는 것을 바라왔다면?’이라는 의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당연히 할 수 없는 것을 바랐으니 내가 원하는 대로 될 리가 없겠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것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과감히 포기하자. 그래도 아쉽다면 해상도를 높여 바라보고, 그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조각을 조금이나마 찾아보자. 거기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더 이상 바라지 마라.’가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대인 학살에 참여한 독일인 간수들은 나쁜 사람들이었을까요?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은 잔인한 사람들이었을까요?종교탄압 / 마녀재판에 참여한 사람들은 악한 사람들이었을까요?아닐 겁니다. 그들은 주변의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친구일 것입니다. 집에서는 가족과 따뜻한 웃음으로 정을 나누는 우리 주변의 누군가일 수 있습니다. 밀그램의 실험밀그램의 실험은 집단 심리학 실험의 하나로 복종에 관한 유명한 실험입니다.처음에 실험 계획자는 피실험자에게 처벌과 효과에 대한 실험이
지금 내 손에 만원이 있다고 가정하자. 오천원은 내가 원하는 것을 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오천원은 친구에게 줄 깜짝 선물을 사는 데 사용해보자. 과연 어느 쪽이 더 기분 좋은 경험일까? 자신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타인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이 더 보람되고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우리는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사실 우리가 남을 도와주었을 때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은 세계 어
[정신의학신문: 광화문숲 정신과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스파르타 메넬라오스 왕의 아내였던 헬레네와 사랑에 빠져 트로이로 함께 도망을 친다. 메넬라오스는 헬레네를 되찾기 위해 형인 아가멤논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헬레네는 인간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결혼 전 수많은 구혼자들이 있었다. 당시 오디세우스의 제안으로 구혼자들은 누가 헬레네와 결혼하든 헬레네를 앞으로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함께 보호할 것을 약속한다. 아가멤논은 이전의 구혼자들에게 맹세를 상기시켜 트로이를 공격하기 위한 연합군을 결성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중 '장고'라는 영화가 있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를 배경으로 흑인 총잡이가 아내를 구하러 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이다. 여기 등장하는 백인 농장주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망한 흑인 노예의 두개골을 식탁에 놓고, 두개골 뒷면의 특정 부위를 가리키며 복종심을 나타내는 곳이라면서, "백인과 흑인은 두개골 모양이 다르다. 흑인이 복종하려는 마음이 백인보다 크다." 라고 말한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여기서 백인 농장주가 하는 말은 '골상학(Phren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