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치료란 훈련된 정신치료자가 내담자와 전문적인 계약을 맺고,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진정시키고, 상황에 맞지 않은 행동 양상을 변화시켜 인격의 성숙과 발달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정신치료적 개입은 전전두엽과 편도체의 기능 변화를 유도한다. fMRI나 PET 등에서의 실질적 뇌 기능 변화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정신치료를 통해 유전자 표현, 시냅스에서의 신경전달과정의 변화, 신경세포의 변화 등이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신치료도 약물치료와 같이 생물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 어떤 것을 아는 자는 그것을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그것을 즐기는 자에 미치지 못한다 하였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즐기는 자는 그 일에 미친 자를 이기지 못한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보다 더 우월해지기 위해, 즐겨야 한다. 즐겨야만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미친 듯이 강제로라도 즐겨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존재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이렇게 힘든데, 뭐 때문에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재미있는 것도 없고, 그냥 다 허무한 것 같아요.” “선생님은 뭐 때문에 살아요?” 많은 사람들이 괴롭다, 고통스럽다는 것을 넘어서 공허감과 무의미한 감정을 호소한다. 헬조선, 오포세대 등등 모두 사회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하지만 한층 깊은 곳에는 무의미함을 담고 있다.쾌락의 시대, 소유의 시대를 살며 더 자극적인 것을 더 많이 원하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힌다. 화려한 연예인들의 삶,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재벌
한창때 나에게 인생은 꼭 이겨야 하고 꼭 일등을 해야 하는 달리기 같았습니다.언제나 남들과 함께 경쟁을 해서 남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하고, 남보다 더 높이 올라가야 하고, 남보다 더 많은 산을 정복해야 그것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비는 끝도 없었습니다. 고비 하나를 넘고 나면 늘 새로운 고비가 닥쳤습니다.한 번 경쟁에서 이겼다고 다음 경쟁에서 이기란 법도 없었습니다.그렇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언제부턴가 남과 비교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앞에 닥치는 이 삶의 고비들은 결국 남들
별은저 혼자 빛날 수 없습니다 밤하늘에어둠이 짙게 드리울 때에야 비로소별이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눈물겹도록 화려한 단풍도저 혼자 산을 붉힐 수 없습니다 소나무가 있고바위가 있고여울물이 있고 그리고 네가 있어야 비로소한 폭의 아름다운가을 절경이 됩니다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로운 메시지가 있습니다 ”지옥 같은 회사에서의 하루를 간신히 버텨내고, 남들보다 2시간 늦은 퇴근길을 힘겹게 헤치고 와, 이미 어둑해진 하늘을 뒤로 하고 집에 들어온 뒤, 피로해진 몸을 이제 갓 씻고 나와 쇼파에 스트레스로 흠뻑 젖은 무거운 몸을 던지자마자 들려오는 핸드폰 알람음. 작은 핸드폰 화면에 떠오르는 알림창 하나.악마 같은 ‘김부장’이라는 이름이 알림창에 뜨자마자 벌써부터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짜증과 답답함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
요즘 진료실에서나 교내 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자문을 시행하다보면 유독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된다. 뉴스나 신문의 사회면에서도 우발적인 범죄나 폭행 사건의 이유로 ‘분노조절장애’를 지목하고 있고, 초등학교 학생들이나 사춘기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 역시 우리 아이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식의 표현을 곧잘 쓰고 있어, 마치 이 단어가 정신과적 질환의 이름인 듯 생각되기도 한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여겨지는 아이들은 대개 사소한 일에도 발끈하며 화를 내고, 욕설이나 폭언을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폭행, 기물 파손
사랑은 오랜 시간 동안 예술, 문학, 철학의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플라톤의 작품 에서 사랑의 탄생에 대한 한 신화를 아가톤(Agathon)이 전한다.'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난 날 신들은 축제를 벌였다. 그 날 풍요의 신, 포로스(Poros)는 술에 취해 잠들었다. 이를 본 가난의 신, 페니아(Penia)가 포로스와 관계를 맺어 아무르(Amour)를 낳았다. 그래서 사랑(Amour=Eros)은 풍요와 빈곤을 모두 가지고 있다. 또한 동시에 풍요에도 빈곤에도 속하지 않는다. 사랑은 지식과 무지 사이에 있다. 사랑은
누구나 자신의 자유로움과 자애로움을 뽐내며 살아가지만, 실상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살아가는 수동적인 존재다.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고농도의 순수한 사랑을 위해서. 우리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꿈꾼다. 단지 ‘나’로서, ‘나’ 그 자체만으로 사랑받기를 꿈꾼다. 우리는 사랑에 조건이 개입되는 순간 사랑을 부정하다고 생각한다. 계산을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받는 존재가 ‘나’가 아닌 그 계산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나’라는 존재 위에 조건들을 덧입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증은 늪과 같다. 우울감은 우리들의 감정곡선을 끊임없이 아래로 아래로만 끌어내린다. 그것은 마치 강력한 자석이라도 된 듯, 일상 속 우울의 요소요소들을 끌어당겨 점차 덩치를 키워만 간다. 비대해져가는 덩치만큼 무거워지는 그 육중한 무게로 우리의 발목을 끌어당긴다. 중력이 10배는 되는 듯한 어느 외딴 별에 온 것 마냥, 그저 깊이 가라앉기만 한다. 시커먼 선글라스를 낀 듯 아무리 기분전환을 하려 주변을 둘러보아도 흑백 영화처럼 우중충한 고독감이 가슴을 메워오
일 년에 두어 번, 그런 날이 있습니다.내일 일찍부터 일도 해야하고 중요한 행사도 있는데잠이 오지를 않는 겁니다. 누워 엎치락 뒤치라하다가애꿎은 베개만 펑펑 두드려가면서 화풀이를 하고 다시 잠을 청해봐도,그 잠이란 놈은참으로 비싼 척을 하며 오지를 않는 겁니다. 괴롭지요.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모릅니다. 오지도 않는 버스를 애 끓이며 기다려봐야버스는 저 오고 싶을 때 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면차라리 마음을 비워버리는 겁니다. 잠의 빈자리를 사색으로 채우는그런 밤처럼 말이지요. 이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