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은서님, 립 색상이 자연스럽네요.”“아 이거요? 입생로랑 루쥬 뷔르 꾸뛰르 베르니 아 레브르 9호예요. 품절 대란이 났었던 립틴트.”뭐라고요? 이름이 너무 길어요. 하긴 내 입술에 바르는 것이니 이름을 잘 기억해놓아야겠죠. 그런데, 어제 먹은 음식은 기억을 못 하시네요. 지난달 생리 날짜조차 생각나질 않는다고요? 내 입술에 바르는 특정 립스틱 이름과 번호는 꼼꼼하게 챙기지만 어째서 내 몸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생각 없이 입에 넣는 것일까요.내 몸 안에 들어가 소화가 되고 결국 나의
[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폭식증이라고 공개하고 있는데, 폭식은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폭식증(Bulemia Nervosa)이란, 일정량 이상의 식사를 2시간 이내에 빠른 속도로 섭취하는 이상식사행동을 동반하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때문에 먹은 음식을 제거하는 보상행동(구토, 설사, 이뇨제 복용, 과도한 운동 등)이 동반되는데, 이와 같은 증상이 주 1회 이상 적어도 3개월 동안 지속하면 폭식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최근 미국 정신의학 협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거식증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질환입니다. 식욕이라는 것은 인간이 가진 기본 욕구이고 대부분은 사람들은 그 욕구를 조절하지 못해서 비만해지기도 하고 욕구를 조절하여 다이어트를 시도합니다.하지만 거식증의 경우는 그 욕구에 반하여 건강에 큰 이상이 올 정도로 극단적으로 체중이 줄어듭니다. 심지어 일부는 거식증으로 인하여 심장에 무리가 가고 체액 불균형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눈앞에 많은 음식들이 있고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음식을 먹지 못하는 질환인 거식증에 대하여 알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 : 우울증이나 ADHD에 좋은 음식이 있을까요? B : 인터넷에서 XXX이라는 식재료가 우울한 것을 막아준다는데 먹어봐도 될까요?C : 외국에 사는 친구가 기분에 도움이 된다며 영양제를 보내주었는데 효과가 있나요?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은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식품, 영양제(보충제), 먹는 것과 관련된 민간요법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먹고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음식 혹은 식품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다루는 영역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한민국의 스트레스, 세계 최상위권이라고?최근 대한민국의 스트레스 수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라이나 생명의 모기업인 시그나 그룹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23개국 1만 4천여 명(우리나라는 1천 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웰빙지수)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는데, 대한민국의 웰빙지수가 조사국 중 23위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는 거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재정 상황 인식, 사회관계에 대한 인식, 신체 건강에 관한 인식에 관한 점수가 지난 조사보다 더욱 감소하였는데, 이는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마음을 결정한다우리는 기분이 불편할 때 종종 음식에 의존하곤 한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날이면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 적성이 풀리는가 하면, 직장 상사에게 호되게 당하고 난 뒤 서랍에 감춰둔 초콜릿을 몰래 꺼내 입에 넣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불X볶음면, 송X불냉면 같은 매운 음식들이 인기를 끄는 데는, 복잡하고 바쁜 삶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기분이 한몫하지 않을까? 기분과 음식의 상관관계는 과거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신선하고 영양소가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20대 초반 여성으로 평범한 직장인이다. 통통한 편으로 항상 다이어트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년여 전부터는 체중감량을 이유로 펜터민을 복용하곤 했다. 식욕억제 효과는 좋지만 약물을 복용하면 예민하고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것 같았다. 약을 안 먹으면 우울감이 생기고 심하게 폭식을 하는 일이 있어 약을 계속 복용하곤 했다. 약물을 1년여간 복용하던 중 A는 최근에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위협받는다는 생각으로 외출을 하지 않고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알록달록한 단풍이 지는 계절이 왔다. 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과 붉게 물들어가는 나무들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꼭 가을 때문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집 근처 공원을 천천히 걸을 때, 해변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때, 산을 오를 때 다양한 긍정적인 감정을 체험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연에 대한 노출과 건강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데,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을 낮추고,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는 한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ADHD) 완화해주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공원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눈앞에 맛없는 건강식과 달콤한 초콜릿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둘 중 밋밋한 맛의 건강식에 먼저 손이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다. 십중팔구 달착지근하고 녹진한 맛을 상상하며 초콜릿을 집어 들 것이다. 아니, 초콜릿을 입에 털어 넣고 나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음을 인식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다이어트 중이라면? 배고픔을 참으며 다이어트 중인 이들은 더더욱 그럴 수 있다. '살을 빼야지'와 같은 결심은 대뇌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이 관장하는 이성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다이어트약 중 식욕억제제를 1년여간 복용했다. 식욕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체중 감량에서 분명한 효과를 보았다. 이전보다 마른 체형에 기분이 좋았지만 약을 먹으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고, 안정이 안 되는 느낌, 불면증 등이 있어 약물을 중단하게 되었다. 약물 복용을 중단 한 이후에는 다른 불편감이 심해졌다. 계속해서 잠이 오고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들고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고 초조하기만 했다. 직장 일을 하는데도 이전과 달리 집중이 안 되고 하루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의 외모가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 지에 대해 한 번도 걱정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특히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사회인이라면, 외모에 대한 걱정을 다들 조금씩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외모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체중'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날씬한 몸매가 미의 표준이 된 지 오래이며, 평범하거나 과체중에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몸이 비대한 사람은 날씬한 사람보다 더 느리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팽배하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주린 배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김장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날씬한 몸매”가 최근 미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에서 뚱뚱한 몸매를 인물의 부정적 이미지와 연관시키는 것을 보면 살쪘다는 것은 게으름, 능력의 부족,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으로 느끼게 유도하기도 합니다. “1개월 내 10kg 감량“ 등의 문구로 우리를 유혹하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2015년 우리나라 다이어트 시장의 전체 규모가 7조 6천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세부 영역을 보면 다이어트 식품 및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선생님. 고민 끝에 질문을 드려요. 전 과체중, 아니 흔히 말하는 비만입니다. 안 그래도 뚱뚱한데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감에 밥을 먹고 나면 자꾸 구토를 하게 돼요. 처음엔 살이 빠지긴 하더라고요. 먹어도 토하고 나면 살이 안 찌고 살 빼는 게 쉬워 보였어요. 체중이 처음에는 70kg 중반 정도였는데 60kg 중후반에 들어선 후로는 그래도 먹고 토하는 버릇을 좀 고쳤어요.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했으면 아예 안 하기도 하고, 가끔 술 먹으러 가면 술이 몸에 잘 안
♦ 허기와 감정 사이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안도 모모호쿠 회장은 사람들이 배가 부를 때 비로소 평화가 찾아온다는 말을 했다. 우리가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한 후 정말 서로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경험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친구들은 밥을 같이 먹으면서 정을 쌓고 연인들은 같이 디저트를 먹으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우리가 배가 고플 때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자신이 까칠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면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생긴다: 과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식사 습관과 감정은 불가분의 관계?얼마 전, '삼시 세끼'라는 프로그램이 꽤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한적한 농촌의 낡은 시골집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삼시 세끼를 잘 먹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일보다 한 끼 식사를 온전히 잘 해내는 데 집중하는 출연자들을 보며 신선함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네 삶에서 매 끼니를 맞추어 식사하는 모습이 멀어져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삼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오늘도 야식을 찾는 바쁜 현대인의 삶오늘도 힘겨운 야근을 끝내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조대리. 그를 맞이하는 것은 어두컴컴하고 쓸쓸한 자취방뿐이다. 넥타이를 끌르며 침대에 걸터앉아, 한숨을 쉬며 TV를 켠다. 오늘따라 하필 TV에선 맛집 기행이니, 여행지 최고 맛집이니 하는 내용만 나오는 건지. '그래, 먹자...'마음이 허한 건지 배가 고픈 건지 모르겠지만, 아침까지만 해도 나온 배에 바지가 맞지 않아 다이어트를 결심했었던 조대리는, 폭발적인 허기를 이기지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김율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부분의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단일의 원인은 없다. 섭식장애의 발병에는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한 요인이 섭식장애를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어떤 요인들이 섭식장애 발생 확률을 증가시킨다고 말할 수는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섭식장애의 위험 요소라고 한다.지금까지 밝혀진 섭식장애와 관련된 몇 가지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여성이라는 사실 섭식장애나 비만의 가족력 완벽주의적, 강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이다.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오래지 않아서 요요가 오곤 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약이 효과가 좋다는 친구의 말에 근처 병원을 방문하여 다이어트 약물을 복용했다. 약물을 복용하면 입맛이 없어지는데, 신기하게도 밥을 먹지 않아도 기운이 나고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체중감량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평소 무던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는 A 였지만 약물을 복용하면서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간혹 감정 기복이 심했다. 때로는 두근거림으로 밤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화불량도 마음 탓이라고 ? : “나, 오늘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속도 더부룩하고 소화도 잘 안 되네.” 아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일 것이다. 당신이 오늘 점심시간에 옆자리에 앉은 김대리와 나눈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처럼 스트레스와 소화불량의 인과성은 이제 현대인들에겐 당연한 이야기에 가깝다.인간은 보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되는 상황에 놓이면 직전에 먹은 음식이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심지어 체하기까지 한다. 사실 소화불량의 원
고체중이나 비만은 관절이나 심혈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암 등 다른 중대 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다행히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율은 33.4%로, OECD 국가 중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OECD Health at a Glance 2017)하지만 청소년 비만율과 고도 비만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2030년경에는 고도비만 인구가 현재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 OECD는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7월 27일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9개 부처가 합동으로 비만 대책을 발표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