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저는 이제 20살이 되는 남자입니다. 어릴 적부터 죽음에 관해 꽤 깊이 생각을 하며 불안에 주기적으로 빠졌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이런 걸 생각한다고 해서 어떤 유의미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알고 한동안 잊다가 또 어떤 이유로 그런 생각이 들면 다시 한동안 죽음에 대한 공포로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고3 대입에 낙방하고 올해 재수를 결심해서 재수 중에 감정 상태가 나빠져서 우울함이 계속되다가 또다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우울한 데다가 그런 생각까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궁금한 게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저는 큰 소리 듣는 거나 조용하다가 갑자기 소리 나는 게 너무 무서워요. 그래서 항상 이어플러그나 이어폰을 끼고 다니고, 증상이 심해진 지는 1년 반 정도 됐어요. 제 증상은, 갑자기 누가 크게 소리치거나 물건 같은 게 넘어지면서 큰 소리 나는 게 그냥 놀라다 못해 너무 듣는 게 무섭고 공포스러워요. 낯선 곳에 가면 왠지 모르게 큰 소리가 날까 봐 불안하고요, 정적이다가 갑자기 소리가 나면 진짜 작은 바스락 소리라도 너무 놀라고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정신과 약은 대체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약을 몇 년간 먹고 있는데, 끊고 싶은데 도저히 끊을 수가 없어요.’‘이 약을 계속해서 먹다 보면 중독되는 것 아닌가요?’공황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나다 보면 필연적으로 듣게 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다. 내가 먹고 있는 약을 과연 언제 끊을 수 있을 것인가. 이 ‘해로운’ 약을 혹시 평생 먹어야 하는 건 아닌가. 국내에서 몸의 건강에서 마음의 건강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공황장애라는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JTBC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는 부모님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이후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병원 진료 중 환자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자 과호흡 증상을 보입니다. 이에 동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과거 치료되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아닌지 묻습니다. 김희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드라마 속 어린 김희애는 살아남았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 소식이나 현장
[정신의학신문 : 강남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50대 여성입니다. 과거를 찬찬히 기억해보면 제가 구석진 곳이나 좁은 공간에 가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아서 그럭저럭 별문제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40대 이후부터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많이 불안합니다. 예를 들자면 봉고차 맨 뒷좌석을 절대 못 탑니다. 창문도 열 수 없고 언젠가 한번 뒷좌석에 앉았다가 문을 닫는 순간 소리를 지르면 내린 적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가슴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불안장애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불안을 감당하지 못하면 주로 과호흡 증세가 나타납니다. 어렸을 땐 단순 호흡계통 문제인 줄 알았지만, 군대를 갓 전역한 후에 비슷한 증세를 겪었던 분의 조언으로 신경정신과를 가게 됐고 그제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상담과 약물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다소 늦긴 했지만, 꾸준히 관리하면서 불안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평범한 삶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불안장애를 대하는 제 성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여의도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언론인 도나 잭슨 나카자와(Donna Jackson Nakazawa)는 만성적 고통과 질병의 근원을 이해하면서 어린 시절 겪었던 역경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좋지 않은 경험은 우리의 뇌와 면역 체계에 영구적인 각인을 남깁니다. 이렇게 우리 기억에 남은 트라우마는 삶에서 변화, 스트레스, 그리고 질병에 적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성인기 만성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이 둘의 연관성은 존재합니다. 어린 시절의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전형진 전문의] 사연) 이제 막 20대에 들어선 사람입니다. 최근 들어 거울을 보기가 무서워졌습니다.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거울 속 제 자신과 눈을 마주치기가 힘듭니다. 꼭 거울 속에 있는 제 자신이 또 다른 저 자신처럼 느껴져 섬뜩합니다. 때문에 자꾸 거울을 볼 때 제 눈을 마주 보길 꺼려하고 있습니다. 몇 달째 이러고 있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혹시 정신 상태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한 번은 거울 너머에 있는 저 자신이 절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미칠 지경입
[정신의학신문 : 연세채움 정신건강의학과 윤혜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자녀와 함께 사는 30대 여성입니다. 20대에 심한 우울증을 앓아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며칠간 혼수상태였던 적이 있습니다. 입원치료를 하면서 우울증은 많이 완화가 된 편이었고, 아이들을 낳고서 많이 좋아진 편이었습니다.문제는 이후부터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합니다. 폐쇄성이 있어서, 높은 곳을 올라가서 무서운 폐쇄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이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면서 극심한 공포로 다가오고요... 정말 심할 때엔 에스컬레이터도 타지 못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 국민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마스크 위로 두 눈만 내놓은 군중들이 서로서로 불안의 눈초리를 흘끔거리고 있다. 세기말을 그린 SF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사람들의 시선에 갑갑해진다. 갑자기 마스크로 막힌 코와 입에 숨이 부족한 느낌이다. 내뱉는 숨이 다 빠져나가지 못한 채 다시 들어오는 것 같다. 힘껏 숨을 쉬어도 부족하다. 점점 답답하고 불안해진다. 아 산소가 부족하다.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마스크는 확실히 불편하다. 안경에 김이 서리기도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한때 학교폭력을 당했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사람입니다.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저는 지금 마음의 감기를 앓고 있습니다. 그 애들은 저를 비웃고 깎아내리고 조롱하고 괜히 왕따 시키고 무시하고 게다가 저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는 등 극악무도한 짓을 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대책이 뭘까 고민을 하던 중입니다. 복수하고 싶지만 지금 제 여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두형입니다.따돌림은 그 대상에게 깊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환자에게 이보다 더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은 없었다. 그는 자신이 기질적 심장병으로 죽고 말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공포로 몸서리쳤다. 환자의 그러한 생각은 떨쳐버리기 몹시 힘들었는데 왜냐하면 환자의 증상을 불러일으킨 신경증적 상태로 인한 우울과 절망감이 그의 상상을 더욱 부채질했기 때문이다.”1832년에 저술한 심장학 교과서에는 신경성 심계항진을 보이는 환자에 대한 묘사가 실려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최초의 공황발작에 대한 기록은 영국의 심장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남자 친구를 믿고 싶은데 못 믿는 제가 싫어요. 중학생 때 남자한테 심하게 맞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남자가 너무 무서워요. 벌써 몇 년이 지났고 그때부터 상담도 많이 받았고 약도 먹고 있는데 좋아지지 않으니까 매일 불안하기만 해요. 그래도 지금 남자 친구 만나고 많이 괜찮아진 건데 옆에서 위로도 많이 해주고 도와줘서 제가 세상에서 제일 믿고 있어요.그런데 남자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상황이 자꾸 떠올라요. 안 그럴 걸 아는데 남자 친구가 저를 죽일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997년 작인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이전에 접할 때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지금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고, 우연히 다시 영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다가옵니다. 'MIT 수재들보다 더 뛰어난 천재 청소부'라는 소재는 흥미 있지만, 이제는 너무 진부해진 내용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찾기 힘든 비범한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크게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의 상처, 어린 시절의 학대, 트라우마 등으로 인하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비행기를 탈 때 무척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흔히 비행공포증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비행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이 있고, 이로 인해 비행기를 안 타거나 비행 기간 내내 극심한 불안을 호소합니다. 비행 공포가 심한 어떤 분들은 미국까지 배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증상은 성인의 8%가 경험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미국에서는 2500만명이 비행공포증을 가지고 있고 이 중 20%는 비행 중 술이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합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이 관찰되고 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직장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텃세 때문에 며칠 다니지 못하고 그만뒀습니다. 그 뒤로 그쪽에선 일도 못하고 알바만 하다가 이제는 또 쉬고 있습니다.이제 정말 일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용기가 안 나요. 면접까지 보고 출근하라고 하는데도 못 가겠습니다. 또 왕따 당할까 봐 무서워요.정신과에서 우울증이라고 약을 처방해줬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안녕하세요.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이전 직장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 때문에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시는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따돌림은 비단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10대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서 여전히 따돌림은 존재한다. 인간은 속한 집단에서 배제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듣는 것은 불안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 상황을 자신이 과하게 받아들이거나 단순히 사람들끼리 느끼는 서먹함을 따돌림으로 받아들인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불안정한 감정은 대인관계를 악화시킨다. 이것은 따돌림 문제의 가운데에 서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경험은 상처를 남긴다. 따돌림의 경험 때문에 대인관계 자
20세기에 들어 대마초를 금지하기 이전까지 세계 곳곳에서는 대마초를 민간요법으로 사용해왔다. 대마초는 주로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과 카나비노이드(CBD)를 의료나 연구 목적으로 이용된다. 대마초의 꽃과 잎에서 주로 추출되는 THC는 중독과 환각 작용을 일으키지만 60여 종의 CBD는 중독이나 환각 효과는 잘 유발되지 않고 희소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초로 암, 에이즈환자 치료해, 뇌전증과 PTSD 치료에 탁월한 효과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는 대마초 성분 중 향정신성 효과가 가장 큰 물질로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 겪었던 성폭력, 교통사고, 양육자의 사망과 같은 사건은 심리적 외상 증후군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처럼 특정한 사건사고가 아니더라도 ‘복잡한 외상 증후군’은 성인이 되어서도 점진적으로 진행돼 마음과 몸에 깊은 상흔을 남긴다.미국 듀크대학교 임상심리학 제이드 우(Jade Wu) 연구진은 수년간 임상연구를 거치면서 이론상 알려진 외상 증후군 환자보다 상당수의 더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연구진은 먼저 미국 샌디에고 카이저 병원(Kaiser Permanente)에서 수행된 아동
* 환자로서의 삶 (1) 에서 이어집니다. 내가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던 4월 중순이었다. 토요일 오전의 병원은 카페처럼 밝고 아늑했지만, 내 불안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심장은 단거리 경기를 뛴 선수처럼 펄떡거렸고, 긴장감으로 몸은 덜덜 떨렸다. 결국에는 기절 직전의 상황까지 마주했지만, 지척에 의사가 있으니 죽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으로 겨우 대기시간을 버텼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까지의 기다림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