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라~ 이거 내 이야기인데?”라는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맞습니다. 인생 참, 더럽게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모두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제가 동일한 제목으로 지금까지 수십 차례의 강의를 해왔습니다.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강의 제목만 보고도 많은 공감을 하셨었습니다.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정신의학신문 : 최지윤 정신건강간호사] [지난 화]에서는 유리멘탈이 되는 여러 가지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았다.그렇다면 유리멘탈을 정신과적 용어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유리멘탈, 강철멘탈이라고 말하는 상태를 긍정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나 역경의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적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강철멘탈을 가진, 즉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역경과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지난 화에 등장했던 현우 씨의 회복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나 우울한 것 같아"지인에게 이런 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우울이라는 감정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감정이기 마련이다.오늘따라 뭔가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 ‘우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회사에서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상사의 꾸중을 듣고 난 후에도 ‘우울한’ 기분에 빠진다.자존심을 다치게 만드는 연인과의 다툼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 우울감과 우울증을 구분하자‘일상적인’ 우울감은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과는 구분돼야 한다.가장 큰 기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무더운 여름, 짜증 나는 더위최근 수십 년간의 무더위를 상회하는 기록적인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몇 발자국만 걸어나가도 콧등과 머리에 배어 나오는 땀줄기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 틀어박히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가까운 일본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더워 죽겠다'는 이야기가 빈말로만 들리지 않는 끔찍한 계절이다. 푹푹 찌는듯한 무더위와 더불어 온몸에 옷이 다 달라붙을 것 같은 높은 습도는 인간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분과 기름기 있는 음식이 당기더니 이제는 스트레스가 없어도 야식이 일상이 됐습니다.아침마다 "오늘 밤에는 절대 안 먹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밤만 되면ᅠ어김없이 식욕이 솟습니다.당연히 살이 많이 쪘고 몸이 무거우니 무기력해지고 운동도 하기 싫고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악순환이에요.이성적으로는 이건 가짜 배고픔이다, 나가서 20-30분이라도 운동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 체중 조절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마음은 한 발짝도 꼼짝을 안 하네요.먹고 나면
[정신의학신문 :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0세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자신감도 부쩍 떨어졌다. 이유는 아마도 이번에 부서에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때문이다.훌륭한 젊은이다. 요즘은 취직을 위해 온갖 스펙을 갖추어 온다고 하더니 확실히 다재다능하고 패기가 넘친다. 새로운 걸 습득하는 능력도 훌륭하다. 정말로 나보다 머리가 몇 배는 더 빨리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그뿐인가, 체력은 어찌나 좋은 지 회식 다음 날에도 업무에서 흔들리는 일을 본 적이 없다. ‘나도 한창 때는 잘 나갔는데…’속된 말로 나이가 깡패라고,
[정신의학신문 : 최지윤 정신건강간호사] 81년생 현우 씨는 자기를 ‘낀 세대’라고 표현한다."우이씨~ 나는 나이 든 사람들 다 맞춰주면서 직장 생활하던 세대인데, 왜 이제는 어린애들 비위까지 맞춰줘야 돼?"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장인 그가 단톡방에 공지를 올렸는데 ‘네’라고 대답하는 후배가 아무도 없었다.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별다른 말이 없으면 그렇게 하겠다는 표시라고 생각해서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그는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고 ‘대답 좀 해라~’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왠지 자기가 꼰대가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서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현대인들이 시달리는 대표적인 건강문제로는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들이 있다.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우울증이다.세계보건기구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건강생활의 손실연수를 계산하여 질병으로 인한 부담(burden of disease) 순위를 내는데, 우울증은 흔하며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커서 소득 수준 중위권 이상의 국가에서는 1위에 올라 있으며, 이는 뇌혈관, 심혈관, 당뇨보다도 높은 순위이다. 현대인들의 종일 실내에서 생활하고, 활동량이 적은 생활 습
[정신의학신문 :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저 같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A의 표정에 이름을 붙이자면, 어떤 날은 노여움이었고 어떤 날은 처연함이었다."다른 사람들이 제 이야기 들으면 웃어요. 어떻게 그렇게 사람 운이 없냐고.열심히 '으쌰 으쌰' 해보려다가도, 딴죽을 걸거나 엎어버리는 사람들만 있으니 점점 예민해지기도 하고, 한 번도 뭐가 수월하게 풀린 적이 없기도 하고요.어떤 날은 자다가도 이게 화병이구나 싶을 정도로 화가 올라오는데, 또 어떤 날은 이렇게 여기저기 치이는 게 내 팔자인가 싶어서 그냥 무기력하고요."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회사에 가는 것도, 주어진 일을 하는 것도, 퇴근길에 운전을 하는 것도, 모든 일이 다 귀찮아요.예전엔 하고 싶은 것도, 열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샌 모든 일이 다 귀찮기만 합니다. 그냥 마지못해서 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취미라도 가져보려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몇 번 하다가 귀찮아서 포기하기 일쑤였습니다.요즘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던데 그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평생 이렇게 살까 봐 그것도 걱정입니다.귀찮은 이 모든 것들에 의욕이 생기는 날이, 기다리면
[정신의학신문 :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 저는 제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김 과장은 30대 중반에 결혼해 40이 가까운 나이에 첫 아이를 가졌습니다.힘들게 아이를 가진 만큼 아내가 잘 키울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아내는 유난히 육아를 힘들어했습니다.자신의 퇴근만 기다리는 아내.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는 잠깐 바람을 쐬러 간다며 집을 나섭니다.아직 씻지도 않은 아이, 텅 빈 식탁. 김 과장은 이제는 견디기 힘듭니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유치원생 자녀를 둔 40대 부부를 흔히 보게 됩니다.이
[정신의학신문 : 최정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느날 아침 인터넷 신문에 가슴아픈 기사가 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 직원이 업무스트레스로 투신을 했다는 기사였다.기사 밑에는 그 정도면 그냥 회사를 그만두지 왜 목숨을 버리냐는 안타까운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왜 그는 때려치우지 못했을까? 사정을 알 수는 없다.단, 역학연구에 따르면 자살의 80~90%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적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추정해보면, 혹시 우울증을 겪고 있어 뇌신경전달물질의 변화와 관련된 터널 비전(tunnel vision: 다양한 각도에서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결혼 후에 직장 생활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5년 정도 했고 퇴사한 지는 2년째입니다.처음 3개월 정도는 후련하기도 하고 잠도 실컷 자니까 좋았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 생각 저 생각 잡념이 늘어나면서 살짝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최근에는 공허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남편 뒷바라지와 집안일을 아무리 해도 성취감은 잘 느껴지지 않고 점점 자존감도 떨어집니다. 이런 마음을 남편에게 털어놓기도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우보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타인과 함께하는 것은 부담과 의무의 연장이고, 눈치 보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 장단 맞출 필요 없이 혼자 쉬고 싶은 날.이런 날 그냥 편안히 기대고 함께 쉴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고, 혹여 떠오른다 해도 그 누군가도 힘든 삶의 무게를 지고 가느라 버거울 거라는 걱정에, 내가 짐이 되어 짐을 얹느니 그냥 혼자 있게 되는 날.그런 날 혼술, 하고 싶을 수 있다.(혼술: 혼자 마시는 술, 또는 그런 행위) 힘겨운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입학한 대학에선, 동기사랑 나라사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서호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에게 중요한 것, 특히 중요한 사람을 잃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동반합니다.삶 자체가 상실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지만, 누구나 경험하는 그 고통을 겪어 내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Lindermann은 애도를 겪는 개인의 반응을 6가지로 설명했습니다.- 강렬한 신체 불편감- 떠나간 사람에 대한 몰두- 떠나간 사람에 대한 죄책감- 자신, 혹은 고인, 가족, 의사, 세상, 신 등을 향한 분노- 초조감, 그리고 인생의 무의미함으로 인한 일상의 어려움-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년 여성 A는 수개월 전부터 우울감이 있었다.처음에는 몸이 피곤하고 입맛이 없었다. 점차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고 쉽게 초조해지곤 했다. 밤에 잠을 이루지도 못하면서 우울감이 심해졌다.수개월 간 고민 끝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했다. 내원하여 혈액 검사를 시행했고 병원의 의사는 우울증이 아니라 갑상선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 보이는 우울감 또는 우울증의 사례입니다.환자는 우울감 또는 우울증상을 보여 우울증이라고 의심을 하고 병원을 내원했습니다.하지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가 그런 말 하잖아요. '남보다도 못한 가족'이라고... 살면서 가족에게서 위로도 받지만 상처도 적잖이 받는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상담하시는 분들도 있나요?" 애정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상처 안 받죠. 우리 마음에 상처가 생기는 건 대부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더 쉽게 상처받게 됩니다. "주로 어떤 말을 할 때 가장 상처받는다고들 하시나요?" 부부 사이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이 뭘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ADHD는 주로 학령 전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같은 연령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나친 행동성을 보이며 참지 못하는 충동성의 증상을 보입니다. 학령 전기 유병률은 약 7~8%로 약물 치료 효과는 좋은 편입니다.최근까지 ADHD는 소아청소년 질환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추적 연구 결과 ADHD는 성인으로 성장한 후에도 60%까지 증상이 남아있음이 밝혀졌습니다.최근에는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 건강 이런 것 하면 뭐하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매년 받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별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이며, 40대 중반까지는 마라톤 대회도 나갈 정도로 관리를 하고 있었죠. 50대로 넘어선 후 어느 날부터인가 뭐만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 그런가 보다 했지요. 이것저것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해보아도 좋아지질 않더라고요.속이 불편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서 좋아하는 음식도 멀리하게
[정신의학신문 :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내가 이래도 날 사랑해줄 거야? 너도 결국 떠날 거야?” A는 자기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을 '애정 결핍이 있는 애착 장애'라고 했다. 단호하게 본인의 '병'을 명명하는 A는 남들에게 버려지는 것, 유기에 대한 불안이 높았다. A는 그 원인을 과거의 관계들에서 찾았다. "제가 왜 이러는지 알아요. 부모님이 맞벌이라 저를 돌볼 시간도 부족했고, 실제로 부모님 사이가 극도로 안 좋았어요. 제 앞에서 서로 소리도 지르고 가출도 하셨던 것 같고.간혹 좋을 때엔 저한테도 너무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