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 우쮸쮸, 우쮸쮸
작가의 말 / 현실을 바라 볼 용기와, 행동할 용기.
조용했던 사무실이 갑자기 웅성거렸다. 곳곳에서 “어머”, “진짜?”와 같은 말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어리둥절하던 찰나 휴대폰으로 비보가 전해졌다. 아이돌 출신 배우 설리의 사망 소식이었다. 항상 밝고 당당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녀였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도 한동안 믿을 수 없었다. 곧 그녀가 평소 악플로 괴로워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정말 그것이 극단적 선택의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사에는 그녀가 지금껏 받아왔다는 악플이 고스란히 조명되어 있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과 조롱의
작가의 말 / 원인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공황 증상이 왔을 때 즉각적으로 해볼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방법은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종종 추천되는 ‘점진적 근육 이완법’의 간단 버전으로, 꼭 공황 증상이 아니더라도 불안하거나 긴장한 상태에서도 효과적이다.점진적 근육 이완법이란 말 그대로 신체 근육의 긴장 상태를 이완 상태로 바꾸는 훈련이다. 쉽게 말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 근육도 긴장하게 되는데, 이때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켜주면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원리다. 주치의는 내게 이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평소에도 불안하거나 긴장될 때 연습해볼 것을 권해
작가의 말 / 수리수리 마수리
하루는 내가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선생님이 말렸다. 내 딴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한 결심이었다. 보통 건강이 안 좋을 땐 운동을 떠올리곤 하니까. 그런데 공황 증상으로 힘이 들 땐 무리한 운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갑작스런 신체 운동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오히려 불안을 촉발해 또다시 공황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나: 그럼 공황 증상에 도움이 될 운동은 없을까요?선생님: 신체적인 운동보다는 명상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나: 명상이라고요?선생님: 네, 단전호흡도 좋고요. 요즘은 직접
작가의 말 / 터지기 전에 비우세염.
정신과 전문의가 쓴 칼럼에서 “공황장애는 솥뚜껑을 보고 놀라는 것과 같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의 사고는 극심한 두려움을 경험했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되면 자동적으로 그것을 공포로 인식하는 연결 구조를 갖는데, 그런 현상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에 비유한 것이다. 자라의 등처럼 생긴 솥뚜껑을 보고 두려워하는 것, 공황장애는 그런 병이었다. 실은 매번 공황발작이 올 때마다 반복해서 떠오르던 생각이 있었다. 이곳에 갇혀 있다는 생각, 내가 원할 때 내릴 수 없다는 생각, 당장 여기서 벗어나지 않
작가의 말 / 직면. 진료실에서는 쉽지 않아서 여기에서 소심하게 시도해 봅니다.
나: 제가 공황장애에 걸렸다는 고백을 하고 나서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온라인 독자분들과 주변 지인들에게서요.선생님: 아, 그러셨어요? 뭐라고 하던가요?나: 대부분 힘내라는 응원이었어요. 그런데 그보다 놀라운 사실이 있어요. 제 주변에도 공황장애를 겪었거나 여전히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개중엔 평소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실제로도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편인가요?선생님: 요즘은 ‘공황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공황장애는 정말 많은 분들이 겪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에요. 실제로 전체
작가의 말 / 우린 모두 이기주의자
작가의 말 / 많이 고민되신다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수포자’라는 말이 있다. 수학 포기자의 줄임말로 수학 공부에서 아예 손을 놓아버리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유독 수학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보다 못한 엄마는 없는 살림에 수학 전문학원에 등록해주셨다. 무조건 점수가 오를 거라며 호언장담한 선생님의 말과는 달리 나는 그다음 기말고사에서 19점을 받았다. 심지어 그중 10점은 노트 필기를 잘해서 받았던 실기 점수였다. 그쯤 되니 엄마도 나도 수학을 완전히 포기하게 되었다. 수포자가 되니 마음의 부담은 줄었지만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 / 도파민 잘못이지! 뇌가 잘못한거지! - 그 뇌는 누구건데?!
나: 우울하지 않은데 항우울제를 먹어야 하나요?선생님: 항불안제는 즉각적으로 불안을 줄여주는 약이고, 항우울제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약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균형에 도움을 줄 거예요.나: 세로토닌이요?선생님: 네, 공황장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주된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있어요. 항우울제는 이런 불균형에 도움을 주는 약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데 최소 2~3주가 소요됩니다.나: 헉! 그렇게나 오래 걸린다고요?선생님: 네, 그러니 증상이 나아진다고 해서 약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공황장애입니다.”이미 예상했던 터라 의사로부터 그 말을 듣고도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다만 곧바로 눈물이 터져 나와 마구 흐르기 시작했다.“저 나을 수 있나요? 이 증상이 없었을 때처럼 살고 싶어요.”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이 병이 무엇이고 왜 생긴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치료가 가능한지, 다시 전처럼 살 수 있는지가 궁금할 뿐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나를 집어삼키는 듯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선생님은 그런 내게 휴지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이 병은 ‘마음의 병’입니다.”“‘마음의 병’이라
정신과에 가기로 결심하고 나니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정신과 진료가 처음이라 두렵기도 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다루는 것이니만큼 자연히 병원 선택에도 신중해졌다. 처음엔 무조건 큰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촌에 있는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었더니 진료를 위해서는 로컬 병원의 진단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진단서를 가지고 오더라도 가장 빠른 날짜는 3주 이후였고, 유명한 선생님은 두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게 아닌가. 대학병원 예약이 어려울 거라는 걸 예상은 했지만, 지금 상태로 몇 주
작가의 말 / 망설여지면 결정을 미루기라도 하세요. 억울증을 예방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