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에겐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있어요. 딸아이는 전 남편이 시부모와 같이 키우고 있어요. 저는 아이를 격주로 만나서 밥을 같이 먹고 오고 합니다. 오늘 딸아이 손목에서 두 줄 상처를 보고 추궁하니 아빠한테 혼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어요. 저에게 아빠에게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전 남편에게 말도 못 했어요. 전 남편은 욱하고 목소리톤이 높은 자상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저 역시 충돌이 많았어요.제가 궁금한 것은 떨어져 지내는
[정신의학신문 : 동래병원 이상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생입니다.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자해를 시작했어요. 그 뒤로 감당하기 힘든 일이나 우울해지면 중독처럼 매번 자해했어요.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한 뒤 더 심해졌고 고등학교 들어와서부턴 범위가 점점 넓어지더니 숨기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하게 됐습니다.주변 사람들이 우울증인 것 같다고 병원에 가서 약물치료를 하는 건 어떠냐고 권유하지만, 집중력 저하나 잠이 오는 것 등의 부작용이 무서워서 시도하기가 쉽지 않아요. 전 아직 학생이고 공부를 해야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 시장이 갑작스럽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 실종신고'라는 뉴스 속보 이후로 끊이지 않고 있는 경악스러운 뉴스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멈추지 않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황과 황망, 분노와 허탈이 뒤섞인 수많은 감정들이 그 파장과 함께 퍼져가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전 시장의 이름은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말들로 얼룩져가고 있다.얼마 전, 나와 상담하던 한 환자가 "박원순 시장의 뉴스를 보면서 자살충동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
[정신의학신문 : 나종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노인 한 사람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에 타서 소멸한 것과 같다. - 코트 데 부아르 격언에릭 라슨 (Erik Larson)은 라는 소설에서 나치 정권 하에서 미국 외교관 집안이 겪는 경험들을 상세히 묘사한다. 숨 막히는 나치 정권의 탄압 하에서 많은 유대인들은 수용소에 끌려가 죽음을 맞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는 나치 정권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기도 했지만(1), 명백한 죽음의 공포 앞에서 필연적으로 느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다양한 형태로 죽는다. 침상에서 깊은 잠에 빠지듯 죽기도 하고, 만성 질환으로 서서히 또는 사고로 갑자기 죽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형태의 죽음이라도, 망자가 남긴 온도는 모두 다르다. 잠을 자듯 평온하게 돌아가시더라도 고인도 알지 못했던 부채나 유산 분배 문제로 가족들이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갑자기 돌아가실지라도 생전에 넉넉히 베풀고 지내던 고인의 품성 덕에 남은 이들이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 자살 역시 온도를 가지고 있다. 자살을 수행하기 전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19화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다 - 1 이 글에는 우울증으로 자살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이런 종류의 글에 민감함을 갖고 계신 분은 이 글을 보시는 것을 자제해주세요. “죽고 싶다.”“정말 간절하게 죽고 싶다.”나는 진심으로 죽고 싶었다. 하루에도 수천 번 생각했다. 저번에 그 연예인은 어떻게 죽었다고 했지? 알아봐야겠어. 집은 좋지 않겠어. 레지던스 주인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내가 집에서 죽고 나면 우리 집 식구들은 집을 잃는다. 시기는 언제가 좋은가. 봄 아니면 가을 겨울이 있다. 여름은 안된다. 내가
[정신의학신문 : 나종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말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것 잘 알아요. 환자 분은 용기 있는 분이고, 오늘 병원에 오신 것은 잘한 결정이에요.”자살 생각(혹은 다른 정신과적 이유) 때문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만나면,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말하기로 결심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번째는 환자가 혹시나 병원에 온 것을 수치스러워하거나,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할까 봐. 실제로 정신과 질병 때문에 병원 응급실에 온 경우, 환자들은 (정신과 질병이 아닌 이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올해 대학생이 된 여자입니다.많은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겹쳐서 고등학생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고, 자살 충동도 심하게 들어 자살시도도 여러 번 해봤습니다. 게다가 자살시도 후 부모님한테 많이 혼나니 다음에는 더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더군요. 시도하고 나서 대부분 후회한다지만 정말 후회되는 마음은 하나도 들지 않았어요. 치료하기 위해 상담을 받아보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얘기를 낯선 남한테 이야기하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결국 그만두었습니다.아직도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이제 20대 중반이 된 여성입니다.저는 우울증에 걸린 것을 중학생 때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사분이 우울증이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이유는 가정불화였습니다.저에게 많은 치료 권유가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처음엔 믿어 볼까 싶었지만, 가족도 못 믿는 제가 다른 사람을 믿는 것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점차 제 증상은 심해졌고 성인이 될 무렵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전 자해를 일주일에 한 번은 해야 뭔가 후련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이대로는 스스로가 위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이제 고3에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정신과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중학교 때 취미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알게 되어 활동하다가 애인을 사귀었습니다. 약 두 달간의 연애 후 잠수 이별을 겪고 우울감에 자해를 시작했습니다. 3달 정도 우울감에 시달리며 지냈고 지속적으로 자해를 했습니다.시간이 지나자 감정은 사그라들었고 그렇게 계속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가 두 번째 애인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애인이 교제 도중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 쏠려 헤어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안녕하세요, 익명이라기에 한번 끄적여봅니다.저는 정신과에서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불면증과 삶에 대한 무기력증,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해 말이죠. 하지만 왜 그렇게 돼야만 했는지에 대한 사건은 말하지 못했습니다. 제 입으로는 차마 말을 하기 힘들더군요. 하지만 이곳에서라면 말할 수 있을까 싶어 꺼내봅니다.저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저는 중학생 때 친한 남자인 친구들한테 생일날 술을 마시고 집단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전혀 나질 않지만 얼마 뒤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주변 사람들은 다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까 걱정을 하는데 저는 '나한테 저 바이러스가 오면 좋겠다. 그럼 그냥 병원 안 가고 방에서 앓다가 죽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 주변의 저런 반응을 보면 '난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비정상적인 생각을 하지?' 그런 생각이 들고요.예전에 사스 돌 때도 그랬고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면 항상 저는 제일 먼저 '내가 걸리면 좋겠다...' 그랬던 것 같아요.자살에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갓 성인이 된 대학생입니다.저는 어릴 때부터 자해를 시작했어요. 심할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빈도가 그리 낮진 않아요. 나는 언제까지 자해를 해야 하나,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자해에 대한 여러 가지 칼럼을 봐도 청소년의 자해를 위주로 다룬 거밖에 없네요. 자살충동은 줄었지만 자해는 멈출 수가 없어요. 이런 경우는 자해를 줄일 수 있도록 정신과 약을 계속 먹을 수밖에 없나요?제가 하는 자해는 심한 수준은 아녜요.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요즘 치료를 잘 받으면서 우울증이 호전되어 재진 간격도 점점 길어지고, 상담도 간단히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에 내심 기뻐하고 있었어요. 근데 다시 악화되는 건지, 자살사고가 계속 머리에서 맴돌고 있네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이전에 10년 지기 친구들에게 일방적으로 연락두절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제 증상이 너무나 심했던지라(경계선 특징) 이해합니다. 그런데 친구 중 한 명이 저에게 연락도 없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흔히 자해라고 하면 칼로 손목이나 몸을 긋거나 찌르는 행동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자해는 자신을 아프게 하는 행동이라면 모두 포함된다. 자신의 몸을 꼬집거나 때리는 행위부터 상처의 딱지를 억지로 떼는 행위, 위험한 잠자리를 갖는 행위까지 모두 자해에 해당된다. 문제는 이런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복잡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 올라온다면 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나에게 통증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정신의학신문 : 염태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20대 여자입니다. 저에겐 친구가 한 명 있는데, 동호회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그 친구도 저랑 동갑인 여자입니다. 그리고 저희 둘 다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고요.그 친구는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등 신경증을 앓고 있어요. 그리고 매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야 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저는 그 일이 제 친구에게 좋지 못한 환경이라고 생각이 돼서, ‘그 환경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는 근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 백수입니다.중등도 우울 에피소드로 3년 정도 치료 중입니다. 몇 달 전에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해서 폐쇄 병동에 며칠 입원 후에 퇴원하고 부모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가서 난간 잡고 아래를 보니 무서워서 못 뛰어내리고 집으로 돌아왔었고요. 샤워 호스로 목에 둘둘 감아 조이는 방법 시도해봤는데 죽을 수가 없더라고요. 번개탄, 손목 자해, 차나 지하철 들이받기, 농약이나 쥐약 먹기, 아파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김혜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문제는 얼마나 심각한가요?A. 우선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OECD 국가 자살률이 2018년도 기준 또 1위로 나왔어요. 2011년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는 있는데, 여기 안에서도 10대는 늘고 있어요. 더 어린 아이들은 암 같은 질병이나 다른 원인으로 많이 죽는데, 10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사망 원인 1위이기 때문에 엄청 심각한 문제죠. Q. 무엇이 우리 청소년들을 자살까지 이르게 하는 걸까요?A. 자살이 왜 이렇게 많은지는 아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죽고 나면, 제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조금이나마 알아주지 않을까요?”진료실에 앉아 있으며 수없이 들어왔던 이야기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많은 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자살이라도 해버리면 그 사람이 이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자기 잘못을 조금이라도 뉘우치지 않을까요?’ 하는 토로 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의 아픈 마음속에서도 떠오른 적 있는 토로일지 모르겠다. 얼마 전 한 여자 아이돌의 비보가 전해졌
자살에 대하여 (1) 에서 이어집니다. 내가 반지에 새겨진 죽음의 머리를 굳이 보아야 할까?내 얼굴에 이미 새겨져 있는 것을.- 존 던 ‘뜻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묵상’ 中 나는 다시 이전의 나로 돌아왔다. 약을 증량하며 나아지는 것 같다고 느낀지 불과 한 달 만이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자살사고도 나를 따라왔다. 나는 죽음을 사랑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 없으니 어쩌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깊고도 아이러니한 짝사랑을 지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에 도착하기까지 겪어야 할 고통만 아니라면 아마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