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즐거운 경험, 행복한 경험, 괴로운 경험, 슬픈 경험 등등.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분들은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보내고 계실 텐데요, 그것이 무엇이든 경험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나 흔적을 남깁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어린아이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어머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는 식탁 위에 있던 뜨거운 뚝배기에 손을 뻗어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 아이는 그날부터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텔레비전 뉴스나 인터넷 기사 등 언론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소식 중에는 좀처럼 훈훈하고 감동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불과 몇 십 년 사이 나눔과 봉사, 기부처럼 가슴 따뜻해지는 소식들은 점점 언론에서 자취를 감추는 반면, 이를 대신해 들려오는 비극적인 소식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더 무겁게만 합니다. 최근에도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일명 ‘묻지 마 범죄’를 비롯한 영아 유기, 아동학대, 학교 폭력과 교권 추락으로 인한 자살 사고 등등 가슴 먹먹한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어 너무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명상’, ‘5분 호흡명상’,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따라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동남아와 같은 해외 여행을 갔을 때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적이 있나요?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요가나 명상을 통해 수련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명상과 관련된 콘텐츠가 증가하고, 이를 즐기는 사람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명상은 실제로 치료 현장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더 많은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때때로 지치고 힘든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많은 관심이 돌봄의 대상에 가게 되면서 돌봄을 수행하는 이들의 마음건강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타인을 위해 애쓰고 있는 돌봄을 행하는 분들을 위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희망을 되찾기 위한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비공식적인 간병인의 역할을 수행하며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돌봄을 제공하는 일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대는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연령의 중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년이 겪어내는 심리적, 생물학적 변화는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사춘기에 비해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오늘은 사춘기의 중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마흔의 사춘기'는 중년기의 특정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사춘기는 보통 청소년기의 변화와 발전을 나타내는 단계로 알려져 있는데요, 40대가 되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 또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들어 보셨나요? 피터팬, 동화 속 주인공 피터팬이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아이들만 있는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아 있는 있는 내용에서 파생된 용어입니다.이야기 속 웬디와 다른 고아들은 피터팬의 선택과는 다르게 네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돌아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는 길을 선택합니다. 피터팬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피터팬처럼 성인이 되었음에도 현실에 적응하지 않고, 어린아이의 마음가짐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 학기가 시작되면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서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가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등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바쁜 아침 시간이면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자녀들 때문에 덩달아 골머리가 아파지는 부모님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럴 때 우리 부모님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서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으실 것 같습니다.간혹 정말로 학교에 가는 것이 싫어서 꾀병을 부리는 친구들도 있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어떤 계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따뜻한 기운을 기다리는 분들이 특히나 많을 것입이다. 우리는 또다시 봄을 맞이합니다. 매서운 바람이 잦아들고 영상의 온도를 되찾으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위한 마음 대청소에 대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24절기 중 첫째 절기인 입춘(入春)을 맞이하는 시기에 다양한 의례를 행해 왔습니다. 입춘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하는데 새해의 첫째 절기이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노잼 시기’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SNS를 비롯한 온라인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무엇을 해도 재미나 만족이 없고 인생이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시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노잼 시기’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면 다양한 이유로 인생의 재미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연, 그리고 이런 노잼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한 글들이 넘쳐납니다. 이렇게 ‘노잼 시기’라는 말이 생겨나고 유행처럼 쓰이는 이면에는 인생의 즐거움이나 목적,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가 아직 아이였을 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기억이 있을 겁니다. 굳이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더라도 어린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상상과 공상에 빠져 시간을 보냅니다. 남자아이라면 한 번쯤 악당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고 광선검으로 날려 보낸 다음 마법 수트를 입고 구름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상상을 해 봤을 겁니다. 여자아이였다면 요정이 나타나 멋진 호박마차와 예쁜 유리 구두를 만들어 주고, 화려한 무도회장에서 운명의 왕자님을 만나게 되는 꿈을 꾸기도 했을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분들이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반면 세상에 급할 일이 뭐가 있냐는 듯 유유자적, 천하태평인 분들도 있죠. 어떤 분들은 내일의 영광을 위해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고, 또 어떤 분들은 마치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양 오롯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합니다.여러분의 시간은, 그리고 하루는 대체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일과의 많은 시간들은 주로 자고, 먹고, 일하는 시간으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그 일과의 틈 사이는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를 즐기거나 과거를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찌하면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스승이 제자에게 답했습니다.“자네는 실수 중에 가장 큰 실수를 하려고 하는군!” 스승과 제자 간의 이 짧은 대화에서 삶의 지혜를 전수받고 싶은 제자의 물음에 통찰력 있게 답변하는 스승의 위트가 돋보입니다. 만약 스승이 이 세상에서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는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실수하지 않으려는 것 자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난센스라는 사실을 제자에게 조목조목 설명했다면, 자칫 그 설명이 지루해지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상실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나 배우자와의 이혼, 이직이나 실직, 암이나 질병으로 인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 상실은 우리 삶의 단계에서 시시때때로 찾아옵니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상실은 종류도 다르고, 삶에 미치는 영향 역시 가벼운 것부터 매우 심각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상실이든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은 우리의 마음과 몸에 흔적을 남깁니다.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대상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상실을 슬퍼하며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민영 씨는 지난 일 년간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 년간의 투병 끝에 일 년 전 친정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민영 씨. 그녀는 아픈 어머니를 병간호하는 동안 자신이 유독 지치거나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가 떠오를 때면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원망하는 말들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아픈 어머니께 말이에요. 그러고 나면 잠시 뒤 심한 죄책감이 몰려와 또다시 스스로를 자책하는 자기혐오의 시간이 반복되었습니다.사실 민영 씨는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과 아홉 식구인 대가족을 책임
정신의학신문 |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돈,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확실한 지표-‘성공’ 집착 강할 때 정신적 고통 커져 -‘한 방’의 투자가 부(富) 가르는 시대- 일상의 노력들은 하찮게 여기게 돼- 지금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긴다면- 투자로 떼돈 번 것보다 높은 성취감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이번 회에서는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더 윤택해졌지만, 상대적 빈곤감은 더 커진 우리들의
정신의학신문 | 심금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사례 4-B: 결혼할 수 있을까?경수는 그렇게 다른 중견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월급이 적다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학자금 대출 상환에 월세까지 내고 나면 늘 여유가 없었다. 5년 일한 뒤에는 전세로 옮길 계획이었는데, 그 사이 전세값, 집값이 또 많이 올라서 당분간 월세 집에 머무르면서 학자금 대출을 청산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그러던 중 대학 동기 경호로부터 올 봄에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받았고, 직접 전화로 꼭 참석해 달라고 해맑게 간청해서 ‘그러겠다’고
정신의학신문 | 이은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거나 인생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습니까?효율성과 경쟁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더 개인의 무가치함을 느끼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어디나 나보다 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들이 있고, 도저히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 상대가 너무 많지요. 각 분야별로 따지면 그런 엄친아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죠. 그리고 우리는 어려서부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인정과 표창을 받는 모습을 많이 보며 자랐어요.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괜찮은 사람이고, 칭찬과 인정을 받지 못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펜싱 결승전. 21살의 검객, 박상영의 얼굴 위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습니다. 남은 건 마지막 한 라운드뿐, 점수는 13대 9. 4년간 준비한 꿈의 무대에서 무려 4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 잠깐의 쉬는 시간, 의자에 앉은 그의 표정은 무섭게 굳어 있었습니다.그런데 그 순간, 누군가의 “할 수 있다”는 외침이 들렸습니다. 박상영은 홀린 듯 그 말을 따라 되뇌기 시작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재개된 경기에서 그는 5점을 연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친구나 가족, 선후배처럼 곁에 있는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 위로해 주려고 애씁니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슬퍼할 때는 없는 시간을 쪼개어 술 한잔의 위로를 건네고, 중요한 시험이나 승진에서 떨어져 좌절할 때는 어깨를 두드리며 용기를 줍니다. 이렇듯 우리는 주변 사람이 힘든 일을 겪고 고통과 슬픔 속에 빠졌을 때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길을 가다가 낯선 이가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갈 때조차 “괜찮다.”며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누군가의 고의가 아닌 작은 실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가 불러온 ‘미니멀라이프’ 열풍은 한때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과감히 버리고,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고, 정돈된 공간과 삶을 즐기는 것. 곤도 마리에로 시작된 정리 신드롬은 미니멀라이프의 철학을 입고, 하나의 자아실현 수단으로서 인기를 끌었지요.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다는 SNS 인증 사진과 이후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는 후기 글들이 인터넷에 넘쳐났습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 개념인 ‘맥시멀라이프’가 등장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