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험 전 벼락치기로 지쳤을 때, 밤샘 야근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릴 때, 우리는 “방전됐다”는 표현을 쓰고는 합니다. 혹은 “배터리가 닳았다”거나 “충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활력은 이처럼 ‘열정’, 또는 ‘에너지’라는 표현으로 종종 대체됩니다. 활력이란, 우리가 삶에 대해 지닌 ‘기운의 정도’를 뜻하기 때문입니다.기운이 넘칠수록 의욕적으로 도전에 임하며, 심신이 활성화되고, 정신이 고양된 듯한,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운이 없을 때 마치 ‘
정신의학신문 | 정신건강의학과 정두영 전문의 우리는 당연한 권리를 빼앗겼다고 느끼면 화가 납니다. 오이를 잘 받아 먹던 실험실의 원숭이는 옆 우리의 원숭이에게 포도를 주는 것을 보자 화가 나서 소리를 지릅니다. 원숭이에게 다가가 다시 오이를 주면 아까는 맛있게 먹었던 오이를 집어 던지며 철창을 흔듭니다. 나도 똑같이 포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는 것이죠. 옆 원숭이가 힘든 실험을 마치고 보상을 받은 것인지, 건강 상태 때문에 다른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인지 원숭이 수준에서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인간 사회에서도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전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과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 변화가 달갑지 않기도 합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학업과 친구 관계에 대한 부담을 호소합니다. 직장인들은 출퇴근으로 사라지는 시간적 여유와 불편한 회식 같은 대인관계 부담을 이야기합니다. 비대면 수업이나 재택근무를 새로 익혀야할 때도 부담이 되었는데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편하지는 않습니다. 변화는 스트레스와 관련됩니다. 심각한 질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영화 에는 10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출소한 남성, ‘태식’이 나옵니다. 어두운 과거가 있는 그는 새 삶을 꿈꾸며 다시는 싸우지 않기로 다짐하죠. 하지만 출소 첫날, 목욕탕에 갔다가 직원과 시비가 붙는데요. 전자키가 낯설어 사물함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태식에게 직원이 화를 내는 겁니다. 다행히 태식이 곧장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그런데 그날 직원의 일진이 무척 안 좋았나 봅니다. 짜증 가득한 손길로 수건을 정리하던 직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분노가 가시지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만 둬? 말아?’많은 직장인의 머릿속에 저 두 가지 선택지가 떠다니지 않을까요? 일을 그만두어야겠다는 마음, 아직은 때가 덜 되었다며 다독이는 마음이 번갈아 가며 대뇌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성과급이 나오거나, 상사가 나의 업무를 인정해주면 다닐 만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타 부서 팀장의 눈치까지 봐야 하거나, 월요일 아침만 찾아오면 직장을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튀어나오고 마는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라기보다, ‘이게 내가 원했던 일이 맞나?’ 하는 깊은 고민이 누적된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커피를 마시던 그가 갑자기 일어나 다른 테이블로 간다. 처음 보는 남자와 시비가 붙었다. 왜 내 여자친구를 자꾸 쳐다보냐는 거였다.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갔다. 창피해 미칠 것만 같다. 그를 만나면 늘 조마조마하고 불안하다. 손찌검까지는 한 적 없었는데, 어제는 욕을 하면서 내 뺨을 두 대나 때렸다. 아픈 건 둘째치고 어이가 없어 눈앞이 하얘졌다. 내가 지금껏 이런 남자를 만났던 거야? 맞은 것만큼 나도 그놈 뺨을 후려갈기고 실컷 욕이라도 퍼부었어야 했지만, 너무 무섭고 떨려 도망치듯
[정신의학신문 : 선릉 연세 채움 정신과, 윤혜진 전문의] 사연) 1. 어릴 적 아버지에게 학대당했고 학교에서 괴롭힘 당했습니다. 그게 원인이 되어 중학생 지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2. 체구가 작고 순하게 생긴 외모로 사람들에게 얕보이거나 무시를 많이 당했고 이때마다 저 사람을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죽이면 내가 승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휩싸이며 집에서 칼을 잡고 그 사람을 죽이는 상상을 하고 괴성을 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비록 상상 속이었지만 피투성이가 된 상대방이 살
전 세계에 걸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은 단연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다.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곡을 듣기 위해 연주회장을 찾는다. 작년까지도 예외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연주회장이 문을 닫은 때문이다. 국립합창단이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할 예정이던 공연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자 씁쓸함이 밀려온다. 헨델의 대표곡이자 그를 출세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 작품은 그가 고난과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기적처럼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UNIST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월요일 밤 9시경 구글의 서비스가 한 시간 멈췄습니다. 유튜브를 못 보니 코로나-19로 동영상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사건이 비슷한 장소에서 다른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같은 과 교수님이 구글의 공유문서로 원격 기말고사를 보는 중에 시험이 중단되었습니다. 교수님은 다시 문제를 만들고 학생들은 재시험을 치러야 하는 큰 불편을 겪게 되었습니다. 봄학기에 겨우 원격수업과 시험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는데 같은 방식으로 해결될 줄 알았던 일
[정신의학신문 : 연세 채움 정신과, 윤혜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ADHD 치료를 위해 콘서타를 20개월째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콘서타나 아토목세틴이 감정기복을 일으키고, 분노와 신경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사실, 복약 이후 예민해지고 분노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거든요. 특히 복약 초기에는 부모님의 말씀 하나하나에 분노가 치밀어올라 크게 싸운 적도 있고요. 지난 1년간 부모님과의 관계가 다소 틀어지고 서먹해지기도 했어요.제일 심할 때는 직장을 처음 들어가서 불안과 긴장이 겹쳐서 그런지, 분노가
[정신의학신문 : 여의도 힐 정신과, 황인환 전문의] 스트레스 -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 랜터 윌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옛날 페르시아의 한 임금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찾아오너라.”신하들은 모여서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임금의 명령이 워낙 어려웠기 때문이죠. 선문답도 이런 선문답이 없었습니다. 밤새 의논한 신하들은 이튿날 임금에게 반지 하나를 만들어 바쳤습니다. 임금은 반지를 살피다가 새겨진 글귀를 읽고는 웃음을 터뜨리며 기뻐했습니다.“This,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를 둔 가정주부입니다. 결혼 전부터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는데 아이가 생겨 헤어지지 못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에도 부부싸움에 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하거나, 도박을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저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해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소동이 많았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조금 덜한 편이기는 해요. 문제는 저도 자꾸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겁니다. 별일이 아닌데 화가 나고 아이들한테 표출이 됩니다. 남편은 매번 저와 이야기하면 다툼이 늘
[정신의학신문 : 구자섭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구자섭 전문의] ‘내가 분노조절장애가 아닌가요?’ 라며 찾아오는 분들을 가끔 만납니다. 사연인즉, 오늘도 운전 중에 난폭하게 바뀐 내 모습이 어색하고 당황스럽다고 합니다. ‘난폭 운전, 그러고 싶니?’, 함께 점검해 볼만한 주제입니다. 운전 중의 내 모습을 돌아봅시다. 1) 다른 운전자를 화나게 하려고 속력을 낸다.2) 상향등을 번쩍거리거나 경적을 심하게 울린다.3) 상대 운전자가 나한테 한대로 똑같이 해준다.평상시 평범하고 온순하던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거칠게 변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사연) 제 고민은 작은 일에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는 겁니다. 남한테 한소리 세게 해야 직성이 풀리고 아니면 집에서 혼자라도 소리치거나 욕을 하네요.주로 이런 일들에 화가 납니다.• 제 앞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지나가는 차 → 가다가 차가 뒤집어져서 다 죽었으면 합니다.• 한줄서기 안내를 안내를 못 봐서 다른 줄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가는 경우 → 매장 직원에게 한소리 해야 합니다. 매장 안내가 잘 되어있지 않긴
[정신의학신문 : 여의도 힐 정신과, 황인환 전문의] 화와 분노 -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화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릅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싶다가도 마음 깊은 어딘가로부터 분노가 끓어오릅니다. 점잖지 못하게 욕지거리를 할 수는 없으니 속으로 새겨 보려 애씁니다.“기후 변화가 극심해 지구촌 곳곳에 기상 이변이 끊이질 않으니 어쩌면 좋으냐?”“허구한 날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고 싸우니 이 나라 장래가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이런 좀 굵직하고 그럴싸한 큰 문제로 화가 나고 분노가 치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염태성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오래 다녔던 직장을 얼마 전 퇴사하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주 성실하고 조용한 평범한 직장입니다.문제는 저입니다. 때때로 분노와 짜증이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일어나, 그 감정을 남편과 아들에게 쏟아냅니다. 남편은 이런 저를 아무 말 없이 받아주며 바라보기만 합니다. 그게 더 저를 힘들게 합니다. 그 순간 정말 입을 닫아버리는 남편이. 저를 더 화나게 하지요.. 이혼하고 싶을 만큼.... 이혼하자고 해도 남편은 무슨 이혼이냐며 더 이상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고민 끝에 글을 올립니다. 작년에 일을 쉬고 1년을 편히 보냈습니다. 그리고 2월에 다시 복직했습니다. 같은 직업이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게 된 셈인데 어느 일이든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고 계속 해왔던 직종으로 따르는 스트레스도 압니다. 그런데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었고 해 본 적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못해서 욕먹으면 어떻게 하지 경력직인데 컴플레인 들어오면 어떡하나, 2월부터 걱정과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아침에 눈 떠서 출근하는 것도 두렵고 상사와 동료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스트레스는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외부환경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잘 다룰 수 있을지 생각해 볼까요? 문제를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최소화하고 없애거나 피하거나 또는 예방할 수 있다면 문제를 다루기가 수월해집니다.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책임의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스트레스를 잘 다루려면 상황에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안녕하세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제가 작년부터 스트레스로 우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친구나 가족과의 갈등, 시험, 공부 등등 사실 그전부터 스트레스에 점점 약해지는 걸 느꼈는데 어느 시점부턴 머리끝까지 감정이 차올라서 미치겠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얼마 전부터 부모님이 크게 싸우시면서 더 그런 것 같아요.어쨌든 다양한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분이 가라앉고 멍해지고 그 생각밖에 안 들면서 점점 망상을 합니다. 친구들과 싸운 일이라면 싸우는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부모님이
[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제목 그대로입니다. 갑자기 인생에 대해 진짜 화가 납니다. 나를 이 세상에 데리고 온 누군가, 그게 부모님이 되었건 신이 되었건, 그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인생에 화가 날 때가 있어요.제 주변 환경은 편하지 못하고 제겐 타고난 멋진 외모나 부모님의 재산, 특출 난 재능도 없어요. 어찌어찌 혼자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탈출하려 해도 인생에 지친 전 이미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는 상태예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목표를 여전히 바라고 있습니다.하지만 이를 이뤄내기 위해선 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