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가정주부에서 일 년차 레지던트로 변신해 다시 꿈을 찾아 나가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재미있고도 가슴 짠하게 그려 낸 화제의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JTBC에서 방영된 이라는 드라마인데요, 주인공 ‘차정숙(엄정화)’은 의대를 졸업했지만, 너무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다가 뒤늦게 다시 의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차정숙이 힘들게 들어간 의대 공부의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오랜 기간 아내와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챗GPT’가 많은 화제를 이끌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인간의 학습 능력과 추론 능력, 지각 능력, 자연 언어의 이해 능력 등과 같은 지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컴퓨터와 같은 기술이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어 왔으며, 심지어 예술 분야에서도 사용되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상담 및 치료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들의 이직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를 찾아온 환자분들 중에서도 업무 환경 등 고충을 털어놓으시던 신입 공무원분들이 많이 있었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공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전체 인구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 정도로 이들은 스마트폰 등 ICT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인 동시에 SNS와 같은 온라인 사회관계망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MZ세대 역시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자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디깅모멘텀(Digging Momentum)'이라는 용어를 들어 보셨나요?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연구팀의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내놓은 올해 10개의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자신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좋아하는 것에 과몰입하는 행위와 방법을 의미하는 용어지요. 오늘은 디깅모멘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매년 초 경영자들이 필수로 읽는 책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연구팀이 쓴 『트렌드 코리아 2023』이지요. 이 책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따르릉….“지금 연결해 드릴 상담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고객 응대 근로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사오니 상담사에게 욕설, 폭언, 성희롱을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가족? 무슨 가족 타령이야? 진짜 가족도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데….’“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물건을 주문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 옵니까?”“죄송합니다, 고객님. 어제, 오늘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배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폭설? 여기는 얼마 내리지도 않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초등학교 시절 만들기 실습을 할 때면 종종 플라스틱 눈알이 있었다. 남는 눈알들은 천덕꾸러기들의 장난감이 되곤 했다. 뭐가 그리 재미났던지 사방팔방에 눈알을 붙이며 깔깔댔다. 전봇대에도, 필통에도, 칠판에도, 친구의 등에도, 눈알 두개만 붙이면 마치 그 물체가 인격을 가지고 살아나는 것 같았다.중국 남북조시대 양나라의 어떤 화백은 벽화로 용을 그렸는데, 마지막에 눈알을 찍으니 용이 하늘로 솟구쳤다고 한다. 그 당시 가지고 놀던 플라스틱 눈알들도 어쩌면 만물에 화룡점정을 찍어 주는 마법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것은 나와 상대의 마음이 활짝 열려 있는 그 순간에 만남이 성사되고, 서로를 향한 마음이 같은 시기에 동할 때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일을 할 때는 어떨까요?일하는 데도 물론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만약 업무상 부탁이나 전화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주일 중 가급적 피해야 하는 요일과 하루 중 최선의 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면 영업 성공률도 높아질 것입니다.마케팅 회사인 리드리스폰 매니지먼트는 이것을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뜻을 유추해 보라고 하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조용히 회사를 그만두거나 어느 날 갑자기 직장에서 유령처럼 사라지는 것인가 하고 의아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최소한의 일과 책임만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소셜미디어의 하나인 틱톡을 통해 ‘조용한 사직’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정신의학신문|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10월, 세계에서 차가 없는 가장 큰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발의가 독일 베를린에서 있었다.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 Berlin Autofrei에서는 88 평방 킬로미터의 지역에 차가 다닐 수 없도록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88 평방 킬로미터는 한국의 경기도 하남시(91 평방 킬로미터)보다 약간 적은 면적으로, 서울의 2호선 지하철처럼 S-Bann링 이라는 열차 노선이 선회하는 지역이다.바다를 가든 산을 가든 차는 어디서건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남시만큼의 면적에 차가 없다니. 그게 어떠
[정신의학신문: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현 한국의 2030 세대의 삶의 방향은 그 이전 세대에 비해 크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 있는 2030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비혼을 하겠다는 사람과 결혼은 하되 비출산을 하겠다는 사람, 아이를 낳아도 한 명 정도만 고려하는 사람 등. 가정과 자녀는 오랫동안 행복의 기준으로 여겨져왔지만 이제 누군가 비혼과 비출산이라는 의견을 표명해도 그리 놀라는 사람이 없다. 담담하게 ‘너도 그렇구나.’ 하고 만다.진정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라면 비혼이나
살다 보면 개인적 입장과 대외적 입장이 다른 경우가 생긴다. 결혼에 관해 묻는 친척 어른들 앞에서 5년 이내에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 친구는 사실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개인적인 입장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하는 공식적인 자리가 늘어가는 듯하다. 타인을 설득하거나 괜한 언쟁을 하기 싫어 개인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경우도 많다.친구들끼리 여행을 계획할 때 1/N로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게 나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개인적인 입장이 슬그머니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함께 가는 친구 중 A는 착하고 다정한 성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겨울 스포츠의 꽃인 배구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쌍둥이 배구 선수로 유명한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가 학창 시절 배구부 동료 선수들에게 잔인한 폭력을 오랫동안 행사했다는 내용의 폭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행해졌던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는 남자 배구를 거쳐 스포츠계 다른 종목으로 이어지면서 연예계로 퍼져나갔고, 이제는 사회 일반으로까지 일파만파 확산 중인 추세다. 얼마 전 자신이 당한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자신이 예전에 겪은 학교 폭력 사실을 폭로
[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최근 유명 프로 배구선수들이 학교폭력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여자 연예인, 남자배구 선수들까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학교폭력을 저지른 이들 대부분은 처음에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을 운운하지만 여러 증인을 통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철없는 시절의 실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손글씨로 사과합니다. 철 모르던 시절, 잠시 방황했던 사춘기의 실수니 용서해줘야 할까요?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1. 가해자들은 절대로 반성하지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양부모가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입양기관은 각종 서류를 검토하고 상담과 교육을 통해 양부모가 앞으로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지 세밀하게 판단해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한다. 가정법원 역시 같은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정인이가 양부모에게 입양될 당시는 이와 같은 철저한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입양이 허가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입양 아동의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입양 과정에서 양부모가 아이를 정상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입양
[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최근 게임스탑이란 주식에 대한 관심도와 열기가 테슬라나 비트코인을 넘어섰습니다. 여러 매체의 뉴스와 인터넷에서 이 종목의 위험도를 숱하게 경고했지만, 개미들은 오히려 이러한 기사를 보고 뒤늦게 뛰어듭니다.게임스탑(Game Stop)은 미국의 오래된 오프라인 비디오업체 체인입니다. 게임기 시장이 활발했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성기를 달렸지만 최근엔 누가 DVD를 대여하거나 게임기를 사겠습니까. PC와 스마트폰이 게임시장을 장악했는데 말이죠. 이렇게 서서히 망해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응급실로 긴급 이송된 정인이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자신을 향한 양모의 가혹한 학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입양된 지 271일 만에 세상과 쓸쓸히 이별하고 만 것이다.여기서 만약에, 극적으로 정인이가 살아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우선 손상된 장기와 부러진 골절 등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하면서 여기저기 생채기가 난 몸을 잘 돌보고 아물게 하는 일이 급선무였을 것이다. 동시에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만 한다. 아울러 양
[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얼마 전 모 정당 대표가 같은 당 소속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되었다. 인권과 평등을 줄기차게 외쳐온 정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데 대해 많은 국민이 경악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는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러 정치인이 서로 시장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며 자신들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는 이 선거는 두 기관장의 성추행으로부터 비롯되었다.비슷한 시기에 대구지방법원에서는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얼마 전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20대 여성 한 명이 시내버스에 깔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으나 이 여성은 이미 현장에서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린 여성이 입고 있던 옷자락 끝이 뒷문에 끼었는데, 기사가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하는 바람에 넘어진 채 20미터 이상 끌려가다 뒷바퀴에 깔려 참변을 당한 것이다. 당시 시간이 오후 8시 30분 경이라 어둡기는 했지만, 기사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함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 생후 7개월 무렵이던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응급실에서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국립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정인이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정인이는 비쩍 마른 상태로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머리뼈가 깨져 있었다고 한다. 소장과 대장, 췌장 등 장기들이 손상돼 있었으며,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에서 부러진 시
[정신의학신문 : 경희대학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반건호] 아이슬란드는 지질학적으로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며, 두 대륙판 사이를 잇는 다리도 있다. 다리로 연결된 두 대륙 모두 지구의 일부이지만,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유럽이라는 전혀 다른 지역임을 알고 있다.자살과 자해도 마치 이들 대륙판의 관계처럼 작은 틈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이 둘 사이의 틈새 아래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자해는 자살의 사전 조짐인가? 전혀 서로 다른 행위인가? 수년 전 봄, 소아청소년정신과 외래에 손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