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고대로부터 내려온 심신수련 방법으로 잘 알려진 요가는 만성 통증을 완화하며, 면역계를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 등 우울증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습니다.이것은 요가뿐만이 아니라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즉 몸이 하는 일에 따라 뇌의 활동이 달라진다는 원리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감정과 뇌와 행동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쌍방 통행인데, 요가 동작을 통한 스트레칭이나 호흡, 긴장 이완, 자세 바꾸기 등이 뇌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구나 살다 보면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나며, 우울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시기가 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많은 분들이 외부 활동이나 대인관계, 학업이나 직업 장면 등에서 최소한의 태세를 취하면서 활동성을 제한하고, 눈에 띄게 위축된 모습을 보입니다. 심해지면 ‘이불 밖은 위험하다.’면서 에너지를 최대한 비축하는 ‘자발적 방구석러’ 모드에 돌입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거나 다시 에너지가 충전됐다 싶을 때 평소의 일상생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그런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느 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하늘,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과 푸르른 창공에 걸린 태양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기만 한데, 내 마음은 마치 잿빛 하늘에 곧 폭풍우라도 휘몰아칠 듯 찌푸렸던 적, 있으신가요?아마 많은 분들이 때때로 이런 울적한 기분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경험, 있으실 겁니다. 문제는 매일매일 바뀌는 날씨처럼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고, 기나긴 우기에 접어든다는 것인데요, 이 비가 언제 그칠지, 과연 그치기는 할지 기약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마음이 더 무거워집니다.과거와 달리 이제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들은 하루에도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된 채 살아갑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만큼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손님인데요, 이러한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거나 건강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누적될 때 몸은 물론 마음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됩니다.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때 침투한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감기 증상을 불러옵니다. 이런 감기는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되곤 하죠. 그러나 신체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평소 호흡기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의 경우,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을 자랑하던 가을이 지나고 찬바람 부는 겨울로 계절이 바뀔 때 우리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큰 일교차로 인해 몸이 더 피곤하고 졸린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을이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서 그런 것인지 식욕도 부쩍 늘고 뱃살도 함께 느는 것 같습니다. 가을 탄다는 말처럼 기분이 괜히 멜랑꼴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초가을보다는 겨울의 문턱에 자리한 늦가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은 잠시 무기력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각에 비슷한 풍경을 마주하며 눈을 뜹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어제 본 풍경을 눈에 담으며 똑같은 경로를 거쳐 직장으로 향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맞이하는 장면은 어제와 비슷하고, 내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업무를 마치면 출근한 경로와 방향만 반대되는 길 건너편 도로 위에서 액셀과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으며 익숙한 창밖 풍경에 잠시 시선을 두겠지만, 특별히 주의를 끌거나 관심을 기울일 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변화된 것이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항우울제가 필요한 이유우울증에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우울증은 약 대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과 함께 피로감, 불면 및 식욕 저하 등의 신체 증상, 사고력과 집중력의 저하, 부정적 인지 왜곡 등이 복합적으로 동반되는 상태로,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특히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은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가 병행될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
정신건강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제 인생이 정말 획기적으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끈질긴 집념과 노력으로 제가 커리어에서 이루고 싶었던 일을 다 이루었죠. 그랬는데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깊은 우울감에 빠진 것입니다.십 년 넘게 단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어요. 내 직업에서 성공하면 다른 모든 것들도 덩달아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목표를 이룬 후 느낀 감정은... 제가 무리하게 잡은 목표 한 가지만 겨우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고 인생의 나머지는 모두 실패했다는
정신의학신문|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우울과 겹치면 ‘죽음’ 생각 커지기도우울 심할 땐 판단∙결정 미루고 시간 갖기‘모든 게 잘못될 것 같다’ 극단적 생각들면주변 의견 듣거나 약물 치료도 도움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일곱번째 회에서는 삶을 스스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왜 드는 것인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정신의학신문ㅣ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코로나로 인해 삶이 멈춰버린 건우 씨의 이야기건우씨는 진료 전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답답하다며 이야기 도중 가슴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를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에는 그의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건우씨는 해외에서 꽤 유명한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만났던 친구들이나 교수님에게 항상 인정받는 학생이었던 그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느낀 외로움 탓에 국내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2020년 초,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정신의학신문 : 나종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여느 때처럼 할아버지는 긴 산발의 머리를 하고, 야구 모자를 쓴 채, 환자 대기실에서 앉아있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일어나며 주섬주섬 옆 자리에 놓아두었던 비닐봉지를 훔쳐 담았다. 그리곤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젊은 시절 잠시 아편계 진통제를 남용한 적 있었지만, 수십 년간 약물을 끊고 살아온 할아버지는, 3년 전, 다시 헤로인 (아편계 마약류)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가 성심성의껏 간호를 해 주던, 수십 년간 동고동락한 아내가 오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사연)제가 어떤 기분인지를 모르겠어요. '좋았다', '안 좋았다' 정도로는 표현할 수 있는데 그밖에 감정들은 제가 느껴봤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래도 책을 많이 읽어서 어떤 감정들이 있는 줄은 아니까 다른 사람이 어떤 기분이겠다 라는 생각은 되는데 제가 어떤 기분인지는 바로바로 말로 표현이 안 돼요.예를 들면 주변에서 제가 우울해 보인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살면서 제가 우울하다는 워딩을 하면서 감정을 느낀 적은 없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갑자
[정신의학신문 : 민트 정신과, 조장원 전문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이 팀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회사 일에 통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다. 작년에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된 새로운 부서 일이 여간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예전에는 일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매달린 적도 있었고, 성취감도 많이 맛봤으며, 팀원들과 격의 없이 의기투합하며 지내기도 했는데, 지금 부서에서는 그런 걸 전혀 느낄 수 없다. 습관적으로 출근하고 정해진 대로 일하다가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 바쁘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잘
[정신의학신문 : 신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인들 중 그런 친구들이 꽤 있다. 일할 때 열심히 해서 잠깐 쉴 때 그동안 번 돈과 쉬는 기간을 모아서 해외여행을 가는 친구들. 허나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여행 가기도 힘들어진 지금, 그들의 SNS 피드는 우울감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슬퍼하기엔, 지금 지나가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또한 끝난다고 해도 과거로 온전하게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메르스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논의가 진행되는 요즘, 우리는 이 시기에 어떻게 삶을 보내야
[정신의학신문 : 홍대 서울 숲 정신과, 염태성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최근 들어 너무 지쳐요. 그냥 이젠 정말 끝까지 왔다고 생각이 들면서 지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또래와 같이 대학교에 가지 않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금은 사무직으로 취업해있어요.저는 중학교 때 교통사고로 갑자기 아버지를 잃고 1년 동안 제 옆에서 아버지 역할을 해주시던 제가 정말 믿고 의지하던 외삼촌까지 잃었어요. 그 순간부터 저는 이 세상에 의지할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들며 방황하던 중학교 생활을 보냈어요.고등학교에 올라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란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먹고 자란 새끼 새들이 스스로 날갯짓해 둥지를 벗어난 뒤 텅 빈 둥지 안에 홀로 남겨진 어미 새가 느끼는 허전함과 공허함을 사람에게 빗대 만들어진 심리학 용어다. 어리게만 여겼던 자녀들이 훌쩍 성장해서 대학을 가거나 군대를 갔을 때, 취직이나 결혼으로 독립하게 되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쓸쓸한 감정을 가리킨다. 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이런 감정을 느끼겠지만, 특히 양육자 역할을 거의 전담했던 여성에게서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독립해 혼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가족들은 본가에서 살고 있는데요.최근 엄마로부터 오빠가 우울증세로 인해 병원 상담과 약을 처방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마 역시 모르다가 오빠가 살짝 이야기해줘서 알게 됐는데, 병원에 다닌다 이상으로는 묻지 않았으면 하는 태도를 보여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고 합니다.그래서 저 역시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더 이상 묻지 말고, 평소처럼 대해야겠다 생각했는데요. 며칠 전 오빠가 엄마한테 왜 관심을 가져주지 않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