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초등학생 납치살인사건’의 범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얼마 전에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비롯한 여러 범죄 기사에서 가해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 보통 조현병이라고 하면 아직까지는 “그게 뭐야?”하며 머리를 갸우뚱거릴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곧 ‘정신분열병’이라고 알려주면 “아~”하며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조현병은, ‘정신분열병’이라고 하는 명칭이 병의 특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며 분열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전편보기 >>오늘날 우리에게는 아주 명백한 이 견해(생각의 자리는 뇌다)는 오랜 세월동안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점에 관해서는 수세기 동안 길을 잃도록 만들었다. 인간의 뇌를 한번도 보지 못한 그늘 심장이 감각과 열정과 지성의 자리라고 주장함으로써 Homer와 Hebrew의 관념을 재생시켰다. 그는 뇌는 흙과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순히 그 개체를 차게 하는 데만 종사한다고 하였다. 뇌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혈액의 온도를 낮추고 잠을 오게 한다고 하였다. 우리들은 이와 같은 이상한 생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2009년 7월 영국에서 새로운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6월 25일 자택에서 프로포폴 중독에 의한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다. 20세기 대표 배우였던 마릴린 먼로 또한 약물 중독으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다. 대중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국내외의 많은 유명인들은 약물 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심지어는 이로 인해 사망하기도 한다. ‘My funny valentine’, ‘I fall in love too easily’ 등 편안하면서도 우수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2015년 5월 23일, 위대한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내시 ((John Forbes Nash, Jr.)는 부인과 함께 아벨상을 수상하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그는 기존의 경제학 모델 이론에 배치되는 게임 이론, 내시 균형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죄수의 딜레마가 내시 균형의 대표적인 예이다. 존 내시는 뛰어난 경제학자인 동시에 조현병 (정신분열병) 환자이기도 하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입학하여 기숙사 유리창을 노
보고, 보고 또 보고 세 번을 연달아 읽은 책은 피로사회가 처음일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책이 독일에서 그리 큰 반향을 일으켰냐는 점이 참 의아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병철 교수가 제시한 피로사회의 메커니즘은 아주 한국적인데, 서구인의 삶도 이런가?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야말로 이 책, 피로사회를 통해 얻는 통찰의 충격이 가장 클 것 같다. 이 책은 한국계 독일인 한병철 교수의 독일어 철학책이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질병이 있다"라는 첫문장으로 시작하는
광기가 섞이지 않은 위대한 천재란 없다. - 아리스토텔레스 퀭한 눈동자, 헝클어진 머리칼, 어딘가 얼이 빠진 모습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무작정 식당에 들어와 피아노 앞에 앉습니다. 식당 주인은 그를 조롱하고 쫓아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곧 반전이 시작됩니다. 잠깐 건반을 눌러본 그의 손에서 '왕벌의 비행 Flight of the Bumblebee'이 쏟아져 나오자 식당 주인의 입은 쩍 벌어집니다. 격정적인 연주.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영화 의 한 장면입니다.의 실제 모델, 데이비드 헬프갓 David Helf
가족 중 유일한 의사인 나는 종종 일가친척들의 이런저런 의학적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곤 한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병원에서 터널 증후군이라는데 수술 받아야 하는 거니?” 한창 바쁘게 일을 하고 있던 나는 “일단 약 먹어보다가 안 나으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거지 뭐.”라며 조금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말이잖아(아울러, 자식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말이고)’ 어쩐지 불효자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어머니에게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미 누구나 눈치 채고 있는 사실이지만, 트럼프는 무척이나 나르시시스틱(Narcissistic)해 보인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빌딩에서부터 와인과 생수에까지 빠짐없이 각인된 ‘TRUMP’라는 글귀가 그의 넘쳐흐르는 자기애를 펄럭인다. ‘TRUMP’ 일색인 그의 사업은 연못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홀딱 반해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던 나르시스를 연상시킨다. “넌 해고야”를 외치는 자신만만한 그의 눈빛에서 ‘나만이 최고야’라는 전능감이 내비친다.전세계적으로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병적인 의존은 보호 받고 싶어 하는 지나친 욕구로 인해, 자아로 하여금 스스로를 복종적으로 만들고, 상대방에게 매달리도록 만든다. 병적인 의존을 통해 자아를 지켜내고자 하게 된 이들은, 자신의 욕구가 곧 타인의 욕구로 결정된다. 지지에 대한 상실의 두려움은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책임과 결정의 몫을 모두 타인에게 떠맡기도록 하여 하염없이 그들을 무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왜곡된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몰두하게 만든다. 과도하고 병리적인 의존성의 핵심에는 사실 대상 상실
“여보. 내가 설명할게. 이해하기 쉽진 않겠지만…"아내는 갑자기 높아진 목소리로 그의 말을 막았다.“구급대를 불러놨어요."“뭐라구?"“영혜도, 당신도 치료가 필요하잖아요."“… 나한테 정신병원에 들어가라는 거야?"- 한강, ‘채식주의자' 145-146쪽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중 한 대목이다. 영혜는 채식만 고집하는 조현병(정신분열병)으로 정신병원에 여러 달 입원 후 퇴원했다. 영혜의 형부(인혜의 남편)는 비디오 예술을 한다며 영혜와 자신의 몸에
‘왜냐하면 우리 인류는 살인자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지구상에 살인이 끊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이처럼 불온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할까. 저 한마디 문장을 말하기 위해 데이비드 버스는 무려 7년간 살인에 대한 진화심리학적인 연구를 수행했고, 그 결과로 이 책 ‘이웃집 살인마’가 나오게 되었다. 사실 인간이 살인을 통해 진화했고, 우리가 그 후손들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탐탁지 않게, 혹은 불쾌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한 문장이 나오기 위해 7년의 세월이 걸렸다면, 그게 무
참고 : 행복의 기원
1987년 마이클 더글라스, 글렌 클로스가 주연했던 영화 ‘위험한 정사(Fatal Attraction)’가 미니 시리즈로 제작된다고 한다. ‘위험한 정사’는 그해 미국 흥행 2위, 전세계 흥행 1위를 했고, 에로틱 스릴러라는 장르의 아이콘적인 작품으로 남은 영화이다. 책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를 알게 되면 모든 사람이 나를 떠나요’가련함과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매력적인 표현엔 감히 감당하지 못할 섬뜩한 사랑이 담겨있다. ‘위험한 정사’는 성공한 변호사 댄이 어느 날 파티
‘나는 가슴팍에 no CPR 이라고 커다랗게 문신을 새겨놓겠어. 내가 죽을 위기에 놓였을 때 CPR을 하려고 윗옷을 벗긴 의사들은 그 문신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겠지. 그 사이에 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거야.’병원에서 인턴을 하던 시절, 심폐소생술을 끝마치고 휴게실에서 잠시 쉬던 중 이었다. 동료 인턴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어차피 온전히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 차라리 편하게 죽고 말겠다면서 말이다. 실없는 농담이라며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농담은 내 머릿속에 더욱 자주 떠오르곤 했다. 우리에게는 그와 같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쥐를 우울하게 만드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울증이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물학적 변화가 동반되는 질환임이 밝혀지고, 그에 맞는 약물치료가 개발됨에는 여타 의학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동물 모델 실험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질환의 유무, 증상의 여부를 영상학적 검사나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을 통해 알 수 없는 정신과 질환의 특성상 동물 모델에서 정신과적 질환을 구현하는 것은 초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쥐나 원숭이는 사람처럼 ‘우울해요’, ‘불안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위험한 외출 – 13살 소녀와 6인 남자들’편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13세 소녀의 이야기가 소개 되었다. 13세이지만 IQ 70인, 7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은비(가명)양은 엄마의 휴대폰 액정을 깨트리고 꾸중이 두려워 집에서 가출을 한 뒤 5-6일간을 떠돌며 6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지다 뒤늦게 발견되었다. 보호자들은, 발견 당시 이전과 달리 극도로 흥분하며 안정하지 못하는 은비양을 병원에 데려가 ‘처녀막이 파손되고 질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당나라 시대의 선승이자 선종(禪宗)의 제 6조 혜능(慧)은 5조 홍인으로부터 법과 가사를 전수받고 남쪽으로 내려가 10여년간 은거생활을 한 뒤, 광동성 광주 법성사에서 수계하기 전에 제지사에서 인종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고 있는 무리를 만났다. 그곳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이 보이자 어떤 한 승려가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라고 이야기 했고, 그러자 다른 승려가 ‘깃발이 아니라 바람이 흔들리는 것이다’라고 반박하며 논쟁을 벌였다. 이에 조용히 앉아 있던 혜능이
인간이 외부세계와 접촉할 때 사용하는 감각의 비율은 시각이 80%, 청각이 10%, 기타 나머지 감각이 10%라고 한다. 그만큼 인간은 주로 시각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빛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자. 어둠! 불안, 공포, 불편함, 답답함 등이 떠오르는가?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눈이라는 감각계를 통해 들어온 자극 가운데, 뇌의 시각 영역에 기록된 것만을 ‘본다’. 이는 보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것, 피부로 느끼는 것, 냄새를 맡는 것, 맛을 보는 것 등 모든 감
유난히 춥던 2015년의 겨울도 지나고, 어느새 여름의 문턱이 가까워졌습다. 아직 나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전에 비해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느낌입니다.이런 저런 생각들로 복잡하던 차에 우연히 만나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 책 한 권이 있어 이야기하려 합니다. ‘생선작가’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김동영 작가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병수 선생님이 함께 쓴, ‘당신이라는 안정제’라는 책입니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작가가 가진 여러 내면의 문제를 김병수 선생님과 만나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치료를 받은 7년간의 상담일지
‘태양의 후예’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나는 집에 텔레비전도 없고, 평소에 한국 드라마를 보면 눈이 멀어버린다는 미신을 가지고 있다.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그 오글거리는 느낌이 싫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관람한 것은 정말 우연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워낙 대중에게 화제이고, 이에 흥미로운 바도 있고 해서, 이전 내용을 간단히 숙지하고, 최근 방영된 9편과 10편을 몰아 보았다. 나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고나 할까.바야흐로 이 드라마는 현직 의사의 눈으로 볼 때 아주 끔찍한 의학적 고증으로 가득 차 있다. 배에 총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