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스티븐 윌트셔(Stephen Wiltshire)는 로마, 시드니, 도쿄 등 대도시를 헬리콥터를 타고 둘러본 후 도시의 세세한 모습까지 기억하여 거대한 캔버스에 표현하는 화가로 유명하다. 일례로 그는 헬리콥터로 20분 동안 뉴욕 상공을 둘러본 후 5.5미터의 광대한 화폭에 뉴욕의 전경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그의 엄청난 암기력은 어디서 온 걸까? 스티븐 윌트셔는 사회적 소통 및 상호 작용의 어려움, 제한적이며 반복적인 행동의 증상을 보이는 자폐증(Autism) 환자다.
[정신의학신문 : 오윤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현재 공황장애 진료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공황장애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2년 8만 3천명에서 지난해 12만 7천여명으로 4만명 가량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공황장애가 수면부족과 음주, 극심한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있어 사회에서 만성화된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가 앞으로도 자연히 증가될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저의 외래 환자 중에도 공황장애 문제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방송인 이경규씨와 김구라씨, 가수 가인씨, TOP씨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혀가 당신을 귀먹게 할 것이다.”- 체로키 인디언 기자에서 정신과 의사, 다음은 소설가!정신과 의사 류미는 왜 소설 《리스너》를 썼을까? 휠체어 탄 정신과 의사. 지금까지 류미 작가를 소개할 때 주로 쓴 표현이다. 그는 현재 국내 유일한 치료감호소인 국립법무병원에서 일한다. 주로 만나는 사람이 정신질환자이자 범법자라는 이중의 굴레를 쓴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연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고 말할 때 그의 눈이 반짝 빛난다. 지금까지 두 권의 책을 출간했고 《리스너》는 첫 소설이다. 이제 ‘소설 쓰는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월요일 아침, 중요한 회의를 위해 아침 일찍 나왔는데 도로는 꽉 막히고 예상치 않게 차까지 고장 났다면 짜증날 듯하다. 부랴부랴 차를 수리하여 직장에 도착했는데 회의는 끝나버린다면 허탈하겠지? 그런데 직장 상사가 지난 달 성과가 좋다며 많은 동료들 앞에서 칭찬한다면 기분은 급전환되어 약간 들뜰 것 같다. 이렇게 인간은 감정은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다양하고 봄날의 날씨와 같이 변화무쌍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감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 2015년, 픽사에서 제작한 애니메
뉴턴의 운동법칙은 고전 물리학 이론의 시작점이며, 라부아지에의 질량보존의 법칙은 화학의 기초가 된다. 그렇다면 의학에도 의학의 기초가 되는 근원적 법칙이 존재하는 것일까? ‘의학의 법칙들‘은 의학은 과학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과학의 필요조건 중 하나는 보편적 특성을 기술하는 법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에는 각각의 사례들을 설명하기 위한 개별적인 규칙이 있을 뿐, ‘의학의 법칙‘이라고 부를만한 거창한 원리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의학이 과학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저자는 전공의 시절부터 의학의 법칙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많이 줄어들어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실 문을 열기까지 많은 고민을 한다. 설령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한다. 왜 많은 사람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약 복용을 두려워하고 꺼려하는 걸까? 정신과 약을 먹는 것은 감기약 혹은 혈압약을 먹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많은 정신과 약물은 뇌의 신경전달물
예전에 영국의 작가인 골즈워디(John Galsworthy, 1867-1933)가 쓴 단편소설인 이란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소설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편부 슬하에 두 아들과 막내딸이 살고 있었는데, 그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인데다가 폭력을 일삼곤 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잘 자라주어서 두 아들은 좋은 직장을 갖고 가정을 잘 꾸리고 살게 되었고 막내도 예쁘고 참하게 자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막내딸이 집안도 좋고 장래가 총망한 남자와 혼담이 오가게 되었는데 아버지의 술주정과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쟁영화가 아니다" 헐리우드 감독 인생에서 절정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덩케르크'에 대해 우리나라 배급사에서는 '이것은 전쟁영화가 아니다'라며 홍보했다. 르네 마그리트가 이미지의 배반에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듯 호기롭게 붙인 이 당황스러운 카피문구는 그래도 꽤나 훌륭한 마케팅효과를 거둬낸 듯 하다. 당황스러움은 관심으로 관심은 궁금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대체 전쟁영화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2차세계대전의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6~8시간 잠을 잡니다. 어떤 이는 시험 혹은 프로젝트 마감 때문에 이보다 적게 잠을 잤을 수도 있고, 주말이라면 여유롭게 조금 더 많이 잤을 수도 있죠. 잠을 자면서 우리는 꿈을 꿉니다. 평균 하루에 5~6개 정도의 꿈을 꾸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10% 내외의 사람들은 꿈을 기억한다고 하나 그렇다고 모든 꿈을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잠에서 깬 몽롱한 상태에서 꾼 마지막 꿈 정도를 기억하죠. 하지만 그 기억마저도 곧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우리는 성장하면서 신체적(physical), 감정적(emotional), 성적(sexual) 등 다양한 종류의 학대와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다. 학대와 폭력 중 가장 빈번한 형태는 신체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가정과 학교, 학원 등에서 좋은 성적과 결과를 얻기 위함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체벌이 행해져왔다. 과연 이러한 육체적인 체벌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까?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2015년 12월, 베이징 올
볕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볕이 좋아진다는 말은 곧 꽃 소식이 찾아온다는 말인데, 아무리 감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할지라도 빛과 꽃이라는 조합에 설레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빛의 화가 모네의 전시가 늘 흥행하는 것도 어쩌면 이와 같은 이유에서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수련 연작의 어마어마한 명성 때문인지 모네에 대해서 꽃을 주로 그린 화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빛에 의한 대상의 변화를 그려내는 인상파 화가로 분류되기에 야외 사생을 중요시 여겼고 작품 중에 풍경
예술은 그 소재로 단연코 비범(非凡)한 자를 편애한다.그리고 평범한 사람은 이 비범한 자를 돋보이게 하는 도구로 종종 이용된다.에서 모차르트의 비범함이 드러날 수 있었던 것에는, 그 천재성을 질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자유분방함(그러나 그것은 타인에 대한 무례와 오만으로 자주 이어진다)에 속절없이 무력한 살리에리가 존재했기에 가능했다.가 천재, 즉 비범한 재능을 가진 자와 그를 질투한 평범한 재능을 가진 자에 대한 대표적 영화라면, 라스 폰 트리에의 는 ‘비범한’ 우울을 겪는 자와 ‘평
[정신의학신문 : 려원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날 우리는 뇌가 마음과 관련된 장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 속에 들어있는 뉴런들의 활동, 물리화학적 작용에 불과한 활동들이 어째서 ‘의식’이라는 현상과 결부될 수 있는지 그 까닭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알지 못합니다. 라이프니츠 Leibniz나 데카르트 Descartes, 가깝게는 존 설 John Searle이나 토마스 나겔 Thomas Nagel과 같은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에 대해 고심하였고, 이를 심신문제라고 불렀습니다. 한편 1940년대 버트런드 러셀 Bert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08.06 ~ 1987.02.22) 출생: 피츠버그, 미국국적: 미국 나는 어린시절 1년 간격으로 세 번의 신경쇠약(nervous breakdown)을 겪었습니다.그건 바로 St. Vitus dance 입니다.여름 내내 침대에 누워 Charlie McCarthy 인형과자르는 종이 인형을 가지고 놀아야했지요.- 앤디 워홀 앤디워홀은 미국을 대표하는 20세기 팝 아티스트입니다. 1949년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상업예술(Fine art degree)을 전공했지만 뉴욕에서 광고쪽 일을 하면서 196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2016년 3월,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열리기 전, 인공 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알파고는 75억 지구인을 대표하는 이세돌 기사를 무참히 짓밟았다. 이세돌 9단이 다섯 번의 대국 중 네 번째 대국을 이겼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승리는 아마도 인간이 바둑에서 인공 지능에 거둔 마지막 승리로 기억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공 지능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강제 입원 적합성 평가. 정말 가능한가요? 개정 법안의 주요 변경 사항 중의 하나는 강제 입원하고 난 뒤 2주 이내에 국공립 정신병원이나 국가 지정 병원에 있는 2명의 다른 정신과 전문의에게 입원 판정을 다시 받아야 입원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조항 역시 쉽게 생각하였을 때는 한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강제 입원의 권한을 남용할 우려를 예방할 수 있는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적으로 실행 불가능한 수준의 조항이라는 것이다. 정신병원에 보호자 동의에 의해 입원하는 환자 수는 매년 10만여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몇 년 전 한 고등학생이 미국 명문대인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더욱이 이 학생은 두 학교를 동시에 2년간 다닌 후 최종적으로 자신이 졸업 때까지 다닐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도 받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크게 이슈화되어 언론에 기사화되었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이 모든 것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만 18세의 고등학생이 가족, 친구들뿐만 아니라 언론을 상대로 대담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학생이 앓고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주말 코미디 프로그램 에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개그맨 박성호가 연기한 ‘다중이’다. ‘다중이’는 상반된 감정과 성격, 말투,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다중이’가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혹은 다중 인격 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많은 예술 작품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소설
[정신의학신문 : 하주원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조현병(Schizophrenia)이었다'라는 기사가 나오면 필자는 가슴이 철렁 한다.'또 많은 조현병 환우들이 오해를 받겠구나''안 그래도 낙인과 편견 때문에 힘든데 더 고민하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조현병을 앓는 분들은 참 순수하고 착하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레지던트 1년차 때였다.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었다. 꼭 그런 건 아니었다.인구의 1%가 앓는 조현병.그 중에서는
최근 ‘인천 초등학생 납치살인사건’의 범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얼마 전에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비롯한 여러 범죄 기사에서 가해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 보통 조현병이라고 하면 아직까지는 “그게 뭐야?”하며 머리를 갸우뚱거릴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곧 ‘정신분열병’이라고 알려주면 “아~”하며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조현병은, ‘정신분열병’이라고 하는 명칭이 병의 특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며 분열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