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씁쓸한 '금수저 신드롬'대한항공의 이른바 '갑질 사건' 때문에 언론이 떠들썩했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항공기를 운항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일가의 사람들이 부하 직원이나 힘없는 하청 업체 사람에게 물컵을 집어던지고 폭언을 하는 등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해 왔던 사실이 드러나자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이들을 금수저라 칭한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심지어 흙수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면서 사회경제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탈무드에서는 악마가 인간에게 선물해 준 것이 바로 술이라고 한다. 악마는 술을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해지며,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져 싸우고, 마지막에는 돼지처럼 추해지게 만들었다.악마는 사람이 사자와 돼지처럼 되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마시면 사자와 돼지처럼 되는 음료를 누가 자발적으로 마시겠는가. 그래서 악마가 함정을 만들었다. 술을 조금만 마시면 양과 원숭이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 내가 조절만 잘 한다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료가 잘 마무리 되어가던 조현병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에게 퇴원을 언급할 때마다, 안 그래도 과묵한 환자는 더 말이 없었다. 그렇게 답답한 실랑이를 반복하던 중, 환자가 조용히 말했다.“선생님, 저 방을 구할 수가 없어요.”“제 소문이 퍼져서, 아무도 저한테 월세를 안 주려고 해요.” 망상 증상이 아직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원래 그 환자를 지원했었던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연락을 했다. 가족이 없는 분이라, 그분의 평소 모습을 센터 직원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노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공지능은 우리의 뇌를 모방하며 시작되었다. 딥러닝의 핵심은 뇌신경망의 인지적 학습법을 그대로 차용한 알고리즘이다. 한편, 인공지능은 인류의 난제 중 하나인 정신활동의 비밀을 열어줄 유력한 도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자는 인공지능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바라보는 뇌신경과학과 인공지능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무척 흥미롭다.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때마다 사람들은 불안을 느껴왔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마주하며 느끼는 불안은 유래 없는 수준이다.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명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현대인들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많은 상황에서 정신적, 심리적 문제에 대한 해결 욕구를 가지고 있다.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사석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요즘 세상에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 “나도 이런 문제가 있는데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져오기도 한다.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치료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삶의 어려움을 다루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에 가면 환자로만 본다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사실은 우울하니까 나도 스마일 증후군인가' 생각하는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스마일 증후군이라고 정의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공식 명칭도 아니지만 '자신의 솔직한 감정, 특히 우울이나 화나는 것 같은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고, 겉으로는 밝은 표정을 해야만 할 때 발생하는 증상'을 두고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감정 노동을 하는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서 스마일 증후군이 많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느끼는 감정을 있는
주사제 1병을 환아 1명에게만 맞혀야 한다는 보건복지부 지침을 어기고, 이대 의료진들이 관행적으로 1병을 여러 환아에게 나누어 주사했다는 경찰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가 나왔다.1994년 보건복지부 행정해석(보건복지부 급여 65720-840호, 94.10.6)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 분할 투여가 가능한 주사제는, 실제 주사량만큼 의료비를 받을 수 있다.(Fresenius Kabi;스모프리피드 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질 영양제는 분주 가능함.)2. 주사제를 한 사람에게 주사하고, 나머지 양을 부득이하게 폐기한 경우에는 주사제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어렸을 때부터 요란하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성적은 좋은 편이었고, 그 덕에 의대에 입학했죠. 어머니는 그런 제가 자랑스러우신지 종종 동네에서 제 자랑을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흥이 넘치셔서 저에게도, 오늘 누구에게 어떤 자랑을 했는지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런 자랑이 부끄러워 저는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기 일쑤였고, 어머니는 그런 저에게 미안하다 말하곤 하셨습니다. 하지만 계속 저 몰래 자랑을 하곤 하셨었죠. 인턴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어머니가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쓰러져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지난달 21일에 동료 환경 미화원을 살해하고 동료의 카드와 전화기를 이용해서 수천만 원의 돈을 유흥비로 탕진한 용의자가 체포되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용의자가 피해자의 가짜 진단서를 위조하고 팩스로 휴직계를 제출하는 등 매우 치밀하게 행동한 것이 드러났습니다.A. 무척 치밀했죠. 그런데 범인은 단순히 자신의 죄를 덮는 행동만을 하지 않았습니다. 휴대폰 내용을 보고 딸들에게 용돈을 보내고 전화가 오면 목소리를 위조해서 전화를 받는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
[정신의학신문 : 신동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미투(Me Too) 운동’이 거세다. ‘미투’는 약자로서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그 실체인데 대부분의 ‘미투’는 남성에게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억울한 여성들의 목소리이다. 이런 억울한 일이 어찌 어제 오늘의 일이겠는가? 아마도 과거엔 더 심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았을 것이다. 한 여인에게 남겨진 성폭력과 그녀의 ‘미투 운동’이 있었던 500여년 전의 이탈리아로 함께 가보자. 1599년 9월 11일 로마의 산탄첼로 다리광장에서는 당대 최고의 미녀이자 아버지의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스타가 탄생하고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스타는 대한민국 여자 컬링팀인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주목받았을까요?A. 우선 컬링은 경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잘하다 보니까 응원을 하면서 보게 되죠. 응원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운동선수와 같은 마음이 됩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처럼 응원하는 나도 이기기를 바라게 되는 거니까요. 일시적으로 공감이 일어납니다. 내가 상대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되는 상황을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0년도 전에 간행된 소설이지만 이제는 뮤지컬로 더욱 유명해진 에서는 극단적으로 분리된 자아의 선악이 공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헨리 지킬 박사는 유능하고 자비로운 의사로 명망이 높은 훌륭한 인품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밤이 되면 자신이 만든 약물을 마시고, 내면의 '악'을 분리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자아 '하이드'로 변해 폭행과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낮에는 선망의 대상인 자애로운 의사로, 밤에는 끔찍한 악마로. 지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반사회적 북한 북한은 반사회적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환자들 같은 모습을 보인다. 개인이 아닌 국가의 인격적 특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모한 대유이지만 전세계의 국제관계 속에서 북한이라는 사회적 존재는 분명 반사회적이다. 단순히 반사회적 행동이 몇몇 드러나는 존재라기보다는, 반사회성이 성격적으로 뚜렷하게 굳어진 존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은 명백히 반사회적이다. 전통적으로는 정신병질적(사이코패스)이라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음지에서 양지로 : 미투(Me too) 운동의 물결 요즘 언론을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바로,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씨를 비롯한 예술계 인사들의 성 추문 파문이다. 이윤택 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예술계의 거두이며, 동시에 연극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최근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연극계에서의 그의 위상을 이용해 수많은 성추행과 성폭력을 행해왔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그가 운영해 온 같은 극단의 여성들이었으며, 안타깝게도 그녀들
지루한 퇴근길,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흥미로운 글이 보이더군요. ‘청년 남성들이여, 정관수술을 하자.’ 였고, 본업이 의사인지라 이 글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드디어 비뇨기과 학회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글은 제 예상과 반대로 여성의 낙태 비 범죄화 운동에 관한 글이었어요.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경우에는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행법으로 낙태는 불법입니다. 따라서 낙태를 한 여성은 범법자가 되죠. 실제로 법원까지 가게 된 사례도 있었고요.흥미로운 사실은, 한 사람이 낙태시술을 받았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2017년을 마무리하는 키워드로 생활 분야에서는 '한 번 뿐인 인생, 후회 없이 이 순간을 사랑하자'라는 뜻의 욜로(YOLO),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혼술, 혼밥이 뽑혔다. 정치 분야에서는 대통령 탄핵과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의 정치 보복 등이 있었다. 경제에서는 단연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작년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달궜다. 비트코인 열풍은 작년에 이어 올해 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런 현상이 정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서 아래와 같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시 보험가입 불이익에 대한 청원이 진행중입니다. 정신의학신문 독자 여러분들께 해당청원 내용에 대해 안내드리오니 올바른 결정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청원진행중] 우울증, ADHD 등 정신과 진단시 보험가입 불이익을 해소해주세요 청원 시작 2018-01-24청원 마감 2018-02-23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본문 내용-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대한민국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1위는 자살이며, 이는 교통사고 사망에 비해 2.5배 많은 수준이라고 합니다.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정신의학신문 : John Lee] "내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면고객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헨리 포드 백화점 1층 명품관은 손님을 한꺼번에 들여보내지 않고 매장 바깥에 줄을 서게 한다. 매장 바깥에 줄을 서서라도 구경을 하고 싶을 정도의 브랜드라는 홍보 효과도 있겠지만, 그래야 고객의 경험 자체가 역설적으로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고객은 반드시 쾌적한 상황에서 섬세한 안내를 받으며 기분 좋게 물건을 만져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정책은 회사측의 입장만 고려한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대생 시절, 동기들과 함께 하던 농담이 있다. “너 코끼리를 어떻게 냉장고에 넣는지 아냐?”“그게 뭐야, 엄청 큰 냉장고를 만들면 되나?”“병원에서 인턴을 데려와서 시키면 된대!”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누구도 이 말을 ‘농담’이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억한다. 일주일에 144시간을 일했다. 일주일에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24시간뿐이었다. 나머지 144시간은, 밥을 먹던 중이든 밤에 잠을 자던 중이든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