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울란바타르의 외갓집몽골의 울란바타르는 한국이의 외갓집입니다.6년 전 한국이 엄마는 몽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그리고 결혼 직후 한국말을 제대로 할 수 없던 때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아이가 태어나 옹알이를 시작하면서 몽골말로 놀아주고 싶었지만 시부모와 남편은 아이는 한국 사람이니 절대 몽골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그래서 한국이 엄마는 아이를 키울 때 아예 입을 다물었다고 합니다. 한국이는 자라면서 말이 늦고 이유 없이 심하게 떼를 썼고 처음 만나는 사람을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전혜란 가정의학과 전문의/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 궐련담배 vs 전자담배 vs 궐련형 전자담배 vs 가열담배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상품명: 아이코스, 글로, 릴 등)의 유해성에 대한 식약처의 공식 발표 이후 연일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정보는 과연 어느 범위까지 믿고 수용해야 할까?일단 모든 것에 앞서 우리는 이들의 용어를 정리하고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지칭하는 용어가 다양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터넷 세상 속 퀴어 축제는 혐오 그 자체였다.성적인 부분만 강조한 의상이나, 카메라를 향해 거칠게 욕을 하는 축제 참가자, 또는 축제가 지극히 비정상적이어서 견디기 힘들었다던 수많은 증언들.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내가 직접 퀴어 축제에 가보면 어떨까? 이 얘기를 들은 지인들은 즐거워했다. 정신과 의사는 그런데도 가야 하냐면서.몇몇은 약간의 우려를 했다. 누군가 너에게 관심을 가지면 어쩌냐, 그리고 이성애자인 네가 그곳에 가도 되는 거냐?물론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한 뒤에는 의혹의 눈빛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질환을 앓는 부인이 병원치료를 거부하자 홧김에 살인한 국책연구원이 지난 7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피해자인 부인은 20년 전 정신질환이 발병한 이후, 치료를 거부하면서 가족과 이웃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줬다고 한다.20년 동안 울분이 터진 김씨는, ‘정신병원에 보내느니 차라리 죽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수개월 전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이 부인을 살해하고, 스스로 아내를 죽였다고 신고를 한 일도 있었다.아내가 자신을 죽이려고 수면제를 가장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7년 8월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 조사에서 연령에 따른 비트코인 투자 계층을 분석한 결과, 40퍼센트 이상이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연령으로 나타났습니다.이들은 'digital-native generation', 즉 오픈 마켓, web 2.0 등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연령보다도 가장 익숙하고 자유자재로 정보처리를 할 수 있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몇 달 전 명품 브랜드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진료실에 들어온 20대 후반의 청년 B씨는 매우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년 전 일본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이 석 달 동안 48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지난 8일, 병원 수간호사가 벌인 연쇄 살인사건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죠.더 충격적인 사실은 범행 동기였습니다. “환자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걸 지켜보기 싫었고, 자신이 근무할 때 환자가 숨지면 유족에게 경위를 설명하는 게 귀찮아서 살해했다.”이런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일본에서 일어났기에 일본 특유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저항 불능의 환자를 의료진이 살해하는 일이 2016년 이탈리아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한 유명인이 자신의 마리화나 사용 및 밀수 혐의에 대해 언급하며, '우울증 때문에 마리화나를 사용했다.'라고 말해 질타를 받았습니다.하지만 동시에, '마리화나 나름의 효과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정말 마리화나는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반전이 전혀 없는 대답이지만, 사실입니다. 마리화나로 기분이 좋아지고, 통증이 줄어들며, 입맛이 돌아올 수는 있습니다.하지만 일시적인 효과
현재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류의 일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을 보면 ‘마약류란 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원래 마약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대마관리법으로 구분되어 각각 시행되었던 것을 2000년도에 이르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통합·제정된 뒤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즉, 2000년도 이전까지는 향정신성의약품이 법적으로 ‘마약류’가 아니었던 셈이다.문제는 향정신성의약품이 마약류의 일종으로 분류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편견
[정신의학신문 : 손정현 연세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B씨의 사연저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입니다.10년 전 한국을 떠나 이 곳에 와서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박사 과정까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 유학생활하는 동안 장학금으로 학비를 모두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지냈습니다.몸이 아플 때 집에서 금전적 도움을 주신 적이 있지만 크게는 부모님 도움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박사 과정부터는 월급도 받아 넉넉하지는 않아도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고요.나름 그런 면에서 제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장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세상에 두려운 것들은 많겠지만 “내가 모르는 것”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알지 못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낯선 것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긴장하게 되고 두려워하기도 하며 경계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 낯선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오히려 잘 알게된 뒤에는 이해하게 되고, 긍정적인 마음이 들게 되기도 하죠.처음 학기가 시작될 때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게임 유저가 ‘한달연봉2억 vs 무기징역3년 어떤게 더 낳나요?’ 라고 질문하는 장면이 한 때 큰 웃음을 줬었다.연봉, 무기징역의 개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맞춤법까지 완벽하게 다 틀렸기 때문이다.진지한 질문자의 태도는 덤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질문을 했을까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답을 찾은 듯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완벽하게 틀린 문장을 구사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을 수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대한약사회와 보건복지부가 이 문장을 완벽히 재현했다. ‘약사에게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천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격의 거인이라는 일본 만화영화가 있었습니다.아주 오래전 거인족에 의하여 인류의 절반이 살육당한 이후 인간들은 3중의 거대한 벽을 쌓아 놓고는 그 안에서의 자신들만의 삶을 평화롭게 이어가죠. 그런데 어느 날 도저히 넘어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벽을 부숴버리는 거대 거인이 등장하고 거인들은 인간들의 거리를 활보하며 거침없이 인간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철옹성일 줄만 알았던 첫 번째 외벽이 무너지던 그 순간 이후 두 번째 벽이 무너지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었습니다. 진격의 거인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통신 판매가 유행입니다.TV를 통한 홈쇼핑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쇼핑이 가능해지면서 24시간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일일이 장을 보지 않아도 되고 집까지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함도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요.그 실태가 어떻게 되나요? A. 미국 성인 중 5.8%가 쇼핑 중독이라는 연구가 2004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5.5%가 쇼핑 중독이라는 결과가 2007년에 발표됐습니다.프랑스에서 한 연구를 보면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사
[정신의학신문 : 오동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의 사연안녕하세요, 도움을 청하고 싶어 어렵게 글을 씁니다.저는 세 자매 중 둘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저희에게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정서학대를 가해왔습니다. 본인만의 자잘한 규칙들을 만들어서 그것을 어기면 수시로 욕을 하고 칼을 드는 것은 예사였습니다.그리고 어머니는 그 폭력 아래서 신음하면서도 문제를 회피하시기만 했습니다. 되려 아버지가 난리를 친 후 출근을 하고 나면 이게 다 저희 때문이라며 저희 옷을 벗겨 집에서 내쫓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우리 때문에 참고 살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하주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년 만에 온라인 도박을 해서 7천만 원을 잃은 A씨.사실 A씨는 결혼 전에도 수백만 원씩 도박 빚이 생겼고 그때마다 부모님은 그 빚을 해결해주었다. 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속이고 결혼했다는 사실에 A씨 부모님은 며느리 보기 미안한 마음에 이번에도 평생 모인 마지막 쌈짓돈으로 빚을 갚아줄 생각이다. 내 자식의 업보니 어떻게 하겠는가.진료실을 찾은 A씨는 태연하고, 같이 따라온 부모님들이 도박을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냐고 전전긍긍하신다. 도박 빚을 가장 많이 해결해주는 사람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가상화폐 광풍, 그 앞에서 우리는2017년 말, 그리고 2018년 초는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다.언론에서는 연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에 대해 보도하고, 사회는 이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우려를 쏟아내기도 했다.어떤 젊은이들은 가상화폐가 일확천금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생각에 무리한 대출을 끌어 투자하였다.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의 특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서로 돌아가며 가격 보초를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17세기 말 네덜란드의 튤립 투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지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죠. 실제로 어마어마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습니다.전쟁과 파멸 혹은 평화와 번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을 맡고 있는 당사자들인 정치 지도자들은 정말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견딜까요? A. 맞아요. 저는 일이 주는 부담이 너무 커서 천만금을 줘도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하는 일만으로도 충분합니다.하지만 정치 지도자들의 표정을 보면 어떤 게 보이세요? 정말 하기 싫어 죽겠는데 억지로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홍나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치매 어르신의 보호자들을 면담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요양 시설로 모시는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언제 결정하는 것이 좋은지이다.'저희 부모님이 좀 특이하셔서 시설에서는 못 계실 것 같기는 한데…''절대 안 가신다고 하시기는 하는데…'대개 이런 이야기로 상담을 시작하신다. 요양 시설에 모시는 것은 안 되지만 집에서 모시는 것은 한계가 왔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레 하시는 것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씁쓸한 '금수저 신드롬'대한항공의 이른바 '갑질 사건' 때문에 언론이 떠들썩했다.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항공기를 운항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일가의 사람들이 부하 직원이나 힘없는 하청 업체 사람에게 물컵을 집어던지고 폭언을 하는 등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해 왔던 사실이 드러나자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이들을 금수저라 칭한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심지어 흙수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면서 사회경제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탈무드에서는 악마가 인간에게 선물해 준 것이 바로 술이라고 한다. 악마는 술을 처음 마실 때는 양처럼 온순해지며, 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져 싸우고, 마지막에는 돼지처럼 추해지게 만들었다.악마는 사람이 사자와 돼지처럼 되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마시면 사자와 돼지처럼 되는 음료를 누가 자발적으로 마시겠는가. 그래서 악마가 함정을 만들었다. 술을 조금만 마시면 양과 원숭이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했다. 내가 조절만 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