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재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호는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직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받침 없는 글자는 대체로 읽을 수 있지만 받침이 있는 글자나 전에 본 적이 없는 글자를 읽을 수 없다. 세호는 수업 시간에 하는 과제를 할 수도 없으며 시험문제를 혼자 풀 수 없어 선생님이 읽어주어야 한다. 선생님이 읽어주기만 하면 점수가 좋은 편이고 수업을 듣고 잘 이해할 수 있다. 희한하게도 받아쓰기는 전날 어머니와 20-30분 같이 연습하면 1-2개밖에 틀리지 않는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교사는 집에서 안 시켜서 한글을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육아 초보와 고수의 만남 지난 가을 집 바로 앞 공원에서 LED 조명으로 만든 장미꽃 축제가 열렸습니다. 갓 백일을 넘긴 딸이 무얼 알기나 할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딸을 데리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시간인데다 약간 이른 추위가 찾아온 터라 딸아이에게 두꺼운 잠바를 입힌 뒤 담요로 둘러싸고 아빠의 코트로 다시 한 번 둘러싸고 외출했습니다.가까이서 조명이 예쁜 장미를 보여줬다는 뿌듯함에 집으로 향하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제 코트 안으로
[정신의학신문 : 정재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상에서 책을 가장 빨리 읽는 사람은 누구일까? 1990년 1분에 25000단어, 즉 초당 416단어를 읽는 사람으로 뉴욕 출신의 하워드 베르그(Howard Stephen Berg)가 기네스북에 기재된다. 이후 그는 수많은 TV쇼에 출연해서 책을 읽고 내용을 기억하는 능력을 보여 주었으며 ‘메가리딩’이라는 속독방법을 창시해서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의 속독법은 1998년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 과장 광고로 판정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다.미국의 대통령
[정신의학신문 :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밤에 갑자기 아이가 울어요.힘들게 아이를 재우고 두 시간 정도 지났는데 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불을 켜고 아이를 봤더니 눈을 감은 채로 발버둥을 치고 뭐라고 칭얼대는데 30분을 이러다 겨우 멈췄어요. 그런데 다음날 또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거예요. 깨우려고 해도 잘 일어나지 않고 큰 병인 것 같아 걱정이 돼서 찾아왔어요. 다행인 건 아침에 아이에게 물어보면 이 상황을 전혀 몰라요.부모님들의 호소를 간략히 요약한 사연으로 시작했는데요. 바로 야경증(Sle
[정신의학신문 : 정재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편(교사를 위한 난독증 이야기 - 다른 나라의 난독증)에서 글을 읽을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게 되면서, 읽기가 힘든 경우인 난독증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점이 해결되었다고 하였다.난독증을 둘러싼 오해는 유독 많은데 첫째, 난독증은 인구의 5%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공부를 할 때가 아니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글자를 거꾸로 쓰는 증상 때문에 최근까지도 시지각 문제, 또는 좌우뇌 발달과 관계가 있다고 과거 이론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아이들에게 가장 문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예전에 한 방송에서 신년 특집으로 '워킹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3부에 걸쳐 방송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방송은 예고편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고 관련 내용을 SNS나 기사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반갑게 아이를 맞이하고 행복해야 할 육아가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전쟁'에 비유되는, 특히 '엄마의 전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엄마의 전쟁 떠올려보면, 어려서부터 우리는 도덕∙윤리 시간에 '자아실현의
[정신의학신문 : 정재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6년 우리나라 학생의 난독증 유병율이 4.6% 정도라는 보도가 있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난독증이 12%에서 높게는 20% 정도까지도 보고되기도 한다. 과연 영어권 나라에는 난독증이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적 한글 덕분에 난독증이 훨씬 적을까? 위의 유럽지도에 표시된 수치는 초등학교 1학년 말에 혼자서 교과서를 읽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의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영국이 압도적인 수치인 67%로 1위를 차지한다. 이어서는 덴마크가 29%, 그리고 프랑스가 28%로 뒤를
참고 기사 : ADHD 숨기는 부모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307
[정신의학신문 : 정재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메르스'나 '신종플루'처럼 난독증도 최근 나온 새로운 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난독증은 그 역사가 오래된 병명이다. 난독증은 ‘숨겨진 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 원인에 관해서도 좌우뇌 기능의 문제가 있어 글자를 뒤집어 읽는다고 생각하거나 ‘얼렌증후군’처럼 글자가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아직도 난독증을 둘러싸고 모든 언어권에서 존재하는지, 주의력결핍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기다리면 저
참고 기사 : ADHD 약물 바로알기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649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까요? 천사 같은 웃음을 짓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은 걱정 근심 없이 마냥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에서 아기들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 때 받은 스트레스는 아기가 자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아기들이 스트레스로 고통을 당하지 않게 주변 어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태아가 받는 스트레스태아가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아기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논쟁적인 이슈에서 과학자와 일반인의 인식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과학진흥협회와 퓨 리서치 센터가 미국 과학자 3748명과 미국 일반인 2002명을 대상으로 흥미진진한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이들은 13개 이슈에 대해 찬반을 묻는 질문을 과학자와 대중에게 동시에 던졌는데, 의견 차가 크게는 51%까지 났다. 유전자변형작물(GMO)이 안전한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과학자 그룹에서 88%, 일반인 그룹에서는 37%였다. 어린이에게 백신을 의무 접종해야 한다고 대답한
* 교사를 위한 ADHD 이야기(7/10) - 학습에 미치는 영향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458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전후 베이비붐 세대(baby boom generation)들의 은퇴, 노령화 사회, 인구 감소 등이 사회적 이슈로 사람들에게 회자된 지 오래입니다. 1960년대 출산율이 6.0명에 이르렀고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표어부터 70-8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캠페인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가족 구성원의 모습도 크게 변화했습니다. 요새는 이런저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출산
[정신의학신문 : 김성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질환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내가 아픈지 스스로는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바로 병식 (insight)이 없다고 하지요. 또는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도 '정신과 다니는 사람'으로 본인이 인식될까 두려워 자신의 문제를 부정(denial)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낙인(stigma)이 두려운 것이지요. 하지만 여성에게 있어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고, 사회적 낙인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문을 두드리게 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를 낳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렸을 적, 저는 적어도 중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부모님께 밤에 일찍 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일찍 자야 내일 할 일을 잘할 수 있고, 키도 쑥쑥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그래도 밤이면 잠들기를 아쉬워하며, 몰래 방에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안 자고 놀다가, 부모님께 들켰 때는 혼이 나기도 했고요.제 아이만 해도 밤이 되면 안 자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가 자야하니까, 수면환경을 만들어서 오후 9시가 되면 불을 꺼서 실내를 어둡게 하고
[정신의학신문 : 안경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만 쉬고 내일부터 공부나 일 해야지...', '오늘까지만 음주, 흡연하고 내일부터 금주, 금연해야지.' ,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다이어트 해야지', '이번 달까지만 과소비하고 다음 달부터 절약해야지..'우리들은 지금 당장의 기쁨과 만족을 누릴 것인지 아니면 지금 좀 힘들더라도 미래의 더 큰 기쁨과 만족을 위해 참을 것인지에 대해 늘 고민하면서 살고 있지만 후자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인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들에게 익숙한 행동을, 자녀에게서 보았던 적이 있는가? 자녀를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가 부모가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의 리듬을 따라 하거나, 부모의 사소한 습관을 그대로 흉내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끊임없이 체화시켜 나가며 성장한다. 이를 사회학습이론 (social learning theory)에서는 모델링 (modeling)이라고 부른다. 아이가 태어나면, 성장의 초기에는 나와 타인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이
[정신의학신문 : 아이나래 소아정신과 원장 강태웅]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늘 ‘문제와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애들 키우는 게 부모 마음과 같지 않구나’를 느끼면서 ‘내가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나?’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 후 고민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이 되다 보면 부모는 좌절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육아 슬럼프’가 찾아오게 됩니다. 저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나름 정신과 의사로서 아이들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