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짐’'이란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뛰어난 사람도 더 뛰어난 사람의 등장으로 잊혀져야 하고, 실수를 한 사람은 그 실수를 만회함으로써 이전 모습이 잊혀지며, 아픔이 있는 사람도 새로운 삶이 시작됨으로써 아픔이 잊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인과 그 가족들은 어떤 이들보다 더 잊혀짐이 간절합니다. 전역하지 않은 이들은 전역 후 군인으로서의 삶이 과거가 되기를 희망할 것이며, 전역을 한 이들도 과거 군 생활의 영광 유무와는 무관하게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며 과거 군 생활은 과거에 머무르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종종 잊혀짐을 두려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펜하이머: 인간이 가진 모호함과 양면성 # 크리스트퍼 놀란, 새로운 인물 연대기 영화를 선보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최근 3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는 인터스텔라, 인셉션, 테넷 등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큰 충격과 논쟁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이번 영화 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물리학자 의 생애, 갈등, 번뇌에 대한 내용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에 개봉하여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고려 시기인 1198년 5월 사노비 만적을 중심으로 최초로 노비들이 천민 해방을 위해 난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만적은 중국 진 말기 진승·오광의 농민반란을 일으킨 진승의 말을 인용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기원전 209년 무렵이고 만적의 난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천 년 전이었으니, 이렇게 오래전부터 신분제도와 이에 따른 차별적 시선에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군대에 가는 꿈"아직도 군대에 입대하는 꿈을 꿔.“군대를 다녀온 친구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겠지만 당사자 처지에서 온전히 웃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인생에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일 테니까요. 유난히 또렷한 기억 탓에 꿈을 꾸는 그 순간에는 몸 한쪽이 서늘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훈련소에서 들었던 노래, 시쳇말로 입대곡을 평생 기억하기도 합니다. 2012년에 입대한 사람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2022년에 입대한 사람은 뉴진스의 하입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들의 재능에 대해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가진 재능의 많은 부분들은 일정 부분 유전이나 유년기의 개발에 의해 발현되지만, 성인기에까지 노력과 행동을 통해 지능과 재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더 많은 발전을 이룬다고 합니다. 오늘은 성장 마인드셋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은 좌절이 학습 과정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학습 과정에서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지금 주식을 하고 계신가요? 최근, 주식을 안 하면 바보라는 소리가 만연할 정도로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투자를 하는 사람이 활발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데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며 집값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과거와 달리 월급만으로는 내 집 마련을 하거나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들로 인해 주식과 같이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이렇게 주식을 하고 있는 직장인 10명 중 2명이 스스로를 주식 중독에 빠져 있다고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신림역과 서현역 백화점 등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인해 국민 불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유사한 모방범죄, 인터넷상에서의 살인 예고 글들이 계속 이어지며 대상과 시기, 장소를 알 수 없는 무차별적 범죄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가 끊임없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과 총기 소지 반대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2000년대 이후 계속된 테러로 인해 몸살을 앓았고,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산부는 태아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10개월간 여러 어려움을 인내하고 견뎌냅니다. 산모들은 아파도 약을 먹지 못하고, 모든 행동과 식습관을 조심합니다. 음주와 흡연은 물론이고, 음식 조차 자유롭게 먹지 못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태아가 형성되고 자라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모와 태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산모의 감정과 기분은 태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연구에 따르면, 산모의 정서적 안녕감은 태아가 성장하는데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코티졸 같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창피를 당하거나 모욕당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도 아닌데 수치심이 느껴져 분노를 표출한 적 있나요? 보통 '화'라는 것은 짜증이나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수치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고 합니다.여기서의 수치심이란 학자마다 정의가 다양하지만, 보통 거부당하고, 조롱당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고통스러운 정서이며, 당혹스러움(embarrassment), 굴욕감(humiliation), 치욕(mortifi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양한 고민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가스불은 제대로 끄고 나왔는지, 전기코드는 다 빼고 나왔는지, 문 닫고 나왔을 때 도어락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계속 걱정하고 있습니다. 회사로 가는 순간에는 오늘 탄 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탈 수 있을지, 지하철이 연착되어서 회사에는 지각하지 않을지 등을 걱정하죠. 무사히 회사에 도착해서는 오늘 하루 있는 일들을 제대로 끝낼 수 있을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큰 실수를 해서 혼이 나지는 않을지 등을 고민하게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타인에 대한 태도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누군가의 무리한 요구는 ‘갑질’로 묘사되곤 합니다. 사회적으로 빈번해진 이 같은 행태가 한국 특유의 교육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개인의 스트레스가 부적절하게 해소되는 과정에서 온 변화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자신과 타인의 심리적 안녕감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보도록 합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최근 6년간 100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강박증의 약물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이: 강박증 치료의 주된 약물은 항우울제 SSRI입니다. 세로토닌이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이죠. 세로토닌에 문제가 생겨서 강박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에 이를 조절하는 SSRI를 사용합니다. 항우울 효과만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해 보실 수도 있는데 항우울제는 우울을 줄이는 것 말고도 여러 기능이 있습니다. 신: SSRI를 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들의 슬프고도 기구한 사연이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갑작스러운 상실감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고스란히 마음의 상처가 됩니다. 트라우마(Trauma)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래 트라우마는 외력으로 인해 생기는 상처를 뜻하지만, 특히 우리 마음에 남겨진 상처를 트라우마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석가모니의 말처럼 '삶 자체가 고통'입니다.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의 바다에서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번 칼럼은 몇 가지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점심에 드신 메뉴는 무엇인가요? 일주일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가졌던 지인들과의 모임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당신의 오른쪽과 왼쪽에는 누가 앉아 있었나요? 그들이 입은 옷 색깔은 무엇이었나요? 자, 이제 조금 더 오래된 과거의 일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열 살 생일날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갑자기 뚱딴지같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고요? 여러분의 기억력을 확인해 보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동안 아마 오늘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들의 관심 때문에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켜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학교나 회사에서 실수를 하면 괴로움을 크게 느낀다든가, 관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평판에 민감해지고, 하던 일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나에게로 향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내 마음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이지요. 스포트라이트 효과와 그 덫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미국 코넬대 사회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이러한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어떤 시련은 나의 행위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결과로 겸허히 그 책임을 통감하고 받아들이지만, 또 어떤 역경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의 선택이나 행위와는 상관없는,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오기도 하죠. 가령 열심히 준비한 공개 입찰에서 경쟁사 분석에 오류가 있어 떨어졌다면 쓰라린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나 재산을 크게 잃게 된다면, 이런 현실을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만 10~65세 국민 중 2021년 6월 이후 게임을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은 74.4% 라고 합니다. 이는 국민 4명 중 3명 꼴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게임 관련 산업 규모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사업이 성장하면서 게임 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게임 외에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아 일상을 영위할 수 없는 경우, 반복적이고 지속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가족과 대화를 나누시나요? 평일에는 부모님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집에 돌아와서 다 같이 저녁을 먹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지 않나요? 주말에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지는 않나요? 만약, 여러분이 부모라면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자녀가 학교나 사회에서도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사회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과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추억을 곱씹기도 하고, 항상 20, 30대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라기도 하죠.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고자 피부를 가꾸거나 운동을 하거나 면역력 상승을 위한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기도 합니다.물론 신체적인 면에서 보면, 젊은층은 노인에 비해 건강하고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왕성한 에너지와 활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력도 비교하기 힘들게 좋습니다. 하지만 정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계절이 바뀌면서 수면의 패턴도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잠을 청하기 위해 향초를 켜고 조명 온도를 낮춰보아도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이렇게 해도 뇌는 왕성하게 가동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뇌를 쉬게 해야 피로가 해소되고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잡념으로 긴장된 몸과 두뇌를 쉬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뇌를 잠재우고 수면에 들게 하려면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1. 걱정은 낮에, 밤에는 숙면을밤에 잠들지 못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