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혜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아동학대 뉴스를 볼 때마다 화를 주체할 수가 없어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쉬기가 힘듭니다. 마음에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에요.” 힘겹게 말을 이어가는 연정씨의 표정은 무척 지쳐 보였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고, 대화하는 중간중간 한숨을 쉬곤 했습니다. 연정씨는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겪은 피해자입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당시 교사의 잦은 폭행과 폭언, 굶주림에 시달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특히 괴로웠던 것은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하다 보면, 발표 불안에 대한 고민으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요, 오늘은 발표 불안이란 무엇인지, 발표 불안의 증상이나 어떻게 하면 이 발표 불안에 대해 잘 다룰 수 있는지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발표 불안이란 무엇인가요?발표할 때 혹은 그 이전부터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이 굉장히 핵심적이라는 것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압박감이 있을 때 이러한 불안이 올라오게 됩니다. Q 발표 불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언가를 걱정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미래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준비하고, 미리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걱정을 해야만 우리는 준비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어떠한 일’을 걱정하는 것과, 불안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건’ 걱정되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걱정을 ‘하는 것’과 걱정이 ‘되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범불안장애는 마음속에 이미 부유불안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입니다. 범불안장애는 ‘무슨 일이건’ 걱정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항우울제가 필요한 이유우울증에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우울증은 약 대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과 함께 피로감, 불면 및 식욕 저하 등의 신체 증상, 사고력과 집중력의 저하, 부정적 인지 왜곡 등이 복합적으로 동반되는 상태로,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특히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은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가 병행될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강박증 환자분들이 그렇게 병원에 자주 찾아오시는데요, 강박증은 무엇인지, 강박증은 어떻게 치료하는지, 그 근거가 있는 효과적인 치료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고 합니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강박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꿀팁들을 알려 드릴 예정입니다. Q. 강박증이 무엇인가요?‘강박’이라는 말이 일상에서 좀 혼동되게 많이 사용되는데요, 강박이나 ‘강박관념’혹은 강박증은 ‘집착’이라는 용어로 사용하시는 분도 꽤 많이 계시고요. 실제로 ‘강박증’이라는 병은 정확하게 정의를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걱정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병일까요? 걱정을 얼마나 해야 정상적인 걱정인 것일까요?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시나요? 세상 오만 가지 것들이 다 걱정되고 불안해서, 결국은 너무 걱정만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비정상인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 정도로 말이지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야기하는 증상 중에는 부유불안(Free floating anxiety)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불안이 둥둥 떠다닌다는 것이지요. 이런 형태의 불안은 특정한 주제 없이 불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황 발작이 생겼어요. 저는 이제 정신병자가 된 건가요?”“ 공황장애가 있어요. 저는 정상인이 아닌가 봐요.” 이제는 공황장애라는 병명이 많은 분들에게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공황을 경험하면 스스로의 정신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장애라고 진단을 받으면, 뭔가 비정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불안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을 먹고 공황은 더욱 자라납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공황장애 시리즈’와 함께 공황장애란 무엇인지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황장애는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빠른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공황장애는 얼마든지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성공적으로 치료된다면 공황장애를 앓기 전과 똑같은 수준의 생활을 얼마든지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들이 공황장애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치료가 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황장애는 재발을 반복하고 만성화될수록 치료하기 어려워집니다. 엑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3) 독이 되는 관계에는 반드시 공범이 있다(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째서 협력자들은 점차 주도자의 희생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방조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계의 고통은 신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이 더 큽니다. 물론 물리적인 폭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독이 되는 관계의 희생자가 고통받는 부분은 자신의 인생을 타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고립감 등 정신적인 고통이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타인
정신의학신문 | 박혜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 미군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총구가 한 여성과 어린 소년에게 향해 있습니다. 일반 시민인지, 테러리스트인지 알 수 없는 상황. 그 순간 여성이 소년에게 수류탄을 건네주고, 이를 받은 소년이 미군 쪽을 향해 달려옵니다. 호흡을 가다듬던 카일은 결국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카일이 쏜 두 발의 총에 어린 소년과 그의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지만, 아군의 생명은 지킬 수 있었던 것이죠.이후 4차례의 파병 끝에 전역한 그는 이상한 증상에 시달립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안락한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식은땀이 났어요”-“숨쉬기가 힘들고, 쓰러질것 같았어요.”-“어지럽고 눈 앞이 핑 돌면서 순간 여기가 어딘지, 현실이 아닌거 같았어요.”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왜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 걸까요? 갑자기 숨쉬기가 불편해지는 나, 뭔가 비정상인 걸까요? TV나 SNS에서 공황장애를 흔히 다루게 되면서 이제는 공황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습니다. 정신과를 처음 찾으면서 ‘공황장애인 것 같아요.’‘공황 발작이 있었어요.’라며 스스로 이야기해 주시는 환자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3) 독이 되는 관계에는 반드시 공범이 있다(1)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인간이 다른 사람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자신의 문제를 상대방에게 덮어 씌우는 독이 되는 관계. 이 독성관계는 주도자와 희생자. 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아주 일시적인이라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독성이 여러분의 정신을 긴 시간에 걸쳐 바꿀만큼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사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단지 1대1의 관계라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부부간의
정신의학신문 |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이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불안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는 비상 사이렌입니다. 위험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긴장시키는 일종의 알람입니다. 때문에 불안은 우리의 생존과 적응에 필수적인 본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하지 않다면 우리는 긴장하지 않게 되고, 긴장하지 않으면 정글에서는 생존할 수 없고, 사회에서는 경쟁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분명 우리에게 필요한 스트레스가 되어 줍니다.그렇다면 불안과 공포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공포 역시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편집자주] 이제 MBTI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대화 주제가 됐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혹은 분위기가 어색할 때 우리는 서로의 MBTI를 물어보며 상대를 알아갑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지표로 나의 성격유형을 규정하는 걸까요? ‘E’는 언제나 외향적인 사람인 걸까요? 친숙한 줄 알았던 MBTI의 낯선 모습. 잘 알려지지 않았던 MBTI 4그룹(E-I / S-N / F-T / J-P)의 측정기준을 시리즈로 살펴봅니다. 한국 MBTI 연구소에서 발행된 Form Q 매뉴얼을 참조했음을 밝힙니다. 벌써 5월, 여름이 한 걸음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2) 어떤 사람이 독성관계에서 희생되는가? (3)➂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가정 학대의 피해자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히 많은 학대하는 부모들이 자신의 사랑을 걸고 자식들에게 경쟁을 시키거나 차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니까 자식에게 어느 정도의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은 당연한 건데, 그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참 많은 이유로 스스로 미워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런 탓에 아주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출렁이게 돼요. 이런 상태를 우리는 “자존감이 낮다”고 흔히 표현합니다. “나는 자존감이 바닥이야”, “넌 자존감이 높구나” 하는 식으로 마음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자존감은 영어로 Self-esteem, 한자로는 스스로 자(自), 높을 존(尊), 느낄 감(感)을 사용합니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에 대해 갖는 느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을 존중하는 감각을 말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영화 에는 10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출소한 남성, ‘태식’이 나옵니다. 어두운 과거가 있는 그는 새 삶을 꿈꾸며 다시는 싸우지 않기로 다짐하죠. 하지만 출소 첫날, 목욕탕에 갔다가 직원과 시비가 붙는데요. 전자키가 낯설어 사물함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태식에게 직원이 화를 내는 겁니다. 다행히 태식이 곧장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그런데 그날 직원의 일진이 무척 안 좋았나 봅니다. 짜증 가득한 손길로 수건을 정리하던 직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분노가 가시지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2) 어떤 사람이 독성관계에서 희생되는가? (2) ➁ 상대방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공감,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대방의 경험을 나의 것처럼 경험하는 능력이죠. 그리고 현대사회에 와서는 어떤 인성의 척도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 사람은 공감 능력이 너무 없어. 나르시시스트야.”“나는 너무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을 많이 해요. 제가 요즘 말하는 소시오패스의 반대말인 엠패스인가 봐요.”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사실 아직까지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TV에서 아침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에는 건강 비법들이 종종 소개된다. 연예인들의 자기 관리 방법, 동안 비결, 당뇨와 고혈압을 낫게 하는 식사들.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사처럼 도움이 되는 내용도 있지만, ‘적당히 좋아 보이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도 못지않게 많다. 그중 채소 달인 물, 버섯 달인 물은 단골 소재다.그런데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건강 관리 비결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내과, 특히 만성 콩팥 질환을 보는 신장내과 동기들이 모임에서 푸념을 하곤 했었다. 콩팥 질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2) 어떤 사람이 독성관계에서 희생되는가?(1)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신의 내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이를 나에게 덮어씌우고, 나에게 폭력과 주도권을 행사하고, 그것이 마치 나의 문제인것처럼 나를 세뇌시키는 독성관계의 주도자들. 물론 대부분의 관계는 그렇지 않습니다.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정상적인 관계의 탈을 쓰고 우리 주변에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다른 관계에서도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문제와 본인이 여러분에게 하는 폭력을 정당화합니다.“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