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신예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늘 수심 가득하던 환우가 왠지 표정이 밝다. 머리도 간만에 차분해 보이고. 평소, 중력이 그녀의 얼굴과 어깨 쪽으로 너무 과하게 작용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축 처져있던 걱정 근육들, 슬픈 안색이 오늘은 마치 무중력 상태에 놓였나 싶게 맑고 밝게 걷혔다. "좋은 일 있어요? "하며 환자의 웃음에 동참하고 싶어 살짝 말을 건네본다.(긴밀한 전달인 듯 그러나 가슴 벅찬 일인 양, 주위를 한번 살피더니 왼손등을 펼쳐 오른쪽 입가로 기쁨의 날을 세우고 속닥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증은 마음의 병?'우울증'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에서 익숙하게 느껴지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생존과 안위를 걱정하는 삶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이 드디어 우리의 마음과 삶의 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 불린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마음의 병인 것이다. 우울증은 다른 신체 질환과 달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한순간에 삶을 집어삼키는 무서운 병이다.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 우울증이 신체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증상이 있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 성분 중에 조현병 약이 들어있어요. ‘혹시 약물이 잘못 처방된 것이 아닌가요?’ ‘전문의가 보기에는 제가 조현병 증상을 보인다 생각하는 건가요?’” 불안, 불면, 우울 등이 주된 증상인데 조현병약이 처방되었다면서 문의하시는 환자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사실 조현병 약제, 다른 말로는 항정신병약제 중에 일부는 용량에 따라서 우울증/조현병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항정신병약제 중 몇 가지 제제는 우울증상, 공황증상 등에 매우
[정신의학신문 : 싸이들의 잡학사전 - 이일준·박초연·김총기]요즘 베스트셀러에 오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은 기분 부전 장애를 앓고 있는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 간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이 책의 제목처럼 죽고 싶고 우울한데 막상 '떡볶이'를 보면 먹고 싶은 사람이 이상한가요?진짜 우울하고 힘든 사람은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떡볶이'가 먹고싶다는 욕구조차 남아있지 않아야 하는 걸까요?
한국 사람들은 매운맛에 열광한다. 그만큼 매운맛은 한국인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는 모든 음식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반찬이며 맵고 칼칼한 국물을 목구멍으로 넘길 때면 우리의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것 같다. 실연을 당한 여 주인공이 양푼에 고추장을 듬뿍 넣고 비빔밥을 먹는 모습 또한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매운맛이 우울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어떠할까? 생리학과 행동(Physiology &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고추에서 발견되고 우리한테는 매운맛을 내는 원인으로 잘 알려진 캡
[정신의학신문 : 싸이들의 잡학사전 - 박초연·김총기·이일준]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 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던 강서구 PC방 사건.가해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가족들의 주장으로 이제 약 한 달간 정신감정을 받을 예정입니다.이런 비인간적인 범죄자가 정신미약이란 감정을 받고 감형받을 수가 있는 걸까요?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족의 재구성시간이 흐르면서, 시대가 변화하면서 가족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통 사회에서는 조부모, 부모, 자녀 등의 3대가 함께 살았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부모, 자녀의 핵가족화가 일반화되었습니다. 최근에는 1인, 2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도 가족 구성원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약 20퍼센트의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러한 비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그러면 우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송후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0세의 여성 M씨는 5년 전 남편하고 사별하고 혼자서 고추농사를 지으면서 고혈압과 관절염으로 병원에 다니는 것 외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이 지내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업 실패로 빚을 많이 진 큰아들과 이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아져 별거 중인 큰며느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다는 말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M씨는 5개월 전 약 2주가량 심한 감기몸살 증상을 앓고 난 후로 온몸에 기운이 없고 어지러우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식사도 잘 하지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요즘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까요?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어른들은 몇이나 될까요. 2015년에 OECD 회원국 35개국을 포함한 72개의 나라의 만 15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매겨본 연구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한국은 6.36으로 72개 나라 중 꼴찌에서 두 번째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보다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나라는 터키 한 군데뿐이었습니다. 경제 규모로 보나, 각종 문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은 힘든 이야기를 많이 듣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친구 관계에서 고민 상담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하고 나면 감정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은 힘든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면 지치지 않으시나요? 항우울제 같은 걸 꾸준히 드시나요?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은 따로 치료를 받거나, 힘들 때 해결하는 방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답변)안녕하세요. 정신과 의사로 일을 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인 거 같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24살 여자 대학생입니다. 졸업반이고요, 인턴을 나가는 중입니다. 최근 사소한 일에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 불안하며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특히 낯선 사람들 속에 끼거나 낯선 장소에 가게 될 때는 패닉 상태가 한 번씩 와요. 내가 왜 여기 있지? 여긴 어디지? 난 누구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 존재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정신과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뭐.. 그런 인턴인데요, 폐쇄 병동에서 오픈 그룹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저는 학업문제로 늘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듭니다. 제 성적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다만 주변에서 제 성적 가지고 참견하는 것이 정말 혐오감이 듭니다.저희 아버지는 서울대 출신이고 그런데도 우리 집은 가난합니다. 그런 탓인지 어머니께서는 제 성적표만 보면 제가 나중에 벌어올 돈 얘기밖에 안 합니다. 어찌 보면 제 장래를 이미 다 결정하신 거 같습니다. 아버지까지 서울대 가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차라리 죽어서 다른 세상으로 도망치고 싶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10월 14일 강서구에서 발생한 PC방 살인사건의 국민청원이 19일 현재 40만 명을 돌파했다. 청원의 내용은, 21세 아르바이트생을 무참히 살해한 가해자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심신 미약을 핑계로 감형이 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 미약 때문에 처벌이 약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보다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주장했다.꽃다운 청년의 무고한 죽음에 분개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는 한 시민의 노력과 그에 동참해 주신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30대 직장인입니다. 결혼한 지는 5년 정도 되어갑니다. 직장이며 결혼생활에 있어서 심적으로 어려운 점들이 많아서 글을 남깁니다.어린 시절부터 말씀드리자면.. 돌이켜보면 평생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누군가한테 특히 부모님한테 인정받으면서 사는 게 좋았고 그렇게 아무런 탈 없이 공부 잘하고 시키는 거 하면서 지내야 하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재밌게 잘 지내는 친구들을 만나서 ‘공부 생각, 인정받을 생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유상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간은 달변으로 말할 수 있지만 대부분 허구적이라 늘 공허하다. 동물은 한정된 것만 말하지만 그것은 모두 진실되고 유용하다. 큰 허구보다 작은 진실이 값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기에서 백내장으로 탁해진 눈, 윤기 없는 털이 헐겁게 가리고 있는 검버섯 핀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13살의 그 늙은 개는 잠자듯 가만히 있는가 했더니 힘겹게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내가 아는 눈동자도 표정도 아니다. 우리 개들의 미용이 끝나(우리 집에는 세 마리 개가 함께 산다) 예뻐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4년 전 직장 내 근무처 이동으로 인하여 적응을 힘들어하셨는데 정년까지 얼마 남지 않으셔서 계속해서 일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점점 말도 없어지고 집보단 친구들 만나는 걸 좋아하시던 분이 외출도 안 하시고 방안에서 나오질 않으시기 시작했습니다. 사태가 심해져 가족들이 퇴사를 권해서 아버님은 퇴직을 하셨고, 아버님께서 장남에 고집도 세시고 어머님께 호통만 치시고 사시던 분이시라 가족들 말을 전혀 듣질 않으십니다. 진짜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하여 정신과를 한 번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떤 감정이 우울한 기분일까요?""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기분이 우울한 기분인가요?"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보면서 간혹 듣는 질문입니다. 우울함이라는 말은 주변에서 자주 쓰는 말이면서도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단어입니다.외국에서는 우울, 우울함, 우울감이라는 표현이 우리보다 더 많이 쓰고 문화적으로 잘 이해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우울하다는 기분을 말하면, 바로 떠올릴만한 명확한 상태가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울하다는 표현을 하면 주변에서 내가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느낌 또는 생각이 누구나 있다. 역설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편견은 이 때문에 생긴다. '나도 우울해 봤다'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다' '힘을 내다보면 극복된다' '의지의 문제더라'와 같은 문장은 그러한 몰이해의 좋은 예들이다.흔히 우울증을 '슬픈 병'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그러했었다.) 허나 슬픈 것은 '병'이 아니다. 슬픔은 인간이기에 자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 중인 우울 및 정신건강평가 연구의 자료 수집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연구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정신건강선별평가 결과에 따라 추후 심층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대상자에게는 연구진이 별도의 연락을 취하여 연구 참여 동의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건강대조군 20명, 우울증 유소견 대상군 40명 예정) [모집 대상자]▶ 서울 및 수도권 거주의 만 19 - 50세 남성 및 여성▶ 현재 치료받고 있는 내과적인 질환이나 정신과적 질환이 없는 사람▶ 과거 뇌 수술을 받거나 뇌를 다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올해 36살 되는 남성입니다. 요즘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고 부정적인 생각들로만 가득 차네요. 살아가는 것에 대해 더 이상의 희망도, 의욕도, 아무것도 보고 있지를 못해요. 일도 한 달하다 그만두고 2주 하다 그만두고... 일을 그만두는 과정도 좋지 못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꾸만 막히고 일에 대한 의욕도 나지를 않습니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이 저에게 이제는 사라져 가고 있네요...저는 지금 제 자신의 모습, 제가 30대 중반의 나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