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고 있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배고픔 수준을 완화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만족감을 얻기 위해 이미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먹게 된다면 ‘음식중독(food addiction)’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음식중독은 아직까지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에서 공식적인 진단 체계 중 하나로 범주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최근 비만율의 지속적 상승, 풍부한 양의 음식, 자극적인 가공 식품, 고열량 식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의 영향으로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침마다 시작되는 등원전쟁, 겪고 계신 분들 있으신가요? 빨리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등원시킨 후 출근을 해야 하는데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고 우는 아이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 가지고 계신가요? 어린이집에 가기도 전에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짜증을 부리고 안 가면 안 되냐는 말을 계속 하는 경험, 가지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아이가 지속적으로 두통, 복통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에 소아과를 찾게 되지만, 병원 방문 결과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베트남 전쟁 특수부대 출신인 전직 군인 “존 람보”는 옛 동료를 찾아 시골 마을로 향한다. 그 곳에서 보게 된 것은 이미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한 옛 동료였다. 실의에 차서 마을을 걸어다니던 도중 그를 수상한 인물로 오해한 지역 보안관들의 강압적인 취조를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떠오른 전쟁 당시의 참상은 그의 정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극한의 상황에서 그는 세상과의 전쟁을 벌이고, 영화의 마지막, 전쟁은 이미 다 끝났다는 옛 상사의 설득에 그는 절규하며 말한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오늘은 인지행동치료가 무엇인지, 강박증의 인지행동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하게 되는지, 얼마나 효과가 좋은 치료 방법인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오늘은 인지행동치료에 진심이신 전문가 이규홍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이야 기를 나눠볼 계획입니다. 이규홍 선생님, 소개 한번 해 주시죠.이: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재직 중인 정신과 전문의 이규홍이라고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아. 그건 안 하면 안 될까? 나는 복잡한 일이 딱 질색이라서. 괜히 시도했다가 거기서 안 한다고 거절하면 어떡해… 그럼 나만 또 상처받는 거잖아. 그냥 애초에 처음부터 아쉬운 소리 안 하면 괜찮은 일인데 말이야.’ A씨는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라는 팀장의 말에 이와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주말에 같이 타 부서 사람들이랑 술이나 마시자는 제안도 받았는데, 거기서 인정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사람들이 날 좋아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약속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칼럼에서 경계선 성격장애가 무엇이고,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와 치료 방법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진 개인의 내면에 대해 좀더 심도있게 다루고자 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경계선 성격장애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는 불안정한 자기정체성입니다. 자신이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존재만으로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어려워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살아가야 할지, 자신의 가치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기 때문에 매우 의존적이고, 깊은 우울감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행복이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데요, 이런 삶의 즐거움과 보람은 노력 없이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간단한 노력이나 행동만으로도 행복이 주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아무리 노력하고 갈구하더라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요.우리 아이를 행복한 자녀로 키우기 위해 우리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는 자녀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안아 주는 것입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여성이 우울증에 걸리는 평생 유병률은 25% 이상으로 남성의 약 2배이며, 사춘기에서 갱년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이는 여성호르몬이 기분과 의욕에 관여하여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의 발병과 높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변동하는 시기인 출산 직후와 폐경을 맞이하는 갱년기에 특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남성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또 다른 이름이다?아닙니다. 흔히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동일한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실제로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일부분에 해당하며,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 정도입니다.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는 병은 혈관성 치매로 약 20% 정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치매 증상은 단순히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아닙니다. 치매 증상 중 기억 상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최근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서 치매 진단 기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변 지인이나 친구가 여러분을 따라할 때,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나신 적 있으신가요? 타인의 행동이나 말투를 모방하는 것은 사실 아주 흔한 사회적인 행동입니다만, 우리는 종종 ‘나’를 따라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왜 사람은 자신을 따라하거나 모방하는 것을 싫어할까요?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모방하는 행동은 강한 긍정적인 감정이나 강한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따라하는 것이 늘 부정적인 감정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을 따라하고 모방함으로써, 서로간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하다 늦게 잠들어 다음 날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나요? 잠깐이라도 나의 주변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거나 초조한 적이 있었나요?손이나 주머니에 넣어 두고 스마트폰을 찾았거나 폰을 찾았는데도 보이지 않아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버린 적이 있나요?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회의나 모임에서도 자꾸 스마트폰에 눈길이 가고 만지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이 없다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 있나요?아마도 현대인들 대부분이 위의 질문들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뇌의 기분을 조절하는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장애를 '기분장애'라고 하며, 우울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 '단극성 우울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단극성 우울장애 중 '주요 우울장애'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아는 우울증을 의미하며, 심각한 우울 상태를 보이는 경우나 체중 변화, 둔해짐, 짜증, 행동 증가와 같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단극성 우울장애는 보통 성실하고 꼼꼼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 취약합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있고, 원인
“힘들어 죽겠다”, “죽을 만큼 힘들다”라는 말들,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런 말들을 자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힘들다는 느낌을 내기 위해 “죽겠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반대로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좋아 죽겠다.”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죽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 보니 우리는 그 말을 쉽게 넘겨 버릴 때가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큰 의미 없이 쓰는 경우가 많지만, 무심결에 넘겨 버린 그 말이 때로 누군가에는 정말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절박함을 품고 이야기한 것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 직업이지만 '이야기를 하러 진료실에 올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 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다 보면 대학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접하며 교육을 받는다는 한계가 생긴다.군대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서울 부촌 출신의 유학생과, 운전병으로 나의 출장을 동행하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을 가본다는 친구가 한 부대에서 생활하는 곳이다. 가정 환경, 사회경제적 상태가 많이 다르더라도 병역의 의무 앞에서는 모두 평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 피곤하다, 피곤해!” 피로함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건강 문제 중 하나입니다. 쉽게 풀리지 않고 오랜 기간 지속되는 피로감은 ‘만성피로 증후군’이라는 질병으로 분류될 만큼 간과할 수 없는 문제죠. 가벼운 피로감은 일시적인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없거나 졸음이 쏟아지는 등의 증상으로 우리 몸에 신호를 보내옵니다. 이럴 때는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완화되거나 풀리지요.그런데 충분히 신체적인 휴식을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피로감은 대체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은 실제로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안에서만 일하고 초과 근무를 거부하는 노동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자.', ‘1인분만 해야지.’와 유사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직장 생활에서 일과 개인의 삶을 동일시하며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던 기성세대의 문화와는 대비되는 것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자 하는 워라밸 등과도 유사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칠월 칠석 설화인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칠월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한 해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날입니다. 매년 칠월 칠석이 되면 밤 하늘의 두 별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매우 가까워집니다. 칠월 칠석에 두 별이 가까워지는데, 이를 기반으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설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고려사에서도 공민왕과 몽고인 왕후가 안뜰에서 견우와 직녀에게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직녀는 하느님(하늘나라 왕)의 손녀로, 매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올해 서울 전 지역에 첫 폭염특보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졌습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됩니다. 많은 학자들이 지구 전역에 걸쳐 기후 변화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요. 전 세계가 점점 더워지는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여름, 더위는 정신건강과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오늘은 더위와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고온의 날씨는 일사병, 열사병 등 신체적 온열 질환을 유발하는데요, 심리적 질병과 자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에서는 45~64세에 해당하는 여성을 중년 여성이라 지칭하고 있으며, 이들은 해가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고, 중년 여성은 전체 인생주기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점도 고려하였을 때, 중년 여성의 건강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감정 표현을 억압하고, 분노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을 덕목으로 여겨왔습니다. 따라서
정신의학신문 | 김남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실에서 ADHD를 처음 진단받는 아동을 볼 때와 성인을 볼 때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동의 경우에는 부모님과 함께 다양한 주 호소 증상(산만하다, 장난을 참지 못한다,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을 가지고 내원합니다. 대개 보호자 분들은 충동적이라는 말을 공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ADHD 아동에 대하여 못된 말썽꾸러기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아서 ADHD 진단을 받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워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치료적 개입까지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