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아프게 하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들의 슬프고도 기구한 사연이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갑작스러운 상실감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고스란히 마음의 상처가 됩니다. 트라우마(Trauma)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래 트라우마는 외력으로 인해 생기는 상처를 뜻하지만, 특히 우리 마음에 남겨진 상처를 트라우마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석가모니의 말처럼 '삶 자체가 고통'입니다.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의 바다에서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번 칼럼은 몇 가지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점심에 드신 메뉴는 무엇인가요? 일주일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가졌던 지인들과의 모임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당신의 오른쪽과 왼쪽에는 누가 앉아 있었나요? 그들이 입은 옷 색깔은 무엇이었나요? 자, 이제 조금 더 오래된 과거의 일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열 살 생일날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갑자기 뚱딴지같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고요? 여러분의 기억력을 확인해 보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동안 아마 오늘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들의 관심 때문에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켜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학교나 회사에서 실수를 하면 괴로움을 크게 느낀다든가, 관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평판에 민감해지고, 하던 일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나에게로 향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내 마음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이지요. 스포트라이트 효과와 그 덫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미국 코넬대 사회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이러한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어떤 시련은 나의 행위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결과로 겸허히 그 책임을 통감하고 받아들이지만, 또 어떤 역경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의 선택이나 행위와는 상관없는,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오기도 하죠. 가령 열심히 준비한 공개 입찰에서 경쟁사 분석에 오류가 있어 떨어졌다면 쓰라린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나 재산을 크게 잃게 된다면, 이런 현실을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만 10~65세 국민 중 2021년 6월 이후 게임을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은 74.4% 라고 합니다. 이는 국민 4명 중 3명 꼴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게임 관련 산업 규모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사업이 성장하면서 게임 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게임 외에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아 일상을 영위할 수 없는 경우, 반복적이고 지속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가족과 대화를 나누시나요? 평일에는 부모님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집에 돌아와서 다 같이 저녁을 먹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지 않나요? 주말에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지는 않나요? 만약, 여러분이 부모라면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자녀가 학교나 사회에서도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사회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과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추억을 곱씹기도 하고, 항상 20, 30대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라기도 하죠.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고자 피부를 가꾸거나 운동을 하거나 면역력 상승을 위한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기도 합니다.물론 신체적인 면에서 보면, 젊은층은 노인에 비해 건강하고 매력적이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왕성한 에너지와 활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력도 비교하기 힘들게 좋습니다. 하지만 정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계절이 바뀌면서 수면의 패턴도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잠을 청하기 위해 향초를 켜고 조명 온도를 낮춰보아도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이렇게 해도 뇌는 왕성하게 가동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뇌를 쉬게 해야 피로가 해소되고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잡념으로 긴장된 몸과 두뇌를 쉬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뇌를 잠재우고 수면에 들게 하려면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1. 걱정은 낮에, 밤에는 숙면을밤에 잠들지 못한다면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황장애는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 같은 극단적 공포 증세를 보이는 상태가 반복되는 장애를 의미합니다. 보통 아래의 증상 중 네 가지 이상이 해당되는 경우 공황장애로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1.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장박동수가 높아진다.2. 땀을 흘리거나 매우 덥다고 느껴진다.3.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린다.4. 숨이 가빠지거나 질식할 것같이 숨 쉬기 어려운 느낌이 든다.5 목이 막힌 듯한 느낌이 든다.6.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거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강박증에 아무래도 인지치료보다는 행동치료가 좀 더 효과를 많이 크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죠. 강박증 치료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지치료를 하다 보면 오히려 생각이 엉겨 붙어 가지고 생각을 구분해 내지 못하고 생각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잖아요.생각과 싸우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렇기 때문에 인지치료는 약간의 구조적인 정도만 얘기하고 넘어가게 되고 행동치료에서 본격적으로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정석입니다. 어제 예비군 훈련 통지를 받았네요. 전역을 하고서 잠시 잊고 지냈지만 아직도 나라의 예비군이라는 사실을 문득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작년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되는데요. 비록 예비군 훈련이라는 것이 귀찮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군인들을 떠올릴 때면 우리는 보통 이등병으로 군대에 가는 용사들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남성들이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돌봄의 일들을 해 나가는 분들은 때때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돌봄 과업에 몰두하며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거나, 이 환경을 떠나려고 할 때 죄책감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돌봄의 책임을 가지고 계시다면, 스스로의 돌봄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상처받은 자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자가 되어 가는 분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리스 신화의 키론, 상처를 극복한 치유자 치유 역할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표현이
정신의학신문 | 김드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교에서는 아이가 수업 시간에 딴짓하고 그걸 못하게 하면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해요.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챙겨 온 적이 더 적어요. 집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어요.”“어릴 때부터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였어요. 친구들과 금방 친해지지만,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자꾸 장난을 걸거나 툭툭 쳐서 불편해하는 친구들도 있었대요. 학교 수업시간에 자기 할 거는 안 하고 돌아다니거나 친구한테 말을 걸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급식실에 갈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즐거운 경험, 행복한 경험, 괴로운 경험, 슬픈 경험 등등.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분들은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보내고 계실 텐데요, 그것이 무엇이든 경험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나 흔적을 남깁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어린아이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어머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는 식탁 위에 있던 뜨거운 뚝배기에 손을 뻗어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 아이는 그날부터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최근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부탁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부탁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그 부탁은 수용되었나요, 아니면 거절당했나요? 상대가 흔쾌히 부탁을 들어 주었다면 고마운 마음이 들고, 다음번에 그를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돕겠다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반대로 어렵게 용기를 내어 부탁한 일이 거절로 돌아왔을 때 상심하거나 서운한 마음도 생길 테고요.요즘은 될 수 있으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무척이나 중요시하는 사회인 만큼,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거나 혹은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텔레비전 뉴스나 인터넷 기사 등 언론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소식 중에는 좀처럼 훈훈하고 감동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불과 몇 십 년 사이 나눔과 봉사, 기부처럼 가슴 따뜻해지는 소식들은 점점 언론에서 자취를 감추는 반면, 이를 대신해 들려오는 비극적인 소식들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더 무겁게만 합니다. 최근에도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일명 ‘묻지 마 범죄’를 비롯한 영아 유기, 아동학대, 학교 폭력과 교권 추락으로 인한 자살 사고 등등 가슴 먹먹한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어 너무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수십 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보신 적이 있나요? 최근에는 1분 미만의 짧은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 현상이 늘어나며, 해당 영상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전 세계 수십억 모바일 사용자들은 수백억, 수천억 회의 숏폼을 무한재생 형태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숏폼 콘텐츠에 중독되는 것은 마약이나 알코올과 같은 물질 중독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
‘정신과약을 복용하는 회사원’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회사 생활이 많이 힘든 걸까?’ 왜 정신과약을 복용하게 되었는지 궁금할 수도 있고, ‘나도 그렇게 힘든 적이 있었는데.’라며 본인의 힘들었던 상황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신과약을 복용하는 군인’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앞서 이야기한 생각들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전역하고 싶어서 꾀병 부리는 건 아닐까?’ 혹은 ‘총 들고 근무하기에는 위험하지 않을까?’와 같은 따뜻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타인민감성' 혹은 '대인민감성'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면, 사회생활에 있어 타인의 욕구를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눈치와 센스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그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자기 위축, 우울함, 과도한 긴장과 함께 높아진 불안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타인민감성과 유사한 또 다른 개념이 거절(거부)민감성입니다. 거절민감성은 말 그대로 타인의 평가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거부당할 가능성이 있는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오늘은 정신과 전문의 이규홍 선생님을 모시고 인지행동치료 중 강박증의 인지치료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박증이란 무엇인가요?이: 다음 두 가지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1) 강박사고 – 원치 않는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2) 강박행동 – 이에 대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강박행동은 겉으로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