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기숙사 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개학하기 전 봄방학에 처음으로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자살을 생각해 보게 된 이유는 공부가 큽니다. 학교 안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제 모습에 실망을 거듭했고,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에 대한 대가로 대학의 등급이 나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속이 답답합니다. 그만큼 제가 열심히 하지 않고 있기에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생각은 생각대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사연) 오랜 기간 연애했고 편안한 사람이라 결혼했어요.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이 좋긴 했지만 정말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닌 거 같아요. 결국 이 사람을 선택한 건 제 자신이기 때문에 누굴 탓할 수도 없네요. 아이가 생기고 부부관계가 더 안 좋아졌어요. 저는 우울했고 남편은 늘 그렇듯 무덤덤했어요. 남편의 그런 점이 좋아 결혼했지만 참 바보 같은 생각이었던 거 같네요. 상대방이 뭘 해도 반응이 없다는 건 참 무미건조한 일이더라고요.아이에게도 좋은 아빠가 아니었어요. 한 번도 아이와 나가서 야구를
정신의학신문 사연) 저는 대학생이고 지금 과제를 작업해야 하는데 시작할 수가 없어서 어떡하면 좋을지 글을 남깁니다. 제출 기한이 눈앞에 있는 과제들이 많은데 평소에도 미뤄서 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끝내긴 했는데 이번엔 정말 일주일 정도 컴퓨터를 켜 놓고 앉아서 다른 것만 하다가 닫기를 반복 중입니다. 그러곤 그냥 자면 생각이 안 나니까 자버리고 그래요.이 일이 평소에도 계속 하던 일이고 어려운 일도 아닌데 할 마음이 생기지가 않아서 미치겠어요. 해야지 하고 앉아도 제 몸과 마음이 안 움직여요. 제가 고장나 버린 것 같아요. 다른 일들
정신의학신문 이규홍 정신과 전문의 사연) 30대 초반. 회사를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 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 복귀가 가능할까요? 연례행사로 안부 문자나 하던 친동생들도 이제 제 연락을 받으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저를 피합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오랜만에 슬픈 감정이 들어서 이렇게 질문을 남기게 되었습니다.저는 서울의 유명한 지식근로자 전문직 회사를 그만둔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집안에서 어쩌다 보니 상경해서 서울 소재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경제적 지원을 받을 형편이 못 돼 혼자서 자취하며 아르바이트를 간간히 해 가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어떠한 성취감도 들지 않더라고요. 남편이 주식으로 빚을 지긴 했지만 소액이기도 하고, 조금 노력하면 금방 갚을 수 있는 돈이에요.하지만 오히려 빚진 돈보다는 월 이자가 아깝더라고요.여행에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멋진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감흥이 없는 제 자신을 느꼈고, 이젠 더 살아봐야 그 어떤 것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빚을 갚는다 해도, 돈 걱정이 없이 여행을 다닌다 해도,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먹든 그 어떤 것에 대해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요즘 이상한 생각이 들어 걱정입니다. 요즘 마트같이 사람 많은 곳을 가면 모르는 여성 분들 뒤에서 몰래 스킨십을 하고 싶은 충동이나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마트 안에서 물건 앞에 여성 분들이 계시면 은근슬쩍 물건을 꺼내는 척 뒤에서 껴안는 자세를 취하는 생각이나 괜히 부딪쳐서 스킨십을 하고 싶다는 생각들이 들어요. 당연히 평소엔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데 혹시나 제가 술에 취해서 자제력을 잃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까 봐 두려워요.갑자기 요즘 이럽니다. 저 왜이럴까요? 답변) 안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평범하다면 평범한 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친구들은 저에게 엄청 열심히 산다고 말합니다. 한 친구는 저에게 다음 생에는 너처럼 살아 보고 싶다고 얘기한 적도 있을 만큼 나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대학도 누구나 다 아는 대학에 입학하여 잘 다니고 있고, 최근에는 작은 스타트업 회사 인턴까지 하며 스펙을 쌓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연애까지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에게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찾아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인간관계에서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솔직히 완벽이란 말이 정말 우스운 소리이긴 하지만 인간관계에 하나씩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주변 친구들을 보면 그들의 문제점과 장단점을 평하기에 바쁘고, 그들과의 친분도를 나누기 바쁩니다. 적당히만 친해질 친구를 나눠서 일부러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저와 소문이 안 좋은 친구 곁에서 선을 지켜 내 평판을 올리려는 무식한 행동도 그만하고 싶습니다.하지만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왔기네 이게 정답인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불쌍한 감정이듭니다. 고생을 많이하셨고 저를 힘들게 키우셨어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키워 보니 엄마가 저를 방치하고 한 번도 제가 원하는 걸 해주지 않았다는 게 한편으론 화가 나요. 살기 힘들어도 자식이 원하는 인생을 응원해주는 부모도 있잖아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한 번도 있는 그대로의 제 자신을 받아 준 적이 없습니다. 힘들다고 해도 이깟게 힘드냐, 뭘 하고 싶다고 해도 돈 때문에 안 된다... 저는 제 욕구를 억누르고 살다 보니 이젠 아무것도 하고 싶
정신의학신문 | 한명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이십대 중반으로, 혹시 정신과 상담만으로 인지 능력이 좋아질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청소년기까지 지속된 가정폭력 때문에 성인이 되고 약 3년간 조울증 약물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어릴 땐 맑던 머릿속이 성장할 수록 점차 안개 끼듯이 변했습니다. 일상을 기억하기도 힘들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교류가 힘든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약물치료를 받으면 멍하기만 하고 사고가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상담치료로 제 원인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읽어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30대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그 과정에서 맏이인 저에게 부담을 많이 주셨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돈도 못 벌고 학교에서 이런저런 돈이 나가는 게 죄스러웠고 성인이 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도 벌고 생활비도 냈습니다. 중간중간 한두 달 일을 안 하면 제 자신이 쓰레기 같더라고요. 집에서도 사회 낙오자처럼 투명인간 취급을 해서 더더욱 그리 느꼈습니다. 그래서 길게 쉰 적 없이 아르바이트든 계약직이든 뭐든 빨리 취업하고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그렇게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게으름과 싸우고 있는 22세 여대생입니다. 사실 싸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게으름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학교를 빠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과제 미루기, 신분증 만들기, 카톡 답장하기 등 모든 것을 미루고 미루다 마감 직전에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마감을 못할 것 같을 때는 깔끔하게 포기하죠.저는 이게 무기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저는 하려고 하면 할 수는 있는데 그냥 단순하게 하기가 싫습니다. 모든 것에 쉽게 흥미를 잃고 모든 것을 쉽게 쉽게 하려고
정신의학신문|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있는 익명입니다. 제 안에 저도 어떻게 정해진 건 지 모르겠는 '완벽함'에 대한 기준이 있는데,여기에 들어맞지 못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함을 느끼고, 굉장한 실패감과 무력감을 느낍니다. 중요한 결과물보다는 사소한 과정에 대해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집착이 큰 편이고, 큰 시험이 다가올 때나 남들에 비해 제가 뒤처진다고 느껴 조급함을 느낄 때 그 증상은 더 심해집니다. 이런 저의 모습이 가장 자주 드러날 때는
정신의학신문| 한명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안녕하세요. 이런 곳에 글을 쓰는게 처음이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제 가장 오래된 기억은 9살때 엄마한테 싸대기를 올려맞고 발에 밟히며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우는 기억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원이 너무 많아서 학교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다보니 왕따였어요. 그러다 다가와준 친구 하나가 있어서 컴퓨터 학원을 빼먹고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인 그 친구 집에서 놀기로 했는데 가기 전에 휴대폰으로 엄마한테 이렇게 문자했거든요.. 엄마 저 오늘 사실 컴퓨터 학원 안가고 00이 집에서
정신의학신문|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자세히 말씀드리면 너무 길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너무 과도하게 선행학습을 한 탓에 제 실력에 맞지 않는 곳에서 너무 잘난 아이들과 함께 다니며 자존감을 많이 잃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친구들은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고등학교를 준비하는 친구들이었기에..고등학교때는 기계적으로 열심히하면서 입시는 나름 성공적으로 끝마쳤는데 대학교에 올라오니 갑자기 잊고있었던 옛날의 일들이 생각나며 저를 너무 괴롭게합니다. 대학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꼭 그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면
정신의학신문|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안녕하세요.이걸 여기다 여쭤봐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 털어놓을 곳이 없어 피해자들을 많이 접하시는 의사선생님들께 고견을 묻고자 해요.몇년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가해자 말을 믿고 유언비어에 동조를 했습니다. 사이버불링이었고.. 피해자분께 정말 큰 상처를 입혔어요. 당시에 사과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솔직히 그걸로 됐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스스로도 몇해가 지나도록 용서가 안돼요. 때때로 그 일이 떠오를 때마다 며칠씩 괴롭습니다. 왜 그런 짓을 해서는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
정신의학신문|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요샌 너무 쉽게 화를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감정 조절 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저는 예전부터 친구가 조금만 성의 없게 답장 할 때, 친구가 며칠 동안 연락이 없을 때,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첫 마디가 근황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성적에 관련된 질문일 때 등등...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었습니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들로 인해 생기는 감정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곤 했었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데이고 나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
정신의학신문|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동생이 일년 전에 중증 우울증을 진단받고 치료 계속 중입니다(정말 기특하게 단 한번도 치료를 중단한 적 없이 꾸준히 내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진단시부터 지금까지 저랑 동생 둘이서 살고 있는 상황이라 늘 걱정이 되고 마음이 쓰이면서도 함께 하는 생활에서 부딪히는 일이 많아 (둘 다 취업 준비 중이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냅니다) 요즘은 제 마음이 힘들다는 생각이 자주 들고 있습니다.동생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도움만 주고 싶은데 요즘은 제가 동생을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지는
정신의학신문|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모든 생각의 흐름을 말로, 안되면 (나 혹은 남자친구, 혹은 그때 그때 받아주는 누군가에게)카톡 메시지로 전해야 하는 하루의 모든 순간들, 모든 일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언사들, 격한 흥분과 동요 상태, 강한 동조를 구하기 위한 자극적이고 저속하고 반복적인 언어들. 인정과 애정을 위한 과한 요구들, 극단적인 감정변화, 모든 대화의 중심이 자신이라 상식적인 맥을 이어갈 수 없는 대화 불능의 상태. '즉각적인 보상 상태'를(돈이거나 공으로 얻는 시간이거나 먹을 것이거나 인정이나 칭찬
[당신의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권순재] 사연)저는 아이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워킹맘입니다. 지점 업무시간이 길고 출퇴근 거리도 멀다 보니 그동안 육아는 프리랜서인 남편이 좀 더 신경을 써 왔습니다. 남편과 비교했을 때 아이와 함께하는 절대적 시간이 적다 보니 휴무인 평일에 최대한 시간을 내서 함께 한다고는 해도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보다는 아빠를 먼저 찾고, 남편이랑 둘이서 저만 모르는 이야기를 할 때면 외톨이가 된 것 같은 서운함도 느끼고는 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