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들어 뉴스 사회면에 자주 볼 수 있는 내용의 기사가 있다. "1인 방송 중 bj가 자극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공항 대합실에서 춤을 추는 애교스러운 콘텐츠부터, 음주운전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과속운전하거나 각종 자해와 자살 시도가 담긴 엽기적인 방송까지 그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처음의 많은 1인 방송자들은 대개 자신을 알리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먹방, 화장법, 게임방송, 심지어 수건 개는 법까지. 유튜브를 켜면 거의 세상의 모든 일을
[정신의학신문 : 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인적인 고백으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시절 내겐 우울증이 있었다. 거의 매일 우울했고, 일상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고, 피로감에 시달렸다. 게을러졌고, 그런 나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다. 공부에 집중을 하기도 어려웠다.모든 우울증에는 이유가 있다. 나의 우울증에도 이유가 있었다.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비평준화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었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학교였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컸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80점 아래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형님 강제입원’ 사건의 핵심은, 이재명 지사 친형의 ‘양극성 정동장애 유무’가 아니라, ‘강제입원 과정의 적법성’이다.일반적으로 말하는 ‘강제입원’은 환자가 스스로 입원을 원하는 ‘자의입원’의 반대, 즉 환자가 입원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가족들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이뤄지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강제입원’이 존재한다. 바로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이하 시군구청장에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험... 이게 뭐라고 참 많은 사람들이, 청춘의 많은 시간을 시험 준비에 소비하고 있습니다. 중,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끝날 줄 알았던 시험이, 대학교에서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우리 인생에서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진짜 시험이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우리의 시간을 이렇게 좀 먹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렇게 내버려두어도 괜찮은 일일까요? 이건 꼭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청춘이라는 시간을 많은 사람들이 시험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입니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17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 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라는 수사 기관의 판단이 나왔다. 경찰은 김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지만, 김 씨와 이재명 지사 측은 경찰이 유리한 증거만 내세우고, 불리한 진술은 무시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1월 4일에는 직권남용으로 친형을 강제입원시켰다는 혐의로 경찰이 검찰에 넘기겠다고 발표하자, 이재명 도지사는 경찰을 고발하겠다고 밝혔지만 곧 철회했다.경찰과 이재명 도지사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이어오다가 취업준비생과 상담한 내용을 글로 올렸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SBS 스페셜에서 ‘운인가 능력인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많이 와 닿더라고요. 그동안 아등바등 애쓰면서 살아왔던 저의 지난 시간들도 생각나기도 했고요. 참 아등바등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거 같고요.이 타이밍에 생각나는 그 이름 ‘정유라’는 어떤 의미일까요? 정유라가 SNS에서 언
[정신의학신문 : 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서 랩의 치유적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면의 목소리를 세상을 향해 외치는 것 자체로 랩을 하는 이(래퍼)와 랩을 듣는 이들 모두가 감정의 격동을 경험한다. 하지만 랩은 사실 진입장벽이 높다. 당장 쇼미더머니만 보더라도 래퍼들의 랩은 첨단을 달린다. 눈이 자막 가사를 따라가기도 바쁘다. 랩을 하려면 힙합 비트와 리듬에 익숙해야 하고, 라임과 플로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에 호흡과 발성까지 익혀야 된다고 하면 두 손, 두 발 다 들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절망할 필요는 없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1월 중순,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수능 칠 때가 다 되었구나.’ 하고 말이지요. 수학능력시험을 치렀던 소위 ‘수능세대’들은 예나 지금이나 11월이 되면 어느 추운 아침에 두근대는 마음으로 가방을 메고 시험장소로 향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언제부턴가 수능은 전 국가적인 이벤트에 가까워졌습니다. 여전히 수능은 시험을 치는 이들에게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최후의 관문, 어쩌면 ‘끝판 대장’ 같은 느낌을 주는 거대한 그 무엇이며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SNS의 시대, 우리의 자화상?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스냅챗(snapchat), 인스타그램(instagram), 밴드(band)...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위에 언급한 앱이 몇 개나 설치되어 있나요? 아마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이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앱을 사용하거나,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에서 자신의 일상과 생각, 느낌을
[정신의학신문 : 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렬한 정치적 메시지로 유명한 전설의 힙합 그룹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의 메인 엠시 척 디(Chuck D)가 쓴 '랩과 힙합 역사의 오늘(This Day in Rap and Hip-Hop History)'이라는 미국 힙합 역사를 총망라한 책이 있다. 이 책에서도 다른 힙합 역사를 다룬 여러 자료들과 마찬가지로 디제이 쿨 허크(DJ Kool Herc)의 음악적 혁신의 현장을 힙합의 시작으로 얘기한다.디제이 쿨 허크가 호스트 디제이로 활약했던 뉴욕 브롱크스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의 직원 폭행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다른 기행과 범죄 혐의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도 종종 기업 총수들의 기행이 공개됐고, 대중은 그런 기행을 ‘갑질’이라 부르며 분노했다. 하지만 양진호 회장은 격이 다른 기행을 보이며, 모든 이의 분노와 의아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자신의 말에 다른 의견을 내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인사적인 불이익을 주고, 회식 자리에서 토할 때까지 술을 마시게 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머리를 자신이 원하는 색으
사이먼 도미닉은 최근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이다(노파심에 말하자면 TV에 나오는 그 ‘쌈디’ 맞다). 몇 개월 전 그는 자신의 레이블 AOMG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직서도 공개했다. 하지만 좀 특이한 사직서였다. 종이 대신 소리로 만든 그의 사직서 제목은 ‘Me No Jay Park’이었다. 사장님 대표님 소리도 징그럽게 들려난 Park의 속도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네 그저지금 사임서를 작성 중 이 노래가 그거노래를 들으며 몇 가지 생각을 했다. 일단 래퍼가 랩으로 할 말을 전하는 모습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약(公約)과 공약(空約) 사이, 정치인들은 왜 다 저래?...국민과 경제를 먼저 생각합니다!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후보 O 번 김OO을 찍어주십시오! 기존 정치인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여러분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우리는 선거철이 되면 온갖 클리셰의 홍수에 휩싸인다. 같은 장면, 같은 상황에서 또 속아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이번만은 아니겠지, 이번에는 좀 다른 사람이겠지' 하는 일말의 기대를 갖고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들은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왜 가정폭력 피해자는,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선생님이나 의료인을 오히려 방해하고 힘들게 하는 것일까?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정폭력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가정에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다. 피해자의 정신적 문제나 행동 방식으로 인해서 가정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에서도 주로 가해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분류한다. 즉 가정폭력은 때리는 사람의 성격특성이나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얘기다.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의 유족들의 말처럼, 그저 구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정폭력은 1990년대가 돼서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었다. 그전까지는 사생활로, 집안의 일로 여겨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조사를 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도 그리 늦지 않은 시기에 조사를 시작했다. 1993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가정폭력의 빈도와 강도 모두가 심한 편이었다. 부부폭력의 연간 발생률은 30.9%(남편이 구타하는 경우 37.5%, 아내가 구타하는 경우 23.2%)로 미국의 세 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초등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22일,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한 여인이 칼에 찔려 죽었고, 범인은 전 남편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자녀들은 아버지를 사형할 것을 청원했는데, 29일 현재 약 14만 명이 이에 호응하고 있다. 청원 그대로 아버지가 사형된다면 피해자는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또 안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 사건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가해자가 사형이 된다고 해서 비슷한 범죄가 방지될 리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법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이 어떻게 문제
[정신의학신문 : 장창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래퍼 에미넴(Eminem)은 2002년 롤링스톤지에서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노래를 통해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지. 내 모든 곡들을 통해서 나는 그렇게 해. 그건 마치 심리치료 시간과 같아. 내가 실제로 나쁜 행동을 하는 대신에 말을 통해 음반에 그것들을 싣지.”“난 정신과 의사 따윈 필요 없어. 내 음악이 나만의 정신과 의사인 걸. 세상이 나에겐 치료사야. 나는 세상에 내 문제를 다 말한다고.”정신과 상담이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을 동의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마음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살인범의 심신 장애, 그들의 형 감량 요구어금니 아빠로 불리는 30대 남성은 딸의 친구를 성폭행 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였습니다. 피의자는 재판 과정에서 정신장애 3급, 지적장애 3급 등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어금니 아빠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인천에 거주하는 10대 김모 양은 초등학생을 계획적으로 유괴하고 잔혹하게 살해하였습니다. 그녀 또한 범행 당시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모 양은 대법원에서 20년형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2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피시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국립법무병원(구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게 될 것이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국립법무병원은 법무부 소속으로 1987년 정신질환 범법자들의 수용과 치료 및 교화를 위해 500병상 규모로 지어졌으며, 연이은 증축으로 현재 970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자, 수용기관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김성수처럼 정신감정을 하는 기간 동안 임시로 피의자들을 수용하기도
고학력자들은 행복할까?한국은 유난히도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감소하는 학령인구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률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약 7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에는 최고 83.8%까지 기록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가방 끈이 긴’ 것, 즉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추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회인으로서 필수적이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작 고학력자들은 그들의 직장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까?미국 플로리다 주 대학의 우에노(Ueno) 교수와 크라우스(Kraus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