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한 유명 웹툰 작가가 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과 논란이 들끓었습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웹툰 작가의 아들이 동급생을 때리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문제 행동을 반복해서 보이면서 학급 친구들이 불편을 겪게 되고, 담당 기관이 문제 행동을 일으킨 아동을 분리 조치하고 훈육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알려졌는데요,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그러한 아동들을 지도하는 교사나 각자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고 원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0년 전 어느 날,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흥미 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TV 속 화면에는 한 청년이 나와 컴퓨터 전원을 켜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청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신문으로 그날의 이슈를 확인합니다. 잠시 뒤,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상에서 찾고, 작성한 과제를 이메일을 통해 교수님께 전송합니다. 저녁 무렵 그는 컴퓨터로 좋아하는 영상을 시청한 뒤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당시 저는 그 청년의 하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해 7월 세계수학자 대회에서 ‘2022년 필즈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교수를 아시나요?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 교수로 일하고 있는 있는 허준이 교수는 수학의 난제들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풀고 연구해 온 것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왔는데요, 그는 평소 어떻게 집중력을 단련 시켜 왔을까요? 허준이 교수는 지난해 7월, 대수기하학을 기반으로 조합론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연구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한국 고등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변 친구들끼리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우스갯소리로 ‘너 ADHD 아니야?’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질병 중에 하나입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특히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고, 충동성이 보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유난히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다닌다는 소리를 듣거나 하나의 장난감을 오랜 시간 동안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소에는 누군가에게 집착도 별로 하지 않고 혼자서 잘 살아가고 있는 오히려 독립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사람인데, 누군가와 연인 관계만 되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서 계속 집착하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러지 않고 싶은데 계속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고, 내가 없는 시간 동안 그 사람이 뭘 하는지 알고 싶고, 그러다 보니 상대는 지쳐서 멀어지고 그래서 전 더 집착하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이렇게 연인 관계 내에서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그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이 아련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유난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친구일 수도, 선생님일 수도, 마음씨 좋은 이웃의 누군가였을지도 모르는 그들이 우리 삶에 남긴 아름다운 흔적은 세월이 흘러도 색이 바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단 학창시절이 아니더라도 삶의 다양한 시기마다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이 있었고, 혹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언젠가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이들은 인생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소 외계인, 별자리, 귀신, 텔레파시와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매우 독특한 생각을 많이 하고, 매우 기이한 옷차림 및 행동,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주변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불편해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심 및 망상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도 않습니다. 이들을 분열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는 다른 주요 정신장애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조현병(Schizophrenia)이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자가진단 테스트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ADHD 또는 우울, 불안에 대한 자가검진 문항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각 검사 문항에는 질문 항목도 많지 않습니다. ‘나는 물건을 때때로 잃어버린다.’, ‘충동적으로 구매할 때가 있다.’이러한 자가검진 문항을 보면서, 사람들은 ‘어, 이거 나인데.’ 또는 ‘이거 나다.’라며 자신이 정신질환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여러분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울 검사 질문들을 읽어 보고서, 모든 문항에 자신이 해당되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이야기를 아시나요? 지킬 박사는 평소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인간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하이드 라는 인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갑자기 예기치 않게 성격이 돌변할 정도로 화가 치밀어 감정이나 생각, 행동을 전혀 또는 일부밖에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죠. 이러한 경우 돌발성 분노라고 하며, 이는 보통 무의식중에 일어납니다.돌발성 분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욱하는 성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모든 걸 해결해 주고 싶은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있나요? 때때로 상대의 독립성이 무시된 애정은 심각한 갈등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집착과 구속으로 작용해서 뾰족한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고슴고치 딜레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영국의 소아과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로, 대상관계이론과 발달심리학 분야에 많은 연구 업적을 남긴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양면성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불면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사람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면제는 대부분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를 억제하여 수면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으로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과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있습니다.전문의약품은 다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오용 및 남용 시 인체에 위험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된 항정신성의약품에 속하는 약물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흔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합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누구의 사랑이 더 큰지 무게를 잴 수 있는 것도, 눈에 보이게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관계 안에서 확연하게 혹은 미묘하게 우리는 누가 더 상대를 많이 사랑하고 덜 사랑하는지 자연스럽게 관계의 역학을 느끼게 됩니다.이를테면 사랑하는 관계인 A와 B의 사이에서 A가 B를 더 많이 배려하고, 베풀며, 양보하고, 다툼이 일어났을 시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스포츠 선수, 그리고 더욱 많은 스포츠 팬들은 한 가지를 궁금해합니다. “왜 어떤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더욱 빛나는데, 또 다른 어떤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유달리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가?” 오늘은 스포츠 선수들이 우수한 성과를 낸 마음훈련의 비법을 함께 들여다 봅니다. 미국 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1명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마이클 조던일 것입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득점력을 뽐냈고 6차례의 우승을 일궈 낸 이 선수에게, 남에게 빌려주기 싫은 멘탈 트레이너가
"전역하면 다 나을 텐데, 그거 꾀병 아니야?" 여러분은 아마도 이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것입니다. 아프게, 억울하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입대해서 낯선 사람들과 24시간 내내 부대끼며 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직적인 계급 구조와 딱딱한 명령 체계는 사회에서의 자유로운 생활과 전혀 다릅니다. 여러분은 군 복무에 적응이라는 것을 해 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있는 곳은 실수하면 언제든 지적과 뒷담화가 돌아오는 아주 작은 세계입니다. 위축되어서 일을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자살 사건에 대한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인사부터 한 집안의 가장, 학생, 학교 선생님까지... 많이 슬프고 안타깝고 심란합니다.주변에 조금 관심을 기울여 살펴본다면, 우리 가까이에도 자살을 생각할 만큼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 사는 게 바빠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고, 몇 차례 신호가 있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을 수도 있을 겁니다.주변인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뚜렷한 동기가 없이 불특정인에게 폭력이 행해지는 점을 특성으로 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수차례의 사건에 대해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언급되는 과정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필요한 분들에게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은 범죄와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묻지 마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누구든지 범죄 피해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묻지 마’라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항상 주변인들이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친절한 사람들이 아무 대가 없이 호의를 베풀 때는 ‘어떤 이유로 이런 호의를 내게 배푸는거지?’, ‘어떤 나쁜 짓을 하려고 내게 이러는 걸까?’와 같은 끝없는 의심에 빠지게 됩니다.A씨는 편집성 성격장애 증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집성 성격장애는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가지고 있으며, 타인의 동기를 부정적으로 해석합니다. 정서적으로도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없으며, 갈등 상황에 처했을 때도 타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응용행동분석)는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B. F. Skinner)의 실험심리학에 근간을 두고 발전된 학문으로 그 효과가 인정되면서 지적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아의 치료는 물론, 일반교육 현장이나 복지, 사회정책 등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습니다. ABA의 주요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문제행동의 중재 및 적절한 환경의 조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줄이고, 반대로 바람직한 행동은 늘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같이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일반적인 아동들과 비교할 때 감각처리상에 이상이 있거나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폐 아동에게 치료적 접근을 할 때는 해당 아동이 겪고 있는 감각처리상의 특성 및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플로어타임으로 접근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은 감각처리장애란 무엇이며, 그 유형 및 감각처리적 접근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사항과 주의해야 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감각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다 보면 꼭 한 번쯤은 지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어두컴컴한 터널입니다. 이동 거리가 늘어날수록 만나게 되는 터널의 수도 많아집니다. 어떤 터널은 비교적 짧아서 빨리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곳은 1km 이상 길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곳을 지날 때면 이 터널이 언제쯤 끝나나 싶기도 하고, 끝없는 어둠이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하면 주의력을 잃어 사고가 나기 쉽기에 호루라기 소리나 불빛 같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