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이들이 조직이나 단체에 소속되어서 무언가를 할 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신경전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를 ‘사내 정치(office politics)’라고 합니다. 이번에 누구는 줄을 잘 서서 승진했고, 반대로 누구는 줄을 잘못 서서 좌천됐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사내 정치의 핵심은 ‘권력’과 ‘영향력’입니다. 조직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이고, 누가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조직에 어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다른 직장 동료보다 더 일을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보상을 받지 못해 실망하여 다음부터는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으신가요? 내가 처한 상황이 다소 불합리하고 억울했을 수 있음에도 왜 직장 상사에게 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았을까요? 이는 리더 및 조직에 대해 분노와 적개심을 느끼는 한편, 직장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발생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감정들로 인해 수동적으로 공격적 감정을 표현한 것일 수 있습니다.이러한 경우 수동공격성(pass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뚜렷한 동기가 없이 불특정인에게 폭력이 행해지는 점을 특성으로 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수차례의 사건에 대해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언급되는 과정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필요한 분들에게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은 범죄와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묻지 마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누구든지 범죄 피해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묻지 마’라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의 ‘묻지마 살인 사건’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이런 사례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얼마전 끔찍한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정유정의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의 통합 심리분석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이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러한 행동을 저지르는 데에 거리낌 없는 성격적 특성이 범행을 저지르는 것에 영향을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회사가 밀집된 지역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곳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직장 내 괴롭힘과 그 유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독일 출신의 스웨덴 임상심리학자인 하인츠 레이만(Heinz Leyman)은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통해 직장 내 개인에 대한 소문이나 위협, 고립 등 노동자가 고통받는 문제에 주목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들의 이직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를 찾아온 환자분들 중에서도 업무 환경 등 고충을 털어놓으시던 신입 공무원분들이 많이 있었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공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전체 인구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 정도로 이들은 스마트폰 등 ICT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인 동시에 SNS와 같은 온라인 사회관계망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MZ세대 역시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자
형제들이 각자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나면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때 모이는 것으로 가족의 의미를 유지해간다. 부모가 생전에 가족의 유대나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해주지 않으면 부모가 사망한 이후 형제끼리 교류가 소원해지거나 갈등이 심해져 의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이 중 부모가 사망한 이후 일차적으로 갈등이 일어나는 때는 재산상속이 이뤄질 때다. 상속에 관한 정확한 유언이 있지 않으면 유산을 두고 법원에서 공방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제는 이런 모습이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형제끼리 합의로 풀어내지 못하고 유산 다툼이 일어나는 데에는
어린 시절 학대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대개 자기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하지 못해 폭력에 맞서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지배받는 형태의 인간관계를 이어가기 쉽고 스스로의 가치를 왜곡해서 지각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도 문제를 겪는다.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습득된 희생자 역할은 무의식적으로 함입되기 때문에 의식적인 차원으로 돌려야 한다. 이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10가지를 소개한다.
[정신의학신문 : 건대하늘 정신과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지요.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를 내놓습니다. 그것은 이전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과제들이고 혹독한 겨울처럼 견디기 힘든 것들도 있죠.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겪은 첫 번째 세상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안락한 곳이었으니까요. 엄마의 체온이 늘 우릴 감싸고 있었고 영양은 탯줄을 통해 절로 공급되었습니다. 네, 우리가 겪었던 첫 번째 세상, 엄마의 뱃속은 지고지순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잠깐 예전 이야기를 해보자. 과거 '정신과'의 인식에 관한 이야기다. 예전에는 정신과 병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회적 낙인에 가까웠었다. 정신과 질환을 가진 가족이 있으면 이를 쉬쉬하고 절대 드러내지 않으며, 심한 경우 집에서 감금시키다시피 했다. 집안의 정신과 환자는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치부였다. 또,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하면 '미친 사람', 혹은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최근 강진에서 여고생이 무참히 살해되고 유기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는 피해자 아버지의 친구라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이렇게 뚜렷한 이유 없이 잔인한 범죄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A. 맞아요.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의 반려견을 죽이고 머리카락을 자른 전 남자 친구 사건도 있었죠. 이런 범죄의 당사자는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로 여겨집니다. Q. 최근 들어 그 용어를 참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명확하게 사이코패스가 뭘 의미하는 걸까요? 단순히 생각하면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뚜렛증후군은 여러 개의 운동 틱과 하나 이상의 음성 틱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이 질환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강박장애(OCD) 등을 동반할 수 있고 크고 작은 행동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뚜렛증후군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 중에는 모차르트가 있습니다.모차르트의 뚜렛증후군 가능성은 1983년 비엔나에서 열린 "World Congress of Psychiatry"에서부터 야기되었습니다.다음의 여러 가지 증상들이 그가 뚜렛증후군이라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
[정신의학신문 :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적응 장애는 다행히도 정신건강의학과 질환 중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합니다.적절한 처치와 환경 적응,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보통은 3개월 이내에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힘겹기는 했지만 그래도 '적응'하게 되는 것이죠.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위기를 나름의 방식으로, 때로는 주위 사람들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잘 해결해 나갑니다.물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에는 각자의 방식이 있지만, 경험상 적응 장애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처방식을 고수하시는 분들이
[정신의학신문 :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 씨의 궁금증안녕하세요. 우발적 범행이 아닌 살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 보통 연쇄살인범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해서 궁금한데요. 보통 사건이 나올 때마다 언론에서는 그 사람이 사이코패스인지 여부를 많이 다루더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연쇄살인범들은 다들 정상 수준의 정신상태가 아니라고 보이는데, 그 사람들을 정신병원이 아닌 교도소로 보내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정신의학적으로 정상이라고 보는 것인지? 왜 그런 판단이 되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B 씨의 궁금증가벼운 궁금증
[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 받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남을 배려하며 겸손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외적으로는 놀라운 언변과 치명적인 매력을 보이나 이면에는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고 주변 사람을 착취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타인에 대한 냉담함, 공감 능력 부족, 자기 행동에 책임감의 부재, 병적인 거짓말의 습관을 보인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부른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는 영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손에 쥔 두 장의 카드. 방금 전 판에서 그러모아 뒤섞인 덱의 조합. 뒤집혀져 있는 상대방 카드의 배열. 베팅된 금액. 남은 돈. 호기롭게 베팅을 올리는 상대방의 눈동자.포커카드가 돌아가는 작은 테이블 위에서는 고요한 전쟁이 보이지 않는 피를 튀긴다. 두 눈이 쉴 새 없이 이리저리 구르고, 심장은 쿵쾅거리며 최고의 조합을 완성할 마지막 패를 숨죽여 기다린다.드디어 마지막 히든 카드! 스페이드다. 이겼다! 신이 나를 돕는다. 아니 내가 이 판의 신이다. 첫 카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