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는 사회적으로 존경받거나 유명한 사람의 죽음, 특히 자살에 관한 소식에 심리적으로 동조하여 이를 모방한 자살 시도가 잇따르는 사회 현상을 이릅니다. 지난 7월 서울 한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지고 교권 붕괴에 대한 우려가 이슈화되자 “과거 기억이 떠오른다.”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낀 교사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안타까운 소식 속에서 생각해 볼 점은 그가 오래도록 남몰래 정신과 진료를 받아 왔다는 점입니다. 이 교사의 유족 인터뷰를 실은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아이를 임신한 순간부터 신체적∙정서적 상호 작용을 시작하는데요, 이러한 관계는 출생 후에도 이어져 다른 관계와는 구별되는 정서적 결속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후 아이는 주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를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인지적 표상들을 발달시키게 되기 때문에 초기 형성된 애착 유형은 이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출생 후 첫 2년 동안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의 80% 이상이 발달하게 됩니다. 한 번 형성된 뇌의 회로는 추후 다른 경험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많이 올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과정을 통해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고, 위로, 공감, 칭찬 등 정서적 욕구도 돌봐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후에는 학교 진학, 친구와 갈등, 결혼 등 많은 과업을 함께해야 하지요.이렇게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자녀를 양육하고 계신가요?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중이라면 아이에게 ‘안돼!’라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일부 부모님들의 경우 아이가 요청하는 것이나 행동에 대해 금지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와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권위 있게 행동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난 아이의 경우 자율성 및 독립성 수준이 낮을까요?많은 선행연구에 따르면, 아마도 대답은 ‘아니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성이라는 것은 마냥 아이를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모든 양육의 목적은 ‘독립’이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더욱더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자녀를 언제 일일이 가르쳐서 독립시킬 수 있을지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모님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이제 청소년기에 접어들었거나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시기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초기 성인기로 진입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지적 장애처럼 청소년기의 발달장애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들은 여럿이서 함께하는 놀이나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친해지고 소통 방법과 규칙을 배우며 사회성이 발달됩니다. 그런데 자폐 아동들의 경우,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나 자기 의사 표현, 게임 규칙 이해하기, 감정 조절 등에 곤란을 겪으므로 여러 명이 함께하는 놀이에 참여하는 일이 어렵기도 한데요, 그만큼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놀이 경험의 축적은 자폐 아동에게 필요한 사회적 기술과 규칙, 충동성 조절 등을 배워 나가는 데 유용한 방법입니다.자폐 아동을 여럿이 함께하는 놀이나 게임에 참여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발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새로운 스킬을 가르치거나 목표 활동 및 과제를 수행시키고자 할 때, 혹은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 올바른 대체 행동을 습득시키고자 할 때, 좀처럼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거나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이지 않는 등 갖가지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이럴 때 부모님들은 조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거나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무리하게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이가 학습에 의욕을 보이지 않거나 힘들어하는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이것이 해결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보통의 아동은 물론 특별히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새로운 기술이나 목표 행동을 가르치는 경우, 과제가 복잡할수록 성공하는 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거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입니다. 이때 복잡한 행동을 보다 세세하게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누는 것을 ‘과제 분석’이라고 하는데요, 복잡하게만 보이는 목표 행동을 단계적으로 세분화해서 학습자로 하여금 목표 행동을 좀 더 쉽고 단순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교수자의 입장에서는 목표 행동을 훈련하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라면, 아이들의 갑작스러운 문제 행동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발달상에 문제가 있거나 지연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발달을 해 나가는 아이들 역시 공격적인 행동을 과도하게 표출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문제 행동을 반복해서 나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처음 접하거나 이런 행동이 자연 소멸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 걱정되는 마음에 아이에게 윽박지르거나 체벌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한 유명 웹툰 작가가 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과 논란이 들끓었습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웹툰 작가의 아들이 동급생을 때리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문제 행동을 반복해서 보이면서 학급 친구들이 불편을 겪게 되고, 담당 기관이 문제 행동을 일으킨 아동을 분리 조치하고 훈육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알려졌는데요,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그러한 아동들을 지도하는 교사나 각자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고 원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고려 시기인 1198년 5월 사노비 만적을 중심으로 최초로 노비들이 천민 해방을 위해 난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만적은 중국 진 말기 진승·오광의 농민반란을 일으킨 진승의 말을 인용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기원전 209년 무렵이고 만적의 난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천 년 전이었으니, 이렇게 오래전부터 신분제도와 이에 따른 차별적 시선에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가족과 대화를 나누시나요? 평일에는 부모님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집에 돌아와서 다 같이 저녁을 먹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지 않나요? 주말에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지는 않나요? 만약, 여러분이 부모라면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자녀가 학교나 사회에서도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사회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에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교사는 청운의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일부 교사들의 학생 인권 침해가 있었습니다.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육체적 폭력, 심리적 모욕, 인신공격 언행 등이 공공연히 행해졌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인권이 중시되면서 이런 관습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현재 학생들은 교내 상담센터, WEE센터, 학교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행복이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데요, 이런 삶의 즐거움과 보람은 노력 없이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간단한 노력이나 행동만으로도 행복이 주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아무리 노력하고 갈구하더라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요.우리 아이를 행복한 자녀로 키우기 위해 우리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는 자녀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안아 주는 것입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더 많은 언어 자극을 주거나 아이의 생각이 궁금해서 또는, 자녀에 대한 관심의 표현 등으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직 언어에 대한 이해나 표현이 미숙하기 때문에, 성인인 부모님의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하거나,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질문에 반응하지 않거나 틀린 대답을 하거나 우물쭈물하면, 참지 못하고 반응을 재촉하거나 대신 답을 하거나 소통을 중단하시는 부모님들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의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에,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일찍 말이 트였으면, 혹은 말을 잘하는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 아이는 벌써 두세 단어를 붙여서 말한다더라.’, ‘누구 아이는 이미 완전한 문장 형태를 구사한다더라.’처럼 비슷한 개월 수나 연령인데도 우리 아이보다 말이 빠르고, 언어 발달 수준이 높은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그래서 갑자기 많은 책들을 쌓아 놓고 책 읽어 주는 시간을 늘린다든지, 교육열에 불타올라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들의 언어 발달 속도와 양상이 다르듯이 아이들이 의사소통하는 스타일도 각각 다릅니다. 저마다 생김새와 기질, 성향이나 성격이 다르듯 말이죠. 소통하는 상황이나 대상이 아이에게 얼마나 편안한지, 아이의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기도 하는데요, 다음에 설명 드릴 의사소통 유형 중에 평소 우리 아이의 스타일은 어느 쪽에 가까운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사소통 스타일은 상호작용을 먼저 시도하는 편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상호작용 시도에 반응하는 편인지에 따라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들은 몸이 자라나는 만큼 언어도 함께 발달해 나갑니다. 세상에 갓 태어난 갓난아기들은 먼저 ‘울음’을 통해 자신의 탄생을 온 세상에 알립니다. 바로 울음이 세상과 처음으로 소통하는 표현 방식인 것이지요. 아기들은 이 울음을 통해 지금 당장 배가 고프다거나 기저귀가 불편하다는 등의 욕구나 불쾌감 등을 나타냅니다. 이때 양육자가 민감하게 아기의 불편감이나 욕구를 해결해 주면, 이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만족감과 상쾌함의 상태를 전해 옵니다. 이렇듯 신생아 때부터 아기들은 울음과 웃음을 통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식물을 키울 때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식물의 특성에 맞게 적절한 물과 일조량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특히 필요한 만큼의 물을 필요한 시기에 맞춰 주는 것은 식물이 잘 자라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물이 너무 적으면 시들어 말라죽기 쉽고, 과습이 되면 뿌리가 썩어 죽기 쉽습니다. 아마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많거나 적은 일조량과 수분이 성장과 생존에 방해가 되는 것처럼, 꼭 필요한 보호나 지원, 환경적 요인이 너무 부족해도 반대로 너무 과해도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느 평화로운 주말 오후, 평소 의 니모를 키우고 싶었던 아들 녀석의 성화로 해수어인 크라운 피쉬, 일명 흰동가리를 집으로 데려오게 됐습니다. 아들에게 생명을 돌봄으로써 배우게 될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책임감과 정서적 감수성을 기르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고심 끝에 니모의 입양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애완 물고기를 키우기로 한 비장한 결심과 심오한 의사가 무색하리만치 살면서 한 번도 수중 생물을 키워 봤던 경험이 없던 탓에 실제로 니모가 살 만한 환경을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