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도 아이의 식사시간은 전쟁입니다.아이는 식탁 의자에 앉자마자 일어서려 하고, 엄마는 밥을 국에 말아 한 숟갈 떠서 아이 입으로 가져 갑니다. 아이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식사자리에 가져온 장난감 자동차를 식탁 위에 굴리며 놉니다.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만큼 아이의 숟가락 거부 의사도 더욱 커져 갑니다. 엄마는 시금치도 좀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흰밥 아래 시금치를 숨겨서 아이 입에 넣어보지만, 아이는 밥을 입에 넣자마자 혀를 손가락으로 씻으며 시금치를 골라냅니다. 엄마는 다섯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그만큼 더 많은 기억 - 그리고 기억에 상응하는 엔그램(engram, 기억흔적)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기억 - 엔그램우리의 기억 - 엔그램(그림 2)은 그저 마음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뇌신경세포간의 연결에 의하여 존재합니다. (Donald Hebb – Cell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당시에 일어난 사건(t
밤 11시가 다 되도록 안 자는 우리 아이, 낮잠도 2시간 밖에 안 잤는데 왜 안 자는 걸까요. 아이가 불 끄는 걸 싫어해서 자기 전에도 방에 형광등을 켜놓고, 아이는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일어나 아빠 스마트폰을 가르키며 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달래서 재우려고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줍니다. 아이는 열중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기 시작하고, 이미 시계는 자정을 향해 갑니다. 아빠도 엄마도 모두 피곤해지고, 아이의 눈은 더 말똥말똥 빛납니다.빛의 뇌과학: 청색광의 장점과 단점1879년 에디슨이 백열등을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족들과 장을 보러 가면, 건강에 좋다는 것들에 눈길이 끌립니다.여러가지 비타민, 무기질, 홍삼 등 건강보조식품 이외에도, 유제품 코너에 유산균도 눈에 보입니다.저와 아내도 아이가 요구르트 먹는 걸 좋아하고 몸에 좋다고 하니까 매일 챙겨 먹이려고 하는데요.사실 몸에 좋아서 챙겨 먹인다기 보다는 부드러운 하얀 요구르트 질감과 달콤한 맛에 끌려 아이가 좋아하기도 합니다. 유산균이 좋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좋은지, 배변을 돕고, 위와 장에 좋고, 심지어는 간에도 좋다는 유산균.면역력을 길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많은 일들을 기억하지만 또 그만큼 많은 일들을 잊습니다.저는 어릴적 기억들 중 몇몇은 2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 특히 그 때의 기분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어머니가 이불 커버를 빨고 말려서 다시 이불 속을 넣을 때 그 이불 커버 속에서 굴러다니며 깔깔대며 웃던 기억, 놀이터에서 놀다가 미끄럼틀에서 떨어지면서 팔을 다쳐 병원에 갔던 기억, 그리고 감정들.그렇게 오래가는 기억들은 강렬한 감정과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렸을 적, 저는 적어도 중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부모님께 밤에 일찍 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일찍 자야 내일 할 일을 잘할 수 있고, 키도 쑥쑥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그래도 밤이면 잠들기를 아쉬워하며, 몰래 방에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안 자고 놀다가, 부모님께 들켰 때는 혼이 나기도 했고요.제 아이만 해도 밤이 되면 안 자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가 자야하니까, 수면환경을 만들어서 오후 9시가 되면 불을 꺼서 실내를 어둡게 하고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빠, 내가 해볼래.”새로 산 우유팩을 뜯으려는데 아이가 자신이 해보겠다고 말을 합니다. 스스로 하려고 한다는 기특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우유를 흘리지는 않을까하고 걱정이 됩니다. “그래 너가 한번 해봐.”아이가 원하는데로 맡겨봅니다. 아이는 우유팩 입구를 완전히 펴지도 않고 손톱으로 입구를 뜯어내려 합니다. 저러다가는 우유를 따를 때마다 옆으로 줄줄 샐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되겠다 싶어 1분도 안 되어서, “안되겠다. 아빠가 해줄게.”
[정신의학신문: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 글을 읽는 엄빠들은 학교 들어가기 전, 어린시절에 학교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느라 하루를 다 보낸 기억이 있을 겁니다. 그 때는 뛰어 놀 시간이 있었고, 같이 놀 친구들이 있었고, 뛰어놀 장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깥에서 놀면서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바쁩니다. 친구들도 바쁘고, 뛰어놀 장소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만큼 햇빛을 받을 시간도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아이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엄빠는 가사일이나 직장생활
[정신의학신문 : 김양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를 키우면 이쁘고 사랑스럽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아이 밥 먹이고 기저귀 가는 것도 일이에요. 게다가 집안일까지 해야 하니... 아이만 돌봐도 지치고 힘든데, 아이가 낮잠 잘 때 나는 잠도 못 자고 밀린 설거지에 빨래, 아이 먹을 밥도 해야하고요. 아이 보다가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아요. 아이 없이 딱 하루만 하루 종일 자봤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면서도 아이가 눈에 가물가물한데, 일을 안 하자니 수입이 줄어들고 아이를 키우는데 돈도
아이가 태어나면 가정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옵니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게다가 여가 시간의 변화도 함께 따라옵니다. 퇴근 후에, 주말에 보던 TV도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멀어지게 됩니다. 안 그래도 아이를 돌보느라 바빠 TV 볼 시간이 없는데, 재미있는 드라마도, 예능 프로그램도, 심지어 뉴스도 멀어지고 세상과 더욱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럼 아이를 돌보면서 TV도 보는 멀티 태스킹을 하면 되지 않을까 - 효율적이고 영리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부모가 TV를 보지 않아도 TV가 있으면 양육이 손쉬워 지는 면이 있습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우리 아이도 훌륭하게 키웁니다. 17개월 된 제 아이는 장난감 블럭을 하나 쌓고는 아빠를 바라보면서 박수를 칩니다.‘아빠 나 잘했죠?’하며 아빠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해달라는 의사 표현으로 보입니다.아이는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양육자를 보면서 자신의 행동이 잘한 건지 아닌 건지 확인합니다. 그 때 엄마의 미소가, 아빠의 물개 박수가 아이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행동을 반복해서 엄마 아빠를 기분 좋게 하고 엄마의 미소와 아빠의 박수를 얻습니다. 이때 엄마 아빠의 칭찬은 아이에게 보상(